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튜버 이외에 또다른 직업이 있다고 들었어요.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주로 공간 브랜딩과 바깥으로 알리는 일을 맡고 있죠.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회사 일을 병행하는 게 정말 쉽지 않을 것 같아요. 평소 시간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잘 못해요(웃음). 평소보다 덜 지친 주말을 골라 유튜브를 촬영하고 편집하죠. 도저히 주말에도 에너지가 차오르지 않으면, 영상 업로드 주기가 길어지기도 해요. 영상 촬영과 편집이 후순위가 되는 것에 대해 별로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다 제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요.
하루 중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루틴 있나요?
일기 쓰는 것.
이유는요?
루틴은 곧 좋은 습관이잖아요. 무의식적으로 에너지를 채우는 일. 그 에너지를 다른 중요한 일에 쓰게 되는 일의 반복이기 때문에, 그런 점이 좋아서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매일 하진 않아도 일주일에 2~3시간 이상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사실 저는 책을 읽는 게 더 좋아요. 책을 읽을 때는 기분이 좋지 않을 수가 없잖아요. 아무리 속상한 날에도 책을 읽을 땐 순간의 감정 또한 잊게 되니까. 그래서 독서 시간이 가장 좋고 기다려져요.
나만의 독서 방법이 있다면?
제 것이라고 하기엔 민망한데요, 병렬 독서법이라고 해서, 여러 권을 동시에 읽어요. 으레 내용이 헷갈릴 거라고 생각하는데, 앞에 내용을 여러 번 더 들여다 보게 되니까 오히려 책에 대한 기억이 더 선명해져요.
언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나요?
대학 졸업하기 직전, 과에서 운영하는 독서 모임에 합류했어요. 친한 친구들이 다 참여하니까 저도 얼떨결에 함께 하게 된 거예요. 모일 때마다 한 두 마디씩 거들어야 하니까 책을 열심히 읽게 됐고, 그후로 재미를 붙여서 지금까지 독서 습관이 길들여지게 된 거죠. 이후에는 유료 진행하는 모임에도 나가 보고 회사 내 독서 동아리에도 참여하게 되더라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하는 작가와 장르도 생기고, 신간이 나오면 궁금해서 들여다 보게 되고. 유튜브에서 어떤 채널을 구독하는 것처럼 책도 계속 읽고 있어야 마음이 안정된 상태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지금은 책을 읽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찾아 읽게 되는 것 같아요.
책은 보통 사서 읽나요?
저는 가볍게 읽기 좋고 커버가 예쁜 책을 사요. 나머지는 전자책을 구매하거나 도서관에서 대여하죠. 예전에는 여러 번 읽고 싶은 책을 사곤 했는데, 앞으로도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다 보니 한 번 이상 읽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엔 소장 가치가 높은 책을 사요.
올해 플래너도 직접 만들었다고 들었어요.
4월에 독립 서점 유어 마인드와 함께 제작한 플래너가 출시 됐어요. 해마다 언리미티드 에디션(독립 출판∙아트북 페어)에서 산 것을 소개하는 영상을 촬영해 유튜브에 올렸는데, 그걸 보고 유어 마인드 측에서 연락이 왔어요. 뭔가 같이 해보면 좋겠다고 하면서. 되게 좋았죠. 혼자서는 엄두가 안 나는 큰 프로젝트였으니까요.
판매 수익은 어땠나요?
적당했어요(웃음).
유튜브는 어떻게 시작했나요?
여행에서 촬영한 영상을 편집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그냥 기록용으로 올리기 시작했거든요. 그러다 흥미가 붙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처럼 유튜브도 해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벼운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동시에 다이어리를 꾸미고 사용하는 방식이나 기록하는 방법 등 주변에서 질문을 많이 받을 때였거든요. 저한텐 당연한 일상인데, 친구들은 엄청 새롭게 느끼는 거예요. 하나 둘씩 알려주다가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정보일 수 있겠다 싶어서 본격적으로 채널을 운영하게 됐죠.
