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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한달챌린지(에서 쓴)_어서오세요. 마녀의 카페입니다. 1화 마녀의 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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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우지렁이

2024.01.24 18:44

조회수 145


* 공모전 참여작도 랭킹에 오른다는걸 처음 알아서..

(그냥 무료 연재작 + 공모전 참여작도 무료연재 랭킹 해주더라구요.)


사진은 4화 올려야했는데 아직 안 올려서 등수 확 떨어진 사진이요ㅋㅋㅋ;;
(그래도 41위까지 올랐었다니요!!)




1화 마녀의 전생

“저.. 마녀님..
그.. 처, 처방.. 내려도 저 안 죽이실.. 거에요..?”
 
“들어보고.”
 
“히이이익!!
그.. 그러면 저는 마, 말 못 해요..”
 
뾰족한 귀, 녹안, 발그레한 양 뺨의 하얀 피부와 백금발의 모색을 가진 엘프가 양손을 맞잡은 채 바들바들 떨고 있다.
 
창백하다 못해 푸른 피부, 그리고 흑안과 푸석한 흑발의 마녀가 팔짱을 낀 채 왼손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말했다.
 
“네가 지금 조금 착각하는 모양인데.
네가 말을 안 하면 너는 100%의 확률로 죽어.”
 
엘프의 뺨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마녀는 말을 이었다.
 
“하지만 말을 하면 살아날 확률이 1%라도 생기겠지.”
 
엘프의 초록색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말을 할지 말지 고민에 빠진 듯 보였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마녀가 미간을 구기고 말했다.
 
“나는 매우 바쁜 몸이라 널 오래 기다려줄 수 없어.
셋 셀 동안 말하지 않는다면 널 바로 죽여버리고 또 다음 엘프를 찾는 수밖에.
 
하나, 둘...”
 
“이.. 인간들이랑 다시 부대끼고 살아보세요!!”
 
꿈틀-
 
마녀의 미간에 내 천(川)이 새겨졌다.
 
“히이익!!
마.. 마녀님의 우울은 인간들에게 에너지를 받으면 나을 수도 있어요!!
사, 살려주세요!!”
 
펑-
 
엘프의 말에 마녀의 미간에 새겨져 있던 내 천(川)을 중심으로 마녀의 얼굴이 확 구기며 오른쪽 검지를 튕겼다. 엘프는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었다.
 
“하, ‘수도 있어요오??’
‘수도 있어요오오오????’
그놈의 ‘수도 있어요.’말고 제대로 된 처방을 좀 달라니깐?!”
 
구겨진 얼굴에 오른손을 덮은 채 마녀가 명령했다.
 
“치워.”
 
마녀의 명령에 빗자루가 엘프의 잿가루를 싹싹 치워 문으로 밀고 갔고 빗자루가 다가오자 문도 알아서 열렸다.
엘프의 잿가루는 금세 마녀의 나무 밖으로 버려졌다.
 
“쯧, 쓸모없는 엘프 녀석들 같으니.
자, 다음.”
 
마녀의 명령에 이번에는 두 발로 서 있는 하얀 고양이가 양손을 모으고 공손하게 대답했다.
 
“저.. 마녀님.
벌써 134번째 엘프 의사입니다.
엘프 의사 씨가 말라가고 있어요. 
그리고 그나마 처방을 내린 엘프들의 처방은 대동소이합....”
 
“그래서?”
 
“더 이상 엘프들을 잡아와봐야 무의미하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하얀 고양이는 침을 꿀꺽 삼키고 대답했다.
 
“다시 한번 인간들과 함께 살아보시는 수밖에 없으실 것 같습니다.”
 
“너 그걸 지금 나한테 말이라고 하는 거니?”
 
“하지만....”
 
하얀 고양이는 우물거렸고 마녀의 눈에는 우울이 번지기 시작했다. 눈치 빠른 1인용 쇼파가 뒤뚱뒤뚱 마녀 뒤로 다가왔다.
마녀는 그대로 1인용 쇼파에 대자로 퍼졌다.
 
딱-
 
마녀가 손가락을 튕기자 1인용 쇼파는 이내 흔들의자가 되었다. 
마녀는 흔들의자에 무릎을 세우고 웅크려 앉아 의자를 흔들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까마귀 두 마리가 담요를 날라와 덮어주었다.
마녀는 계속해서 의자를 흔들었다.
 
* * *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문득 마녀가 흔들거림을 멈추고 고개를 쳐들고 중얼거렸다.
 
“엘프 놈들은 몰라도 하얀 고양이 네놈은 나한테 그러면 안 되는 거잖아..
어떻게.. 어떻게 너마저....”
 
