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유기견 새식구 애플 입양기

이브프쉬케하얀수염의동생
2024.02.10 12:45
조회수 93
강아지를 입양했다.
멍이가 떠난 이후 5년 만이다.
입양은 11월 24일에 했다.
진짜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날의 나는 갑자기 유기견센터 사이트에 접속하게 되었다.
첫 페이지에 래브라도리트리버+진돗개 혼혈 금색의 솜털 아기가 있었다.

울 언니는 자기한테 쓸 돈이 너무 많아서 이제 강아지는 안 키우겠다고, 내가 '강아지 키우자'하면 맨날 짜증냈다.
근데 또 왜 그랬는지 모르게 언니한테 아기 사진을 보여줬다.
언니는 또 왜 그랬을까, 뭐야! 했다가 다음 날 아침 무슨 얘기 와중에 '강아지도 데려오고~' 이런 말을 했다.
임시보호자에게 그렇게 새벽 6시에 연락을 했다.
하루종일 답장을 기다렸는데 오후 4-5시쯤 입양이 확정됐다고 연락이 왔다.
그 날 저녁 너무 허탈해서 내내 누워서 온세상 유기견들의 사진을 봤다.
강쥐와 인간간의 관계도 인연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냥 이 아기가 인연같았다. 이 강쥐가 내 맘에 쏙 들었다.
자기 전에 멍멍이 생각도 나고 그래서 눈이 퉁퉁 붓게 울었다.
그러다 다음 날 일이 있어 가족들이랑 어디 갔는데
한창 일을 보는 도중 갑자기 카톡이 뙇!
입양이 취소됐다고, 입양하시겠냐는 카톡이었다.
엄마를 내팽개치고 언니한테 막 달려가서 이 기쁜 소식을 전했는데
엄마아빠가 매우 황당해 하셨다. 아빠는 한숨을 푹푹 쉬며 안 그래도 복잡한데 강아지까지 신경쓸 수 없다고 했다.
몰래 또 울었다.
언니랑 나랑 사는 집 앞에 내리자마자 언니가 야 데리러 가자! 했다. 사실 나도 같은 생각이었다.
임보자에게 연락을 하고 둘이 누워서 카톡 답장만을 기다렸다.
중간에 엄마 카톡이 와서 둘다 벌떡 일어났다 실망하며 다시 누웠다.
언니가 이렇게 기다리다 그냥 아침이 될 거 같지 않냐는 허탈한 소리를 했다.
드디어 답장이 오고
사진과 영상을 더 받아보았다. 사실 첫 번째 사진보다는 조금 덜했지만 여전히 귀여웠다.
언니랑 강쥐의 할일을 나누었다.(나는 배설물 치우기, 산책, 밥주기, 목욕 3/4하기...를 맡았다.)
그리고 한시간 반을 달려 강아지를 맞이하러 갔다.
집문을 열고 들어가자 정말 귀여운 솜털아가가 문앞에 있었다. 정말 작고 가볍고 귀엽고 강아지냄새나고
앙증맞았다. 사진보다 훨씬 귀여웠다.
아기를 데리고 집으로 향했다. 아기가 혹시나 불안할까봐 간식도 주고 다칠까봐 핸드폰도 한 번 확인하지 않고 안고 있었다.
이것 때문에 엄청난 일이 있었지만... 그냥 잊겠다.
이 날은 정말 피곤한 날이었지만 강쥐의 건강이 우려되어 집을 막 치웠다.
그런데도 기분이 좋았다. 정말 기쁜 피곤함이었다. 멍이랑 살 때가 생각났다. 그 때도 가끔 그런 기분을 느꼈다.
강쥐는 어려서 그런지 우리를 엄청 깨물며 뛰어다녔다. 예비 대형견이라 그런지 정말 예사 이빨이 아니었는데 귀여워서 참았다.
방을 다 치우고 언니와 강쥐가 잠을 잤다.
그리고 다음 날
이른 아침에 어디에 가야했는데
나는 가지않고 언니만 갔다. 강쥐가 걱정되었다. 멍이가 어렸을 때 집에 혼자 놔뒀다가 실타래를 먹어서 목이 막힐 뻔한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분명 임보자분이 한번도 짖지 않았다고 했는데 새벽부터 조금 짖었다.
그렇게 병원가서 접종도 하고 그러다보니
점차 아기는 우리를 신뢰하게 되었다. 우리 집을 더 편하게 여기게 되었다.
원래 계획은 엄빠에게 12/10일에 입양 사실을 밝히려고 했는데
훨씬 전에 엄마아빠 이사하는 날 밝히게 되었다. 우리집에 엄빠가 들이닥쳤기 때문이다.
다행히 아빠는 너희들이 알아서 하라고 끝내셨고 엄마는 이미 알고 있었다~ 하며 빨리 강아지 보러가자고 뛰어갔다.
지금은 무럭무럭 자라는 중이다. 정말 자고 일어나면 커져 있다.


우리에게 와주어 고마워, 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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