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흰색의 너그러운 마음

흰 숲
2023.08.22 19:46
조회수 200
단아한 것들과 마주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고 싶은 날이 있다. 나에게 단아한 것은 흰색의 너그러운 마음. 백차와 투명한 유리 숙우, 보드라운 컵과 소서, 오직 비누만을 소재로 한 두 권(프랑시스 퐁주의 『비누』, 구본창 작가님의 『비누』). 숙우에서 컵으로 떨어지는 차 소리, 티스푼이 달그락거리는 소리. 거기에 덧붙이는 AOKI, hayato의 소리. 의자 아래에는 사랑스러운 우리 집 강아지 레오.
˙
비누
1942년 4월 로안.
내가 비누로 손을 문지르면, 비누에는 거품이 일고,
비누는 즐거워할 것이다⋯
비누가 손을 너그럽고, 부드럽고, 상냥하고, 유순하게
만들수록
비누는 더욱 침을 흘리고,
그의 격정은 부풀어오르며 진줏빛을 띨 것이다⋯
마법의 돌!
게다가 이 돌은 공기와 물로
폭발할 것 같은 향기로운
포도송이를 만든다⋯
물, 공기, 그리고 비누는
서로 겹친 채
말뛰어넘기 놀이를 한다.
˙ 비누는 할 말이 많다. 그가 수다스럽게 열정적으로 할 말을 다 했으면 좋겠다. 그가 할 말을 다 했을 때, 그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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