말을 마치기도 전에 마녀는 다시 고개를 떨궜다.
마녀의 눈에는 다시금 짙은 우울이 번지기 시작했다.
 
‘골골골골 골골골......’
 
사태의 심각성을 느낀 하얀 고양이는 살포시 마녀의 발등에 올라타 몸을 웅크리고 골골 소리를 냈다.
마녀가 이 순간을 견딜 수 있기를 바라며.

* * *

마녀가 엘프 의사들을 잡아와 처방을 요구하는 것은 600년도 더 된 마녀의 우울 때문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엘프 의사들을 잡아들인 것도 아니다.
 
마녀도 400년이나 나무 속에 틀어박혀 연구했었다.
하지만 해결책을 찾을 수는 없었다.
다만 우울의 원인을 알아냈을 뿐이었다.
 
원인은 인간, 망할 인간놈들이었다.
 
그런데 우울의 원인인 인간들 속에 섞여 살라니.
 
아마도 어둡고 습한 환경에서 홀로 오랜 세월을 보내고 있는 현 상태만 보고 오판들을 하는 모양인데, 마녀의 입장에서는 궤변도 이런 궤변이 따로 없다.
 
* * *
 
그녀는 14세기 말 독일 작은 마을에서 가난한 집 맏딸로 태어났다.
 
이름은 ‘이다(Ida)’.
‘부지런한 사람’이라는 뜻이다.
 
가난한 집의 맏딸답게 어서 자라 집안 밑천이 되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담아 만들어진 이름이다.
 
이다의 부모는 그 이후로도 자식을 꽤 많이 낳았다.
아이들이 어서 자라 본인들을 먹여살리길 바라며.
 
* * *
 
가난하고 딸린 식구만 많은 집들이 대부분 그러하듯, 이다의 집도 화목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아버지는 도박만이 가난에서 벗어날 유일한 탈출구라 믿었다.
그래서 조금의 돈이라도 생기면 늘 도박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아버지가 도박을 한 날 밤에는 으레 돈을 잃고 술에 찌들어 집으로 돌아왔고, 돈을 잃은 아버지의 분노는 자연스럽게 이다에게로 향했다.
 
아버지에게 처음 맞던 날, 이다는 배고픔에 지쳐 쓰러져 잠을 자다 맞았다.
이후 거의 매일 밤, 이다는 한밤중에 아버지의 손찌검에 잠을 깼다.
 
아버지의 폭행이 반복되자 이다는 아버지가 도박을 하러 간 날마다 얇은 모포 한 장을 몸에 두르고 웅크려 뜬 눈으로 아버지를 기다렸다.
그리고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아버지의 매타작을 맞고 나서야 짚으로 만든 잠자리에서 간신히 잠에 들 수 있었다.
 
어머니의 경우에도 자식들보다 본인의 안위가 먼저인 사람이었다.
가끔 음식을 구해오더라도 자신의 배를 우선해서 채운 후 남은 찌꺼기로 멀건 스튜를 끓여 아이들의 몫으로 주었을 뿐이었다.
 
심지어 아이들의 끼니를 한 명 한 명 챙겨주지 않았다.
항상 본인이 먹고 남은 음식 찌꺼기를 아이들에게 던져주었을 뿐이었다.
 
11명의 아이들은 태어나자마자부터 먹고 남은 찌꺼기에 물만 부어 만든 스튜로 끼니를 연명해야 했다.
당연하게도 대부분의 아이들은 채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자연의 품으로 돌아갔다.
최종적으로 생존한 아이들의 숫자가 4명인 점도 기적에 가까운 숫자였다.
이 모든 것은 이다의 눈물 나는 노력 덕분이었다.
 
동생들이 죽어날 때마다 이다와 이다의 형제/자매들은 눈물을 흘렸다.
오로지 그들만이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계속된 동생들의 죽음에 이다의 눈물은 말라갔다.
 
* * *
 
이다는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다의 눈물이 말라가며 이 아름다움에는 특별함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작은 얼굴, 숱 많고 긴 속눈썹, 큰 청록색 눈동자, 가을볕에 넘실거리는 잘 익은 보리 같은 황금빛 머리카락.
마지막으로 항상 영혼 없는 눈동자.
 
아름다운 외모와 죽은 눈동자.
이다는 살아있는 인형 그 자체였다.
 
* * *
 
가난한 집에서 태어난 아이답게 이다는 꽤 이른 나이부터 돈을 벌어야 했다.
하고많은 돈벌이가 있었지만 이다의 부모는 이다에게 매춘을 시켰다.
 
이다의 부모는 이다의 미모에서 매춘의 가능성을 보았던 것이다.
 
