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내 안의 나르키소스에게
그리움
2024.10.21 23:11
조회수 23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가족이 있어도 연인이 있어도 근원적 외로움에 눈물 흘린다. 어릴 적 윗집 언니는 가곡 '수선화'를 불렀었다. 그 노래를 들으면 꽤 높은 음정과 변화 많은 곡조에서 애절함이 느껴졌다. 수선화는 그 신화 속 이야기처럼 자신을 사랑해서 결국 외로워진 것일까, 아니면 외로워서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일까.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봄이 되어 수선화가 피면 그 노래와 그 이야기와 외로움이 나를 감상에 빠지게 한다.

1
1
댓글 등록 시 3미닛 적립 (1일 10건까지)
댓글
관련 콘텐츠
인기 콘텐츠
공감순
댓글순
조회수
이 사이트는 reCAPTCHA의 보호를 받으며
Google 개인정보처리방침 및 서비스 약관이 적용됩니다.
Google 개인정보처리방침 및 서비스 약관이 적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