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를 커리어로 발전시킨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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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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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사 허남진은 두 번의 마감을 한다. 오너 셰프로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한 번, 그의 집에서 두 번. 매일은 아니더라도, 자주 지인들을 집으로 초대해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지인을 잘 대접하기 위해 상업공간에서 쓰일 만한 주방 가구를 집에 들인 것을 보니 요리에 정말 진심이다. 그는 요리를 더 잘하기 위해 운동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말한다. 하루 종일 요리 생각뿐인 허남진의 공간을 찾았다.  

허남진

본업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너셰프
주특기
헬스
특징
헬스장에 가는 시간이 아까워 기구를 집에 들였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까지 총 세 가지 종교를 경험했다. 법명은 연지, 세례명은 바오로다.



주방이 정말 파격적이네요. 가정집에서는 보기 드문 스타일인데, 그보다 건물주가 허락하신 건가요?

네 물론이죠(웃음). 이곳은 5년간 창고로 사용되던 공간이었어요. 처음 공간을 보러 왔을 때 곰팡이가 그득했죠. 냄새도 많이 났고요. 건물주에게 이곳을 사람이 살 수 있는 공간으로 고쳐 보겠다고 말했어요. 감사하게도 한 달간 임대료를 받지 않으셔서 인테리어 기간에 부담이 덜 했습니다.


과정이 지난했을 것 같아요.

처음엔 인테리어 업체에 맡길 요량으로 견적을 몇 군데 받았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가격이 높았어요. 그래서 셀프 인테리어를 했습니다. 


저라면 용기가 나지 않았을 것 같은데 대담하시네요.

대학에선 조리를 전공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토목건축을 공부했기에 학교에서 배웠던 것들을 실습하듯 해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도전했던 것 같아요. 또, 제가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의 인테리어도 직접 했기에 자신감이 있었어요. 


레스토랑 운영도 바쁘실 텐데, 셀프 인테리어 기간 동안 정신없었겠어요. 

운영하는 레스토랑이 집과 가까워서 출근 전이나 퇴근 후에 조금씩 하거나, 가게 브레이크 타임에 잠시 집에 와서 손을 봤어요. 




주방 가구들은 상업 공간에서 쓰는 것들인데, 이렇게 꾸민 이유가 궁금해요. 

제가 남의 눈을 신경을 쓰지 않는 성격이라 그런지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의 주방보다는 익숙하고 편한 주방으로 꾸며야 좋은 요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예쁜 카페 같은 주방으로 꾸밀까 고민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영 어색하더라고요. 완성된 주방을 보고 지인들이 놀라기도 하지만 저에겐 익숙하고 편안한 느낌이에요. 무엇보다 청소가 편해요(웃음).


이런 주방 가구는 어디에서 구입했어요?

황학동에 가면 상업용 주방가구와 용품을 파는 가게가 즐비해요. 최근 코로나 영향으로 폐업한 가게들이 많아 중고 제품들이 많이 나와있었어요. 신품 가격의 1/3가격으로 저렴하게 구입했어요. 


보통 직장에서 집에 돌아오면 마냥 휴식을 취하고 싶잖아요. 게다가 요리사라는 직업은 많이 고단하다고 들었거든요. 하지만 남진님은 요리에 대한 열정이 집에서도 가득하신 것 같아요. 

이탈리안 요리뿐 아니라 모든 요리를 사랑하고 연구하는 것을 좋아해요. 요리하고 대접하는 것을 즐기다 보니 자연스레 셰프라는 직업을 갖게 됐죠. 




요리에 대한 애정이 느껴져요. 

어릴 적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아 학창 시절부터 주방보조 일을 하게 되었는데요. 운이 좋았던 건지 제 적성에 너무 잘 맞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도 이태리 요리였나요?

아니요. 처음엔 베트남 음식점에서 일했어요. 그곳에서 경력을 쌓은 다음 화덕피자 전문점에서 일하게 됐죠. 그때 이태리 요리에 대한 매력을 느끼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어요. 




선호하는 재료가 있을까요? 남진님 요리에서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재료요.

후추를 많이 사용해요. 후추는 유럽 음식에는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재료죠. 여러 가지 냄새를 잡고, 느끼한 맛도 잡아줘요. 또 각기 다른 재료의 맛을 엮어주는 역할도 해요. 열과 만났을 때 풍미가 강하게 풍겨오는 매력적인 재료이기에 다양한 요리에 활용해요. 계란 프라이나 라면에도 넣어요. 후추 중독일지도 모르겠어요. 




요리할 때 뿌듯하거나 설레는 순간은요?

어려운 것을 도전하고 극복하는 과정을 좋아해요. 남들이 쉽게 따라 하지 못하는 요리를 성공적으로 이끌었을 때 큰 쾌감이 느껴져요. 최근엔 하몽을 직접 만들기도 했어요. 지인을 초대해 직접 만든 하몽을 대접했는데 반응이 좋아 뿌듯했고요.


지인에게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는 것을 즐기시나 봐요. 주로 어떤 음식을 대접하나요?

네, 이곳으로 이사한 뒤 매주 집들이를 하고 있어요. 음식만큼 음주도 좋아해서 제가 음식을 준비하고 지인들이 술을 준비해오는 파티를 즐기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다수의 인원이 방문하기에 대량으로 준비할 수 있는 파스타, 바비큐, 스테이크 등을 준비해요. 덕분에 아주 행복한 나날을 보내는 중입니다.




