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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추냥
2025.02.06 22:50
조회수 66
이 작은 책은 언제나 나보다 크다 - 줌파 라히리
In Other words (In altre parole) - Jhumpa Lahiri
전에 읽은 줌파 라히리의 산문집, '책이 입은 옷'보다 먼저 쓰였다고 하는,
https://lifezip.kr/community/my-workspace/84382
(👆 줌파 라히리의 책이 입은 옷 리뷰)
미국 작가지만 이탈리아어가 너무 좋아 배우고 공부하고 이주까지 해가며 이탈리아어로 출간한 줌파 라히리의 첫 산문집 입니다.
이 책은 미국인인 작가가 어떻게 이탈리아어에 빠져들고 공부하게 되었는지,
어떤 생각으로 이탈리아어를 공부하고 이탈리아어가 작가에게 어떤 의미인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결론부터 말해보자면 읽는 내내 좀 답답했달까 지루한 느낌이었어요;
이탈리아어에 매료된 계기와 책을 내기까지의 과정이 어땠을지 궁금해서 기대하며 빌린 책이라 그랬을까요.
저도 다개국어를 배우고 사용하는 입장에서,
또 예전부터 좋아했던 독일어를 혼자 취미처럼 공부하기 시작한 입장에서
초중반부엔 공감되거나 이해가 되는 것들이 많았어요.
'우리는 같은 지역 출신이 아니고 가족도 아니다. 가까이에서 성장하지 않았다. 피 속에, 뼈 속에, 이 언어는 없다.
나는 이탈리아어에 매료되었지만 동시에 갑갑증을 느낀다. 이탈리아어는 내가 사랑하지만 내게는 무정하기만 한 신비였다.
모르는 단어들은 내가 이 세상에서 아직 모르는게 많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한계가 있음에도 지평선은 끝없이 펼쳐진다는 사실이 생각났다.
다른 언어로 읽는다는 건 성장과 가능성의 끝없는 상태를 내포한다.
배우는 초심자로서의 내 일은 절대 끝나지 않으리라.'
그런데 중반부로 들어갈수록 글이 약간 의식의 흐름처럼 느껴졌달까,
'내 말 좀 들어봐~ 난 이탈리아어를 하고 싶어~ 그리고 난 잘 해~ 내 이탈리아어를 들어주지 않다니~ '
설명하긴 어렵지만 암튼 이런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영어를 사용하고 영어로 책을 써서 유명해졌지만 미국 이민자로서 항상 느꼈던 벽이 있고,
벵골어를 사용하고 생활 방식을 바꾸지 않았던 부모님을 위해 벵골어를 유창하게 해야 했고,
하지만 인도에 가면 나를 외국인으로 본다는 사실에 또 벽을 느끼고,
그 와중에 처음 듣고는 사랑에 빠져버린 이탈리아어에도 벽을 느낀다.
라는 계속 같은 내용의 반복을 다른 표현으로 계속해서 끊임없이 주장하는 듯한...
이제 이 이야기에선 벗어나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도무지 집중이 안되고 답답하더라구요;;
본인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끊임없이 계속해서 반복할 필요가 있나...?!
작가와 이탈리아어를 설명하는데 꼭 필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이렇게까지 끊임없이?!!!
후반부 지나면서 답답함은 조금 사라졌지만 도무지 책장이 넘어가지 않아
진짜 미친듯이 빨리 읽기 스킬을 시전해가며 어떻게 완독은 해냈는데
기대와는 달라 개인적으론 좀 아쉬웠어요.
그래도 결국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는 영어를 놔두고 불완전한 이탈리아어로 책을 써 내려간 이유가
작가로서의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이었다는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어요.
창작이라는 관점에서 안정감만큼 위험한 것은 없고,
자신의 장비(영어,안정감,능숙함 등)를 버림으로서 자신을 변화시키고 성장시킨 여정.
'시도하다' = '노력하다' 라는 작가만의 이탈리아어 어휘 방정식.
내용이 어떻게 다가왔든 작가의 열정과 성취를 보며
나도 시도하고, 노력하고,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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