여자의 몸으로 할 수 있는 일 중 가장 수입이 좋은 일이 매춘이었고 이다의 미모는 어린 나이부터 빛을 발했으니까.
 
부모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다는 금세 부모의 바람대로 온 가족을 먹여살리게 되었다.
 
* * *
 
첫 매춘은 아버지의 도박 빚을 갚기 위해 시작되었다.
당시 이다는 고작 9살이었다.
첫 매춘을 계기로 이다는 계속해서 강제로 몸을 팔아야 했다.
 
이다는 매춘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다른 가난한 아이들처럼 평범한 일을 하고 또래와 어울리고 싶었다.
매춘을 하면 할수록 세상과 멀어질 뿐이었다.
외로웠다.
 
한편 이다의 여성으로서의 매력은 해가 갈수록 농밀해졌다.
이다의 부모와 이다를 안아본 남자들의 입소문으로 이다의 매춘은 암암리에 손님을 늘려갔다.
이다의 매춘으로 온 가족이 풍족하게 살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이다는 여전히 불행했다.
아니, 더 불행해졌다.
기존의 삶에 매춘이 추가되었을 뿐이었다.
 
이다는 밤낮없이 매춘에 동원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낮에는 어머니를 대신해 동생들의 끼니를 챙겨야 했고 밤에는 술과 도박에 찌든 아버지의 분노를 받아내야 했다.
 
이다는 더더욱 외로워졌다.
남자들은 욕정의 대상으로만 그녀를 보았다.
동네 아녀자들은 물론이고 다른 창부들은 이다의 인기를 질투했다.
 
특히 이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동생들이 이다를 바라보는 시선이었다.
기껏 몸을 팔고 끼니를 챙겨 키워낸 동생들조차도 이다를 보며 더러운 년이라고 수군거렸다.
 
오랜 모멸과 멸시를 받으며 이다는 고립되어 갔다.
이다는 외로움을 견디고 대인관계를 포기했다.
드디어 외로움이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외로움으로 인한 알 수 없는 고통은 날이 갈수록 배가되었다.
 
* * *
 
한겨울의 어느 날, 이다는 갑자기 들이닥친 마을 사람들에 의해 광장으로 끌려가게 되었다.
누군가 이다를 마녀라고 신고한 것이다.
 
차디찬 얼음으로 뒤덮인 광장에 내동댕이쳐진 이다는 수많은 사람들을 홀려 욕정에 빠뜨렸다는 죄목으로 마녀재판을 받게 되었다.
 
“너는 마녀인가?”
 
이다는 예의 그 죽은 눈을 하고는 입을 열지 않았다.
마녀재판을 받게 되면 절대 살아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사람들의 이야기를 엿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살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잘된 일이라 생각했다.
 
말이 없는 이다에게 마녀 감별법 ‘물의 길’을 시행하기로 결정이 나는 데에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 *
 
이다를 신고한 사람은 인근 지방에 사는 부유한 수집가였다. 그가 집행관들을 매수해 ‘물의 길’을 시행하게 했던 것이었다.
 
최근 우연히 이다의 미모를 소문으로 들은 수집가는 이다의 시신을 박제해 소장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다의 시신을 얻기 위해 수집가는 마녀재판의 집행관들을 매수한 후 이다를 신고했던 것이었다.
 
그는 가급적 온전한 이다의 시신을 얻기 위해 집행관들에게 두둑한 돈을 주며 이다에게는 특별히 ‘물의 길’을 시행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이다의 몸에 돌을 묶는 것도 신신당부했다.
돌은 이다의 시신이 강물에 떠내려가지 못하게 하기 위한 닻이 되어 줄 것이다.
 
수집가는 ‘물의 길’이 시행된 직후 이다의 시신을 빼돌릴 심산이었다.
 
* * *
 
‘물의 길’ 시행 당일.
마침 겨울이라 강은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다.
이다에게 ‘물의 길’을 시행하기 위해 무려 세 명의 장정이 투입되었다.
장정들은 무려 2시간에 걸쳐 곡괭이로 강의 얼음을 깨부숴 구멍을 냈다.
 
이다는 손과 발이 묶인 채 심지어 몸에는 돌덩이까지 매달아 차디찬 얼음강에 던져졌다.
 
그렇게 이다의 한 많은 인생이 끝났다.
 
* * *
 
한편, 수집가는 이다의 시신을 찾을 수 없었다.
돌에 묶어두면 시신이 떠내려가지 않는다는 것은 알았지만, 강의 깊이는 고려하지 못한 탓이었다.
 
강의 수심은 생각보다 깊었다.
 
수집가는 이다의 생명만을 앗아간 채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었다.
 
그렇게 아름다웠던 이다는 세상에서 잊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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