오늘도 수고한 당신께 - 집에서 잘 쉬는 5가지 기술!

2022.12.27 16:52조회수 1919

[Preview]
집에서 참으로 많은 활동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정작 집에서 할 수 있는,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활동은 마지막 화가 되어서야 비로소 꺼내놓는 집 마스터. 
그에 따르면, 우리가 집에서 가장 잘 챙겨야 하는 것은 바로 ‘휴식’의 시간이다!

 
마스터 소개– 미깡
웹기획자 출신의 웹툰 작가,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원작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의 작가이자, 만화 <거짓말들>, <하면 좋습니까?>와 에세이 <해장 음식: 나라 잃은 백성처럼 마신 다음 날에는>을 썼다. <술도녀> 속 꾸미, 정뚱, 리우와 동갑인 99학번으로, 본인이 가장 잘 아는 것을 통해 세상과 공감하고 나아가 평범하지만 때론 특별한 일상 속 메시지를 전하고자 한다.




집, 완전하고 유일한 휴식의 장소

지금까지 마스터칼럼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되짚어 본다. 처음엔 집에 대한 생각을 바꿔보자는 내용이었다. 집을 자산으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나의 모든 시간을 함께하는 존재로서 매 순간 사랑하고 아끼자는 이야기. 다음엔 집밥의 요건과 즐거움에 대해 말했고, 집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다채로운 방법들도 소개했다. 근데 뭔가 중요한 얘기가 아직 안 나온 것 같지 않은가? 집이라는 단어에 가장 잘 어울리는, 우리가 집에 기대하는, 그러나 과연 집에서도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인, 현대인에게 필요한 바로 그 단어, 휴식.



휴식도 찾아서 노력해야 한다!

바야흐로 휴식 결핍의 시대다. 인류 역사를 통틀어 오늘날의 현대인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가열차게 바쁠 것이다. 주 6일 근무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어떻게 요즘 현대인이 제일 바쁘냐고? 근무 시간을 단순 비교할 게 아니라 여가에 대한 인식이나 환경이 달라졌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근무 시간이 준 만큼 늘어난 여가 시간, 최대한 유용하고 알차게 보내야만 자기관리를 잘하는 사람으로 인정받고, 어떻게 지내냐는 물음에 ‘바빠 죽겠다’고 답해야 내 존재가치가 증명되는 시대. 퇴근한 저녁시간이고 주말인데도 열어보지 않을 수 없는 업무 메일과 카톡. 그뿐인가? 재미있는 콘텐츠와 오락거리는 끊임없이 내 주의를 뺏고 딴짓을 하게 만들며, 나도 흐름에 동참해 시시콜콜한 일상을 SNS에 중계하고픈 유혹을 참기 힘들다. 분명 소파에 누워있는데도 쉬는 게 쉬는 것 같지 않은 이유는, 수시로 터치를 재촉하는 빨간색 알람들 때문이다. 다음 주에 해야 할 일이 많아서 벌써 숨이 가쁘기 때문이다. 오늘도 헬스를 알아보지 못한 내가 낙오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로 오늘도 피곤한 우리, 휴식에 대해 다시금 생각을 정리해 봐야 한다. 휴식은 일이나 공부와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그렇다고 일이나 공부를 하고 있지 않다고 해서 저절로 이뤄지는 게 아니다. 일부러 찾아서, 노력해서 ‘휴식 활동’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장소는 집, 가능하다면 혼자 있는 상태의 집이 가장 적합하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이 꼽은 ‘가장 선호하는 휴식 방법’의 상위 10개 활동이 모두 혼자서 하는 활동이었다. 가족이나 연인,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이 아무리 즐겁다 해도, 휴식의 관점에서 보면 완전한 휴식이 될 수는 없음을 의미한다. 오롯이 혼자 있는 시간이 휴식의 필수조건이라면 그 어느 곳보다도 집이 휴식의 장소로 최적일 것이다. 

사람마다 자신에게 꼭 맞는 휴식의 방법이 각자 다르겠지만, 꽤 보편적이고 효과가 괜찮다고 알려진 ‘잘 쉬는 방법’ 5가지를 뽑아 보았다. 