그러고 보니 이 집, 음주에 특화된 분위기인데요? 조도도 낮고요. 무엇보다 바 형식의 오픈 키친이네요. 

지금의 레스토랑을 열기 전, 후암동에서 오픈 키친 형식의 가게를 운영했어요. 외향적인 성격이라 개방된 주방 형태가 저와 잘 맞을 것이라 생각한 거죠. 처음엔 손님들과 이야기하며 요리하는 것을 즐겼는데, 점차 지치기 시작했어요. 3년 정도 운영한 뒤 가게를 정리했고, 을지로 레스토랑 주방은 철저하게 독립된 공간으로 만들었어요. 그런데 요리에 집중할 수 있어 좋은 반면, 외롭더라고요. 그래서 이 집을 이전의 후암동 가게처럼 만들었어요. 이곳엔 저의 지인들만 올 수 있고, 오픈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스트레스가 적어요.


레스토랑의 주방을 마감하면, 집의 주방이 오픈이네요? 집의 주방을 마감하면, 레스토랑의 주방이 오픈이고요. 남진님! 언제 쉬세요?

하하하. 맞아요. 가끔 자다가 눈이 번쩍 뜨일 때가 있어요. 집 주방 마감했나? 하고요. 인터뷰하다 보니 제가 요리만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어요. 요리를 하지 않을 땐 틈틈이 운동도 해요.




다행이에요. 어떤 운동을 하세요? 설마 침실에 얼핏 보이는 것이 헬스 기구인가요? 전문가용으로 보이는데요. 

네(웃음). 헬스장에 가는 시간이 아까워 집에 홈짐을 꾸몄어요. 저것도 당근으로 아주 합리적인 가격에 구입해서 만족하는 중입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1시간 정도 데드리프트, 벤치프레스 같은 운동을 해요. 원래는 달리기를 했는데, 이사하고 난 뒤 마땅치 않더라고요. 그래도 화를 다스리기에는 달리기가 제일이에요.


더블 마감으로 인해 화가 쌓인 것이 아닐까요?

저도 생각해 봤는데, 아무래도 식재료를 다루는 일을 하다 보니 예민해진 것 같아요. 요리의 맛이 일정해야 하기에 식재료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거든요. 관리가 철저히 이뤄졌다 해도 그날의 제 컨디션에 따라 요리의 맛이 다르게 느껴지기도 해요. 화이기보다는 예민함을 잠재워 평상심을 유지하기 위함인 것 같아요. 운동하기 전에는 불교, 기독교, 천주교 등 여러 가지 종교를 경험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운동 만 한 것이 없더라고요. 


군대에서 초코파이 하나 더 받으려고 절, 교회, 성당 모두 다녔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어요. 

그래도 제법 진지하게 다녔던 것 같아요. 절에서는 스님이 ‘연지’라는 법명도 주셨어요. 천주교에서는 세례도 받았고요. ‘바오로’라는 세례명도 있어요. 지금은 모두 안 다녀요. 


남진님은 뭐든 시작하면 제대로 하시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공을 들여 꾸민 이 공간에서의 올해 계획은요? 

사람들 앞에서 요리를 하는 것을 즐기고 제 음식을 맛 보여 드리는 것도 좋아해서 영상 촬영을 계획하고 있어요. 물론 초대도 꾸준히 하고요.

Tips

집에서 간편하게 만들 수 있는 

허남진의 <매운 포모도로 파스타> 레시피(2인 기준)

준비하기 

양파 1/2개, 마늘 6개, 파스타 면 120g, 베이컨 4줄, 올리브오일 약간, 토마토소스 400g

굴 소스, 맛소금, 후추, 흰 설탕, 페코리노로마노 치즈, 고추 취향껏, 바질, 면수 5국자


요리하기

1 냄비에 물을 넣고 맛소금을 두 꼬집 넣어 끓인다. 물이 끓으면 파스타 면을 넣고 6분간 삶는다.

2 마늘은 모두 편 썬다. 양파는 3cm 정도로 썬다. 베이컨은 1cm 두께로 썬다. 

3 프라이팬을 달군 뒤 2의 재료를 한 번에 넣고 볶는다. 

4 베이컨의 기름이 빠지고, 양파와 마늘 겉면이 갈색으로 변할 때까지 볶는다. 

5 적당히 볶아진 4의 재료에 후추를 뿌린 뒤 토마토소스를 붓는다. 

6 파스타면을 5에 넣고 면수를 넣는다. 

7 베트남 고추를 손으로 으깨어 넣고, 굴 소스를 한 숟가락 넣는다. 

8 소스가 졸여졌을 때 불을 끄고 흰 설탕을 한 숟가락 넣고 잘 섞어준다. 

9 치즈를 뿌린 뒤 다시 한번 섞는다. 

10 완성된 파스타를 그릇에 옮겨 담고, 바질과 치즈, 후추를 뿌린다. 

11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을 듬뿍 올린다. 

12 맛있게 먹는다. 

Editor
Suji Kim
|
Photographer
Hae Ran
|
Date
2023-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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