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하얀 여름 - 열두번째 이야기

아리골드
2023.04.20 21:30
조회수 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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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열두번째 이야기 입니다
---------------------------------------------------------------
'여긴 어디지?'
눈을 떠보니 처음보는 천장의 무늬가 초점에 들어왔다.
여기는 내방이 아니었다.
애써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쉽게 일어날수가 없었다
손끝이 저릿한 기분이 들었다
웜마 이제 정신 들었나 보네? 어이~여기들 와보라고. 여 이제 깬 같구먼
호프집 사장님의 우렁찬 목소리를 듣고나니
이곳이 호프집 안 쪽에 있는 쪽방이겠거니 어렴풋 알수있었다
사장님의 부름에 그녀와 영식이 달려왔다.
'맞다 난 분명 2019년 폴더를 열어보려다가 정신을 잃었었지...'
누워있지도 앉아 있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있는 나를
사장님과 영식, 그리고 방금 전까지 울고 있었던 것 같은 얼굴의 그녀가 빙둘러 쳐다보았다.
괜찮아? 너 진짜 큰일날뻔 했어 임뫄!! 이거 몇갠지 알겠어? 봐봐 이거 몇개야
영식이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내 눈앞에서 알짱거렸다
두 개 미친놈아 뭐하는거야 정신없어 죽겠는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영식의 성가신 손을 치우며 몸을 일으키려는 내게 금방이라도 다시 울음이 터질 것 같은 그녀는 연신 사과하고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그녀는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해 하는 모습이었다
아니 이 여자가 컴터에 무슨 장치를 해놨다 하더라고. 19년도 폴더를 열려고 하면 전기 충격이 가해지게끔
근데 그 장치를 일본 여행 갔을 때 사 온거 라는데 미친 일본은 110볼트 쓰잖아?? 여긴 220 볼트고!!
볼트가 안맞으니까 오류가 나서 생각보다 전기 충격이 과하게 들어간 거 같아
너 진짜 죽을뻔했어!!!
'네...네????????????????'
큰 충격받은 듯한 내게 그녀는 다시한번 크게 사과하며 이야기 했다
아니 난 진짜 그 폴더 만큼은 보지 말았으면 해서....
훌쩍이는 그녀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하자 답답 했는지 호프지 사장님이 천천히 입을 뗐다
어쩔수 없쟤. 이젠 내가 다 속 시원히 얘기 허는수 밖에....
큰 결심을 했다는 듯 사장님은 주머니에 있던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사장님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면 이러했다.
나는 그녀보다 먼저 태어난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는 고양이었다.
신기하게도 그녀는 10년주기로 말하는 고양이가 태어난다는 우리 마을의 룰을 깨고
내가 태어난지 3년 밖에 지나지 않아 태어 났다고 한다.
마을에서는 이런 우리를 귀하게 여겨 일찍이 혼인을 시켰으나
그녀 보다 먼저 17세가 되어 버린 나는 그녀를 홀로 두고 인간 마을로 떠날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게 바로 2019년 10월즈음 이다.
나의 첫 여행지는 무려 중국 이었다.
2019년 10월의 중국.....
그때라면 분명.....
그렇다
나는 한국에 첫 코로나를 옮긴 최초 감염자였다(였던거 같다..)
그때는 아직 백신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던때라 진짜 위험 했었다고 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 유튜버가 사실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악성 영상을 작성해
내 사진과 함께 뿌려버리는 바람에 전국민 적으로 욕을 먹었다고 한다.
가뜩이나 몸도 안좋은대다가 생전 처음 받아보는 악플에 시달리던 나는
끝끝내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눈을떴을때 모든 기억을 잃었다고 한다
의사는 아마도 큰 충격때문에 스스로 기억을 지운듯 했다고....
그녀가 필사적으로 막으려던 그 2019년 폴더에는
나의 중국 여행 사진이 가득했다
혹시나 이 사진들을 다시 보면 그때의 끔찍 했던 기억이 다시 되살아 날까봐
잔뜩 걱정했던 모양이다
원래 의도는 살짝 찌릿할 정도의 전류를 흐르게 해서 폴더여는 것을 막으려던 거였다고...
그저 천천히, 하나하나 기억을 되살려 주려 했다고
그녀는 그때까지도 계속 사과를 하고 있었다.
저...그런데 사장님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다 알고 계신가요?