1. 죄책감 없이 드라마 정주행 하기

OTT 드라마, 영화, 예능, 유튜브나 쇼츠 등 수많은 영상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시대다. 이미 일상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게 어떻게 휴식이 될 수 있단 말인가? 핵심은 ‘죄책감 없이’에 있다. 우리는, 특히 지금 40대 이상의 세대는 ‘TV는 바보상자’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듣고 자랐다. 책을 읽거나 다른 활동을 하는 대신 TV 앞에 앉아 있으면 무능하고 게으른 사람 취급을 받기 일쑤였다. 전보다는 나아졌지만 그래도 여전히 드라마 보기는 다른 활동에 비해 수동적이고 무가치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때문에 우리는 드라마나 예능을 보며 누워 있는 자기 자신을 종종 한심하게 느끼고는 문득 괴롭게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 이러고 있어도 되나?’

그러고 있어도 된다,고 말하고 싶다. 드라마 보기를 왜 멈출 수 없는가? 재미있기 때문이다. 뭐가 재미있는가? 남의 인생을 살아보기 때문이다. 모든 갈등과 모험과 사랑과 이별은 화면 속의 사람들이 다 해준다. 나는 온몸을 이완한 채 그저 즐기기만 하면 된다. 또한 드라마를 보는 동안에는 오늘 나에게 있었던 진짜 일들, 지긋지긋하고 힘들었던 일들, 내일의 걱정을 잊을 수 있다.
힘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잠깐 현실의 피로와 우울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갖는 게 뭐 어떻단 말인가?(물론 너무 과하면 문제가 되겠지만) 드라마 보는 동안 내 몸과 마음이 편안하다면, 그게 가장 좋은 휴식이다. 죄책감 같은 건 멀리 던져버리자. 



2. 노곤노곤 풀어진다, 풀어져~ 따뜻한 물에 들어가기

‘휴식’ 하면 떠오르는 느낌은? 안정감, 편안함, 기분 좋음, 따뜻함, 시원함, 충전되는, 치유되는, 고요함,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깨끗함... 이 표현들을 종합했을 때 목욕만큼 잘 맞아떨어지는 것도 드물다. 따뜻한 물에 들어가서 가만히 앉아 있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원기가 회복되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편안한 상태에 이르며 심지어 몸도 깨끗해지는 것이다! 목욕이 신체와 정서에 두루 좋다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견을 제기할 수 없으리라. 실제 실험으로도 따뜻한 물에서 정기적으로 목욕을 할 때 우울감이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집에 욕조가 없다면 접이식 간이 욕조나 반신욕조를 갖춰보는 것을 추천한다. 영 예쁘지 않고 공간을 차지하더라도 막상 따뜻한 물속에 들어가 보면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도 여의치 않으면 따뜻한 물을 받은 대야에 족욕을 해도 좋다. 몸이 이완되면서 마음도 함께 사르르 풀리는 마법 같은 시간을 반드시 누려보시길!



3. 잠깐 멈추고, 호흡하고, 명상하기

솔직히 말하면, 명상은 어렵다. 잡념을 떨치는 게 어떻게 가능한지 나로서는 정말 모르겠다. 재주는 없지만 그래도 가끔 명상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오만 가지 생각이 동시에 달려들어 머리가 깨질 것 같을 때나 걱정과 불안으로 숨이 가빠질 때, 눈을 감고 천천히 호흡한다. 꼭 정식으로 가부좌를 틀고 앉을 필요는 없다. 가능한 한 편하고 안정적인 자세를 갖춘 후 들숨 날숨에만 집중한다. 잡념이 떨쳐지지 않는다고 해서 그걸 또 탓하거나 초조해하지 않는다. 잡념이 생기면 그냥 그대로 놔둔다. 이런 걸 과연 명상이라고 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하고 나면 분명 진정이 되고 딱딱하게 굳었던 어깨가 다소나마 풀린 걸 느낄 수 있다. 명상이 주는 휴식과 이완, 집중과 충전의 효과는 잘 알려져 있으니 스트레스가 심한 날이라면 한 번쯤 ‘밑져야 본전이지’ 정도 마음으로 명상을 시도해 보시길!



