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시월에시읽기챌린지]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쫑샤
2024.10.30 12:16
조회수 17
오늘은 원래 쓰던 펜을 두고와서 대충 눈에 보이는 플러스펜으로 작성해보았는데 역시 삐뚤빼뚤하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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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는 시와 시를 사랑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답니다.
그 중 추천을 받았던 김민정 시인의 '아름답고 쓸모없기를'을 들고 와봤어요:)

아름답고 쓸모없기를 / 김민정
지지난 겨울 경북 울진에서 돌을 주었다
닭장 속에서 달걀을 꺼내듯
너는 조심스럽게 돌을 집어들었다
속살을 발리고 난 대게 다리 두 개가
V자 안테나처럼 돌의 양옆 모래 속에 꽂혀 있었다
눈사람의 몸통 같은 돌이었다
야호 하고 만세를 부르는 돌이었다
물을 채운 은빛 대야 속에 돌을 담그고
들여다보며 며칠을 지냈는가 하면
물을 버린 은빛 대야 속에 돌을 놔두고
들여다보며 며칠을 지내기도 했다
먹빛이였다가 흰빛이었다가
밤이었다가 낮이었다가
사과 쪼개듯 시간을 반토막 낼 줄 아는
유일한 칼날이 실은 돌이었다
필요할 땐 주먹처럼 쥐라던 돌이었다
네게 던져진 적은 없으나
네게 물려본 적은 있는 돌이었다
제모로 면도가 불필요해진 턱주가리처럼
밋밋한 남성성을 오래 쓰다듬게 해서
물이 나오게도 하는 돌이었다
한창때의 우리들이라면
없을 수 없는 물이잖아, 안 그래?
물은 죽은 사람이 하고 있는 얼굴을 몰라서
해도 해도 영 개운해질 수가 없는 게 세수라며
돌 위에 세숫비누를 올려둔 건 너였다
김을 담은 플라스틱 밀폐용기 뚜껑 위에
김이 나갈까 돌을 얹어둔 건 나였다
돌의 쓰임을 두고 머리를 맞대던 순간이
그러고 보면 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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