나는 진짜 하나도 못 믿겠다는듯
만약 이 모든게 몰래카메라면 지금이 정체를 밝힐 타이밍이라는 심정으로 사장님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분은 우리 마을의 장로님이셔. 우리가 곤경에 처한것 같아 보호자 역할로 이곳으로 와주셨어. 몇 년째 주변에서 우리를 지켜 주셨다고. 물론 야구도 좋아하셨지만..
사장님..아니 장로님은 뭘 그런 걸 말하냐는 듯 손을 내저었다. 어쩐지 내 변한 얼굴도 단번에 알아보더라니..
자 그럼 이제 정신도 든거 같으니 슬슬 떠날 채비혀...야구 다 끝나것어 이러다
사장님..아니 장로님은 귀찮으니 어서 빨리 치워버리고 싶다는 듯한 말투로 그녀에게 이야기 했다.
이 인간...보호자로서의 목적은 이미 잊은게 분명했다.
아직은 좀 더 누워 있어야 할거 같으니까 내일이나 모레쯤 출발하려구요 장로님
허긴 바로 움직이는 것은 아직 무리겠쟤..
멀뚱거리는 나를 두고 그녀와 사장님...아니 장로님이 이야기 했다
저 장로님은 도대체 어디로 무슨 여행을 했길래 저딴 사투리를 쓰는걸까 궁금했지만
분명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참고 입을 다물었다
그럼 약속대로 마지막 여행지는 그곳으로 가는겨? 힘들턴디...
네 아무래도 우리가 예전부터 정해 놨던 곳이기도 하고...
두사람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보니 점차 예전의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맞다. 나는 그녀와 서로 각자 두번의 여행을 마치고나면
이곳에서 만나 마지막 여행은 같이 가기로 약속 했었다. 신혼여행 겸으로 해서
그렇게 세번째 여행을 끝내고 함께 마을로 돌아가기로.
아..다시 머리가 저릿해 온다...
아직 모든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어디었더라...분명 여름에도 눈이 펄펄 내리는 곳이라고 했었는데....
그 곳에 가면 하얀 여름을 볼 수 있을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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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어디지?'
눈을 떠보니 처음보는 천장의 무늬가 초점에 들어왔다.
여기는 내방이 아니었다.
애써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쉽게 일어날수가 없었다
손끝이 저릿한 기분이 들었다
웜마 이제 정신 들었나 보네? 어이~여기들 와보라고. 여 이제 깬 같구먼
호프집 사장님의 우렁찬 목소리를 듣고나니
이곳이 호프집 안 쪽에 있는 쪽방이겠거니 어렴풋 알수있었다
사장님의 부름에 그녀와 영식이 달려왔다.
'맞다 난 분명 2019년 폴더를 열어보려다가 정신을 잃었었지...'
누워있지도 앉아 있지도 못하고 엉거주춤 있는 나를
사장님과 영식, 그리고 방금 전까지 울고 있었던 것 같은 얼굴의 그녀가 빙둘러 쳐다보았다.
괜찮아? 너 진짜 큰일날뻔 했어 임뫄!! 이거 몇갠지 알겠어? 봐봐 이거 몇개야
영식이 검지와 중지 손가락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내 눈앞에서 알짱거렸다
두 개 미친놈아 뭐하는거야 정신없어 죽겠는데!!
미안해 정말 미안해
영식의 성가신 손을 치우며 몸을 일으키려는 내게 금방이라도 다시 울음이 터질 것 같은 그녀는 연신 사과하고 있었다
무슨 이유인지 그녀는 어쩔 줄 몰라 안절부절해 하는 모습이었다
아니 이 여자가 컴터에 무슨 장치를 해놨다 하더라고. 19년도 폴더를 열려고 하면 전기 충격이 가해지게끔
근데 그 장치를 일본 여행 갔을 때 사 온거 라는데 미친 일본은 110볼트 쓰잖아?? 여긴 220 볼트고!!
볼트가 안맞으니까 오류가 나서 생각보다 전기 충격이 과하게 들어간 거 같아
너 진짜 죽을뻔했어!!!
'네...네????????????????'
큰 충격받은 듯한 내게 그녀는 다시한번 크게 사과하며 이야기 했다
아니 난 진짜 그 폴더 만큼은 보지 말았으면 해서....
훌쩍이는 그녀가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하자 답답 했는지 호프지 사장님이 천천히 입을 뗐다
어쩔수 없쟤. 이젠 내가 다 속 시원히 얘기 허는수 밖에....