 4. 정기적으로 디지털 디톡스 하기

디지털 디톡스는 디지털 중독을 예방하거나 치유하기 위해 디지털 분야에 적용하는 디톡스(detox) 요법을 말한다. 디지털 단식이라고도 한다. 아무 용건이 없는데도 스마트폰을 수시로 들여다보거나 폰이 없을 때 불안함을 느낀다? 디톡스가 필요하다는 사인이다. SNS를 이용할수록 디지털 중독의 위험이 높은데, 2011년 조사에 따르면 SNS 이용자의 40.1%가 정작 SNS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11년 전 조사이니, 지금은 더하면 더했지 결코 줄지는 않았을 것이다. 디지털 디톡스 실천법은 간단하다. 
일주일에 하루, 그게 어려우면 하루에 한두 시간 만이라도 스마트폰의 전원을 끄고, 컴퓨터나 패드에서 떨어져 있는 것. 믿기지 않겠지만 단지 그것만으로도 휴식이 된다. 쏟아지는 정보들과 소통의 부담에서 벗어나 다시 아날로그에 눈을 돌릴 때 우리 몸은 자연스러운 편안함을 되찾을 수 있다. 짬이 날 때마다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들여다봤다면, 잠시 내려놓고 주위를 둘러보자. 전자 기기가 없어도 집안에서 할 수 있는 창의적인 활동이 많다는 사실을 새로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5. 편하게 누워서 남의 삶을 살아본다. 독서로! 

내가 제안하는 마지막 휴식 방법은 독서다. 독서가 어떻게 휴식이 되는지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려면 주의를 집중해야 하고,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머리도 얼마큼은 긴장해야 하는데 말이다. 독서가 휴식이 되는 이유는 앞서 말한 1번의 ‘드라마 보기’와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다. 현실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로 점프해 들어간다는 점에서 그렇다. 내가 사는 세계를 벗어나 타인의 세계에 빠져들기. 내 몸은 안전하고 안락한 상태에서 책 속 타인들이 벌이는 온갖 다채로운 활극을 엿보면서 함께 기뻐하고 함께 분노하고 함께 안도한다. 잠시 나의 현실을 잊고 책 속 세계를 즐기는 것이다. 영상과 다른 점은 그걸 즐기는 속도나 양이나 방식을 내가 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주 느리게 읽는 사람이라면 느리게 읽으면 된다. 하룻밤에 한 권을 다 읽고 싶으면 읽을 수 있고, 건너뛰고 싶으면 건너뛴다. 누워서 보든 화장실에서 보든 상관없다.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으니 전능감마저 느낄 수 있다. 
 
독서가 휴식이 되는 또 하나 결정적인 이유는, 다른 활동과 달리 이건 절대적으로 혼자서만 하는 활동이라는 점이다. 인간은 혼자일 때 비로소 완전하게 쉴 수 있다. 흥미로운 건 책을 읽을 때의 나는 혼자가 되지만 책 속의 인물과 친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 친구는 보고 싶을 때만 봐도 되고, 덮고 싶을 때 덮어도 된다! 얼마나 맘 편하고 자유로운가? 무엇보다 책은 (자기가 좋아하는 장르와 작가를 잘 만나기만 하면) 너무너무 재미있다. 그 어떤 활동에서도 얻을 수 없는 커다란 기쁨이 폭포처럼 쏟아진다. 몽테뉴는 말했다. “독서만큼 값싸게 주어지는 영속적인 쾌락은 없다.”매년 독서 계획만 세우고 지키지 못했다면, 다가오는 새해에는 독서를 자기계발의 일환으로 생각하지 말고 휴식의 차원에서 새롭게 보자. 잘 쉬기 위해, 내 몸과 마음이 편해지기 위해 읽는 것으로. 그럼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지금까지 집에서 유용한 시간을 보내는 여러 방법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다시금, 집이란 무엇인가?
집은 지친 몸과 마음을 쉬게 하고 열정을 되찾아주는 곳이다.
나다운 것이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고요히 탐색하는 곳이다.
또한 머무는 동안 사랑과 우정이 함께하는, 즐거운 공간이어야 한다.
 
내가 더 나아지는 집 생활, 즐길 준비가 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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