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Day 2] 임솔아 -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chouchou
2024.10.19 22:21
조회수 34

예보 - 임솔아
나는 날씨를 말하는 사람 같다.
봄이 오면 봄이 왔다고 비가 오면 비가 온다고 전한다.
이곳과 그곳의 날씨는 대체로 같고 대체로 다르다.
그래서 날씨를 전한다.
날씨를 전하는 동안에도 날씨는 어딘가로 가고 있다.
날씨 이야기가 도착하는 동안에도 내게 새로운 날씨가 도착한다.
이곳은 얼마나 많은 날씨들이 살까.
뙤약볕이 떨어지는 운동장과
새까맣게 우거진 삼나무 숲과 가장자리부터 얼어가는 저수지와 빈 유모차에 의지해 걷는 노인과
종종 착한 사람 같다는 말을 듣는다.
못된 사람이라는 말과 대체로 같고 대체로 다르다.
나의 선의는 같은 말만 반복한다. 미래 시제로 점 철된 예보처럼 되풀이해서 말한다.
선의는 잘 차려입고 기꺼이 걱정하고 기꺼이 경고 한다. 미소를 머금고 나를 감금한다.
창문을 연다.
안에 고인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 들을 창밖으로 민다.
오늘 날씨 좋다.
'괴괴하다 : 쓸쓸한 느낌이 들 정도로 아주 고요하다.'
시집 제목이 신기해서 바로 고른 시집이에요.
괴괴하다는 말과 착하다는 말이 저에게는 역설적으로 다가와 호기심 반으로 펼쳐 보니 시인의 말을 읽고 바로 구매를 결정했었던 기억이 나네요.
오늘 딱 괴괴한 날씨 같아 다시 읽어 봅니다.
비 오는 날 항상 듣는 이영훈의 비 내리던 날도 틀어두고 읽으니 세상이 참 고요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어떤 말로도 설명이 어려운 세상, 이따금씩 외로운 삶.
오늘도 글이 주는 힘을 빌려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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