큰 결심을 했다는 듯 사장님은 주머니에 있던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고 불을 붙였다...

사장님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면 이러했다.
나는 그녀보다 먼저 태어난 인간의 말을 할 수 있는 고양이었다.
신기하게도 그녀는 10년주기로 말하는 고양이가 태어난다는 우리 마을의 룰을 깨고
내가 태어난지 3년 밖에 지나지 않아 태어 났다고 한다.
마을에서는 이런 우리를 귀하게 여겨 일찍이 혼인을 시켰으나
그녀 보다 먼저 17세가 되어 버린 나는 그녀를 홀로 두고 인간 마을로 떠날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게 바로 2019년 10월즈음 이다.
나의 첫 여행지는 무려 중국 이었다.
2019년 10월의 중국.....
그때라면 분명.....
그렇다
나는 한국에 첫 코로나를 옮긴 최초 감염자였다(였던거 같다..)
그때는 아직 백신이고 뭐고 아무것도 없던때라 진짜 위험 했었다고 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 유튜버가 사실관계도 확인되지 않은 악성 영상을 작성해
내 사진과 함께 뿌려버리는 바람에 전국민 적으로 욕을 먹었다고 한다.
가뜩이나 몸도 안좋은대다가 생전 처음 받아보는 악플에 시달리던 나는
끝끝내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고 한다
그리고 다시 눈을떴을때 모든 기억을 잃었다고 한다
의사는 아마도 큰 충격때문에 스스로 기억을 지운듯 했다고....
그녀가 필사적으로 막으려던 그 2019년 폴더에는
나의 중국 여행 사진이 가득했다
혹시나 이 사진들을 다시 보면 그때의 끔찍 했던 기억이 다시 되살아 날까봐
잔뜩 걱정했던 모양이다
원래 의도는 살짝 찌릿할 정도의 전류를 흐르게 해서 폴더여는 것을 막으려던 거였다고...
그저 천천히, 하나하나 기억을 되살려 주려 했다고
그녀는 그때까지도 계속 사과를 하고 있었다.
저...그런데 사장님은 이 이야기를 어떻게 다 알고 계신가요?
나는 진짜 하나도 못 믿겠다는듯
만약 이 모든게 몰래카메라면 지금이 정체를 밝힐 타이밍이라는 심정으로 사장님을 바라보며 물었다
이분은 우리 마을의 장로님이셔. 우리가 곤경에 처한것 같아 보호자 역할로 이곳으로 와주셨어. 몇 년째 주변에서 우리를 지켜 주셨다고. 물론 야구도 좋아하셨지만..
사장님..아니 장로님은 뭘 그런 걸 말하냐는 듯 손을 내저었다. 어쩐지 내 변한 얼굴도 단번에 알아보더라니..
자 그럼 이제 정신도 든거 같으니 슬슬 떠날 채비혀...야구 다 끝나것어 이러다
사장님..아니 장로님은 귀찮으니 어서 빨리 치워버리고 싶다는 듯한 말투로 그녀에게 이야기 했다.
이 인간...보호자로서의 목적은 이미 잊은게 분명했다.
아직은 좀 더 누워 있어야 할거 같으니까 내일이나 모레쯤 출발하려구요 장로님
허긴 바로 움직이는 것은 아직 무리겠쟤..
멀뚱거리는 나를 두고 그녀와 사장님...아니 장로님이 이야기 했다
저 장로님은 도대체 어디로 무슨 여행을 했길래 저딴 사투리를 쓰는걸까 궁금했지만
분명 얘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참고 입을 다물었다
그럼 약속대로 마지막 여행지는 그곳으로 가는겨? 힘들턴디...
네 아무래도 우리가 예전부터 정해 놨던 곳이기도 하고...
두사람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다보니 점차 예전의 기억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맞다. 나는 그녀와 서로 각자 두번의 여행을 마치고나면
이곳에서 만나 마지막 여행은 같이 가기로 약속 했었다. 신혼여행 겸으로 해서
그렇게 세번째 여행을 끝내고 함께 마을로 돌아가기로.
아..다시 머리가 저릿해 온다...
아직 모든 기억을 떠올리는 것은 무리인 것 같다
어디었더라...분명 여름에도 눈이 펄펄 내리는 곳이라고 했었는데....
그 곳에 가면 하얀 여름을 볼 수 있을거라고...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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