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육호수-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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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xsdther

2024.10.26 13:53

조회수 14



中 크라잉 게임


팔각 거울 앞에서 옷을 벗고

몸에 핀 멍을 세어보던

열두 살 열한

열 살 아홉


천사는

팔각 거울에 묻힌

나의 눈동자 속에 고립되었다


공벌레처럼 웅크리고

내가 눈을 깜빡일 때마다

바늘에 멍이 찔린 듯

소 눈동자 속에서 움찔거리고


더 아름다운 영혼을 가졌더라면

더 부끄러웠을 거야


다행이지


열두 살,

거울은 투명하지 않고

거울을 보는 나는 투명하게 드러나고

밖에서 고양이가 울면


거울 앞에 입을 벌리고

내가 운다고 생각했다


열한 살,

천사의 머리칼을 베어 만든 밧줄에

목을 매는 상상

목이 아주 길어져서

차가운 바닥에 더 차가운 발이 도로 놓이는 상상

나의 처음보다 더 깨끗한 몸으로

죽은 나를 바라보는 상상


열 살,

울음은 입에 이불을

말아 넣어야 하는 이유

세탁기 속에 영혼을 둘둘 구겨 넣고

잠자는 귀신들

너무 많은 아이들을 우물 속에서

꺼내주면 안 되지

한꺼번에 울고 싶어질 테니까


아홉 살,

잠의 직전

잠에 영영 갇히는 것 같아


멍과 멍이 부딪친 듯 깨어났지

목이 말랐지만 거실 소파엔

악마가 잠들어 있고

어둠 속에서 거울은 생물 같았지 밤새 스스로

깨끗해지는

모두가

잠들면

아무도 모르게 방문을

잠그고 잠에

들면


열두 살, 잠에 들면

한 번도 죄를 짓지 않은 천사들이

내게 돌을 던졌다


열한 살, 잠에 들면

낙원으로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가다

악마들이 잠든 방을 열었네

사라진 아이들을 찾으면

내가 사라질 수 있을 것 같았지


열 살

창에 찔린 나의 옆구리에


손을 넣어보면

너무 먼 나의 심장

너무 가까운 팔각 거울


아홉 살

얼음 구멍의 위치를 까먹은

물범이 되어

목이 자꾸 길어지고

숨구멍을 찾아야 하는데

투명한 얼음 바닥에 비친

투명한 나의 눈에 갇힌

투명한 천사의 몸

움찔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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