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작별하지 않는다 (독서 집티비티) + 최근 본 영화
브라이트진
2025.02.17 11:11
조회수 80

⭐⭐⭐⭐⭐
너무나 겨울스러웠던 소설입니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온수매트 위에 있음에도 너무 춥고 시렸어요.
제주 4.3사건, 보도연맹 학살사건 등 시대에 희생자가 된 사람들과
남은 사람들의 아픔이 너무나 생생하게 느껴져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었던 책이었습니다.
한강 작가님은 '채식주의자' '흰' 소설로 만났었는데 그저 베스트셀러라서 읽었고, 읽고 나서도
그다지 나에게 남아있진 못했어요. 특히 채식주의자는 지금도 제게는 어려운 소설입니다.
그런데 '작별하지 않는다'는 내게 꽤 오래 머물러 있을 것 같아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들이 나오면서 각자의 어마어마한 삶의 무게를 견뎌내느라 버거웠을 그들의 역사가 참 아팠습니다.
특히 할머니와 같이 무력하다고만 생각했던 인선의 엄마는 누구보다 치열하게 오빠의 죽음을 밝히고자 한 불꽃같은 사람이었죠.
화자의 사정도, 소설의 결말도 친절하게 설명되어있지 않지만 그것은 중요하지 않는 문제 같아요.
그들의 마음을 미약하나마 함께 아파하고 같이 추위를 느끼는 것이 이 소설의 메시지 같습니다.
꼼꼼한 성격이 아니라. 만화책도, 소설도 후다닥 스토리 흐름만 잡고 읽어버리는 스타일인데
스토리 전개도 전혀 예측할 수 없었고 한문장 한단어 다 아름다워 허투로 읽기가 어려웠어요.
시와 소설을 함께 읽은 기분입니다.
인상깊은 구절
p.75
말없이 우리는 남은 국수를 먹었다. 누군가를 오래 만나다보면 어떤 순간에 말을 아껴야 하는지 어렴풋이 배우게 된다.
p.120
언제나 그렇듯 통증은 나를 고립시킨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 몸이 시시각각 만들어내는 고문의 순간들 속에 나는 갇힌다. 통증이 시작되기 전까지의 시간으로부터, 아프지 않은 사람들의 세계로부터 떨어져나온다.
p.134
무엇을 생각하면 견딜 수 있나.
가슴에 활활 일어나는 불이 없다면.
기어이 돌아가 껴안을 네가 없다면.
p.242
잡지사를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아 부모님을 여의고 내가 텅 빈 아파트에 틀어박혀 있던 시기에 그녀는 불쑥 문자를 남긴 뒤 찾아오곤 했다. 너는 한 가지 일만 하면 돼. 문을 열어줘.
p.311
내 기척에 엄마가 돌아보고는 가만히 웃으며 내 뺨을 손바닥으로 쓸었어. 뒷머리도, 어깨도, 등도 이어서 쓰다듬었어. 뻐근한 사랑이 살갗을 타고 스며들었던 걸 기억해. 골수에 사무치고 심장이 오그라드는...... 그 때 알았어. 사랑이 얼마나 무서운 고통인지.
p. 316
자료가 쌓여가며 윤곽이 선명해지던 어느 느시점부터 스스로가 변형되는 걸 느꼈어. 인간이 인간에게 어떤 일을 저지른다 해도 더이상 놀라지 않을 것 같은 상태...... 심장 깊은 곳에서 무엇인가가 이미 떨어져나갔으며, 움푹 파인 그 자리를 적시고 나온 피는 더이상 붉지도, 힘차게 뿜어지지도 않으며, 너덜너덜한 절단면에서는 오직 단념만이 멈춰줄 통증이 깜박이는




3.5점정도는 되는데. 별 반개짜리 이모티콘이 없네요.
영상이랑 주인공들의 패션이 이뻐요. 특히 바다에 앉아 있는 장면은 너무 아름다웠어요.
잔잔하고 동화같은 스토리를 좋아하는데
중반 이후에 이야기 전개가 그다지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좀 뻔한 패턴도 보였고.
그래도. 역시 영상미, 그리고 최후에 5분이 강렬해서 한번 볼만한 영화입니다.

판빙빙이 어디서 나왔지 했는데 인어였었군요. 판빙빙의 매력을 못살린 것 같은데...
중세시대버젼 하이틴 로맨스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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