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따뜻한 위로 감사드립니다..

서희의우주
2024.07.14 09:53
조회수 88
많은분들의 격려 덕분에
아빠를 잘 보내드리고 왔습니다.
저도 일상으로 돌아올 준비를 합니다...
댓글중에,
멀리 소풍을 떠나신거라 생각하라는 말씀이 기억에 남아요.
너무 따뜻해서 가족들과 공유하고 다같이 한참을 울었네요.
혹여, 저의 묘사가 불편하실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돌아가신 날..
장례지도사님께서 첫날은 남자분들은 계시고,
여자분들은 집에서 주무시고 오시는걸 권유하셨고,
엄마와 언니, 저는 엄마아빠집에 갔어요.
안방엔 아빠가 계셨을 때 그대로의 모습이었습니다.
저는 아빠침대에서 잠을 잤어요.
평소대로 아빠 배개 옆엔 아빠가 차시던 시계가
가지런히 있어 두 손으로 시계를 감싸고 잠을 잤어요.
혹시나 꿈에 나오실까 하고요..
하지만.. 꿈에 나오시기 보다는 숙면을 도우셨나봅니다.
아빠의 어린 시절부터 한 동네에 친구이자 오랜 절친분께서 불편한 다리로 찾아주셨습니다.
그 분을 뵈니 더욱 슬펐어요..
입관일에 뵌 아빠의 얼굴은 평온하셨습니다.
마지막 인사로,
늘 그랬 듯...
아빠의 볼에 제 볼을 부볐습니다.
에어컨을 쐰 듯 차가운 것 빼고는..
아빠의 촉감 그대로였어요.

내내 비가 오고, 흐린 날이 이어졌으나,
발인하는 날인 수요일엔 출근 시간임에도
발인지로 가는 길은 막힘이 없었고..
비현실적인 하늘 색감,
다양하고 신비로운 구름의 퍼레이드로
종일 감탄을 했습니다.
마치..
"아빠 이렇게 즐겁고 행복하게 올라가니,
너희도 너무 슬퍼말으렴^^"
하고 온종일 속삭이는 것만 같았어요..

5일째 되던 날.
아빠가 계신 광명메모리얼 파크에서
간단한 제를 했습니다.
남동생의 아들. 초등 5학년 조카가 할아버지께 편지를 써왔어요.
조카 허락을 받고, 엄마가 읽어 내려가셨어요.
본인 용돈으로 편지 디자인도 직접 골라 고사리같은 손으로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써내려 갔을 생각하니
기특하고, 또 기특했습니다.
외손녀는 넷이지만,외손자는 저희 윤이 하나에요.
3일 내내 입구에 서서 자처해서 불평없이 손님맞이하고,
입관일, 발인일에는 아빠의 영정사진을 엄숙한 자세로
잘 모시는 윤이의 모습을 보고 듬직했어요.
할아버지도 기쁘셨을거야 윤아..
모든걸 다 치루고 집으로 돌아오니
이제 실감이 나는지 주체할 수 없는 무언가
문득문득 목까지 차오르기도 하지만,
아빠께 약속 드렸 듯,
꿋꿋하게 이겨내고 당차게 살아갈 거에요..
✉️✉️✉️
7남매의 장남이자 5남매의 맏사위. 4남매의 아빠...
어릴때 자주 보았던 납땜 할 때의 진지했던 표정.
집에 고장난 전자제품 고치는 모습.
난닝구에 자전거 타고 해맑게 마주오시던 모습..
중학교 입학할 때, 말없이 내민시던 마이마이..
과천 서울랜드 개장일에 우리 네남매 데려 가 주신 추억.
동물원에서 키가작아 동물이 안보인다고 툴툴데자 언니 오른쪽.
나 왼쪽. 양쪽 어깨에 태워 보여주셨던 기억.
중고등때, 맞벌이시라 네남매 행여 굶을까
자전거에 신라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를 박스로 사와
늘 채워주셨던 기억.
자전거 뒤의 검은봉다리에 삼겹살, 상추, 깻잎, 마늘, 고추가 들어 있으면
그날저녁은 삼겹살 파티.
아빠 월급 타시는 날엔 늘 온가족이 외식했던 고척동 마포갈비.
에버랜드 근무할 때, 가장바쁜 성수기에 아무 연락없이
찾아오셔서 물끄러미 바라보셨던 모습.
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때 장례식장에
에버랜드에서 보낸 화한이 제일 먼저 도착했었다고
살아오며 두고두고 말씀하시던 기억...
윤이 낳고 얼마안돼 엄마김치 주시겠다고 행거에 김치 잔뜩 싣고
지하철 타고 오셔서 김치만 주시곤 바삐 돌아가시던 뒷 모습.
지난 어버이날 쿠킹클레스에서 만든 강정 맛있게 드시며
꽃하나에도 행복해 하시던 모습.
경품으로 받아드린 안성탕면 후리스 입고 좋아하시던 모습.
생신날엔 기꺼이 인싸 안경도 마다않던 모습.
우리때문에 고생많으신것 같아 자꾸 미안한 마음이 드는
아빠의 젊은시절 모습.
예전 청소년 시절까지 장마철만 되면 물이차는 마을살며,
가끔 구호물품이 나왔는데, 아빠는 그걸 조금이나마 갚고 싶으셨는지,
몇년동안 적십자에 기부를 해 오셨던 걸 어제 알게 된..
정직, 성실, 근검, 절약이 몸에 밴 아빠의 선행..
존경하고 사랑하는 아빠..
그 곳에선 평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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