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시와산책,

은꽃
2025.03.15 14:44
조회수 50
읽고있는 책: 시와 산책
선정이유: 워너비 취향의 인플루언스의 독서추천
지금까지 읽은 소감: 타자기로 친 것 같은, 글자 하나하나가 아름 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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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만 보며 타박타박 걸어가는 일이 내게는 어렵기만 하다.
세상에는 장애물이 지나치게 많다. 돌 틈의 들꽃도, 문득 날아가는 새도, 떼를 쓰는 아이도,
봉지에서 우르르 굴러 나오는 사과도, 곁에서 함께 걷는 사람의 처진 눈꼬리도, 달도.
이런 형편이니 이제는 넘어져도 감정의 동요가 없는 편이고,
상처를 입는 것에 대해서도 관대하다. 얼마간 통증을 겪고 몸에 흉터가 새겨져도 개의치 않는다.
그런데 딱 한 번, 발목을 접질렀을 때는 평정심을 잃었다.
의사가 절대 걷지 말라는 처방을 내렸기 때문이다. 걷지 말라니요! 걷지 않고 어떻게
숨을 쉬나요? 걷지 않으면 내 마음은 어디에서 사나요?
처음에는 석고 속에 유폐된 내 왼쪽 발을 구경하는 게 재미있기도 했다. 벽에 발을 척 올리고 누워,
깊스 모양처럼 '기역(ㄱ)'으로 시작하는 낱말을 읊조려 보았다.
강, 감나무, 기린, 그림자, 깃, 고구마, 군고구마........
그다음 주에는 문장을 만들었다.
그래요, 나는 냄비 안에 들어가지 말았어야 했어요. 군고구마가 한숨을 쉬었다. 고사리가 옆에서 위로했다.
그슬리는 기분은 나도 잘 알아요. 그만 잡시다, 배가 고파지기 전에.
애초 예측한 일주일은, 보름이 되고 한 달이 됐다.
나은 듯하다가도 깁스를 빼면 한 걸음도 걷지 못했다. 그러는 동안 의사는 계속 나를 혼냈다.
걸으면 안 된다니까요. 발을 자꾸 쓰니까 낫지를 않잖아. 나는 이래저래 속상했고 지쳐버렸다.
필사도 해보지만, 오늘은 타자기로 쳐봅니다.
필사아이템
-무인양품 회색볼펜
-서걱서걱 소리나는 연필
-그냥 감성때문에 갖고 싶은 연필깍기, 필통
-공간을 색다르고, 집중하게 해줘서 뿌려주는 룸스프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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