일상을 글로 기록하면서 알려주고 싶은 꿀팁이 있다면?
매일 써야 한다는 압박감을 버리는 것. 오랫동안 일기를 써온 저 역시도 매일매일 쓰지 않거든요. 한 달에 네 번 쓰더라도 그건 일기를 쓰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한 달에 네 번씩 1년이 쌓이면 그 해를 돌아보기에 충분한 숫자인 것 같아요.
또 요즘 많은 사람이 문득 떠오르는 생각을 휴대폰에 적곤 하는데, 그걸 다시 들여다 보고 한 곳에 정리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자신의 일상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게 보통 일은 아닐 것 같아요.
저는 그냥 그런 성향의 사람인 것 같아요. 최근 기질 검사를 했는데, 제 성격의 특성 중 하나가 개방성이라고 하더라고요. 남들한테 내 얘기를 하는 데에서 스트레스를 안 받는 성격이라는 뜻이래요. 그 성격이 기질적인 건지, 하다 보니 이렇게 형성된 건지 모르겠어요. 애초에 영상을 촬영할 때, 이 모든 것들을 다 공개할 거라는 생각은 안해요. 뭔가 보여주고 싶을 때 촬영해 놓은 영상에서 하나씩 고르는 거죠. 제 기준을 마련하니까 좀 더 편하게 채널을 운영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적절하게 공개할 수 있는 제 일상과 생각을 공유하고 필요한 사람에게는 도움이 된다면, 그게 다라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제가 그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고요. 제 채널 구독자들은 주로 열심히 사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제 영상을 재미로 본다고 하기 보다는 동기부여를 받고 싶거나 잘 살아보고 싶을 때 제 채널을 찾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안 좋은 댓글도 덜 달리는 편이고(웃음). 한 번씩 댓글에서 안 좋은 얘기를 볼 때도 있는데, 별로 타격감이 없기도 하고요.
보통 어떤 방식으로 영상을 기획하는지 궁금해요.
구독자가 궁금한 내용에 대해 댓글을 달아줄 때도 있고, 제가 요즘 도전하고 있는 것 중에 너무 좋아서 알려 주지 않으면 큰일 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 촬영을 시작하는 것 같아요.
최근 도전한 것 중에 가장 좋았던 프로젝트가 있다면?
아침 일찍 일어나기. 보통 회사 출근 시간이 오전 10시인 데다가, 통근 거리가 너무 가깝다 보니까 오전 9시 30분에 일어나도 되거든요. 그렇게 퇴근하고 집에 오면 너무 지쳐 뭔가를 하고 싶어도 그냥 침대에 누워 버릴 때가 많아요. 다들 공감할 거예요. 하루가 너무 아쉬운 마음에 일찍 일어나는 걸 시도하고 있는데요. 아침 7시에 일어나, 일찍 문 연 카페에 가서 1시간 정도는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거예요. 저는 주로 글을 쓰거나 책을 읽죠. 아침 한 시간과 저녁 한 시간은 시간의 깊이가 다른 것 같아요.
영상에서 ‘책을 스승처럼 둔다’는 말이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책이 실제 삶에 도움이 됐던 구체적인 에피소드를 꼽는다면?
책은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된다기 보다는 삶의 태도에 영향을 주는 것 같아요. 저는 보통 산문이나 에세이를 좋아해요. 본인의 삶을 사회적 현상이나 인문학, 역사에 녹여 글을 쓰는 작가에게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올리버 색스나 리베카 솔닛과 같은. 그들의 책을 통해 제 삶의 기로마다 어떤 교훈을 받는 게 아니라, 이 사람의 신념이나 태도를 닮고 싶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죠. 결과적으로 책은 제 삶에 되게 사소한 선택부터 위대한 결심까지 많은 영향을 끼쳤을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나요?
앞서 언급한 올리버 색스나 리베카 솔닛과 같은 작가들처럼 직업 정신이 투철하며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지키는 데 애쓰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언젠가 그들처럼 제 삶을 켜켜이 쌓아 놓은 에세이를 쓰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