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집밥을 해 먹는 즐거움

김신나
2024.02.21 13:39
조회수 119

Illustrator ssingssing의 Instagram @ssingssing.log
1. '요리'라는 생활의 기술이 생긴다.
2. 자신 있는 메뉴 하나 정도는 갖게 된다.
3. 다채로운 식재료를 알아가는 즐거움이 있다.
4. 내 입맛에 맞게 염분과 당도를 조절할 수 있다.
5. 한 끼 한 끼, 나를 / 우리를 더 귀하게 대접하게 된다.
6. 더 좋은 재료의 음식을 더 저렴한 가격에 먹을 수 있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집밥하면 “엄마가 해주신 밥”이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어느덧 집밥은 내가 손수 지은 밥, 혹은 남편이 정성껏 만들어준 요리를 의미하는 나이가 되었다.
평소 신선한 재료 맛이 잘 느껴지는 음식을 좋아하는 편인데, 하루라도 채소를 못/안 먹은 날이면 유난스럽다. 냉장고 속 남은 채소들을 꺼내어 대충 만든 샐러드라도 한 접시 먹어야 마음이 편해진달까. 그렇다고 늘 건강한 음식들만 먹는 건 아니지만.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 보면, 엄마는 종종 저녁 메뉴를 고민하며 “무얼 먹으면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나려나”라는 혼잣말을 하셨다. 초등학생이던 나는, 우리가 밥 먹는데 왜 소문이 나야 하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가족들에게 맛있고 영양가 있는 음식을 해 먹이고 싶은 마음에서 나온 혼잣말이었겠지만.
며칠 전, 냉장고 문을 열면서 나도 모르게 “무얼 먹으면 잘 먹었다고 소문이 나려나”하고 말했다. 옆에서 남편이 웃으며 물었다. “이웃에 소문나고 싶은 거야?” 어느새 엄마랑 똑같은 말을 하고 있구나 싶어 웃음이 났다. “이왕 먹는 거, 건강하고 맛있는 걸로 해 먹으면 좋으니까.”라고 대답했다.
이제는 레시피 없이도 만들 수 있는 요리들이 제법 생겼다. 어떨 때는 버리는 재료 없이 다 쓸 수 있도록 응용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e.g. 그릭요거트를 만들고 남은 유청으로 브라운 치즈 만들기) 가족들이 나의 요리에 후한 점수라도 주는 날이면, “다음엔 이거 해줄게, 저거 해줄게”하며 의욕이 넘쳐 다들 말리기 바쁘다.
흠, 생각해 보니 집밥 해 먹는 가장 큰 즐거움 하나를 빠뜨린 것 같다. (아무래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니어서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소중한 이들을 위해 정성껏 준비한 요리를 복닥복닥하게 나눠 먹으며 주고받는 대화. 그 시간이야 말로 더할 나위 없이 큰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6
4
댓글 등록 시 3미닛 적립 (1일 10건까지)
댓글
관련 콘텐츠
인기 콘텐츠
공감순
댓글순
조회수
이 사이트는 reCAPTCHA의 보호를 받으며
Google 개인정보처리방침 및 서비스 약관이 적용됩니다.
Google 개인정보처리방침 및 서비스 약관이 적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