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침착맨을 구피라고 생각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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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누눙

2024.01.15 17:51

조회수 92


자취하는 삶이 꿈꿔왔던 행복한 일상이지만, 어떤 날엔 집 안에 혼자 나를 두는 일이 불안하게 느껴질때가 있다. 자취 3년차가 말하길, 누구에게나 통하는 뚜렷한 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다만, 그때마다 나를 잘 들여다보며, 근래 나에게 부족한게 무엇이었는지 침잠하는 일을 자취생활의 일부로 생각하기로 했다. 가령, 요즘 바빠서 좋아하는 노래를 들을 시간이 없었다거나, 새로운 영양제를 뜯기 귀찮아서 비타민을 안먹은지 오래됬다거나, 침구를 세탁할 때인지 식물들을 계절과 습도에 맞추어 위치를 바꿔줘야 하는데 그 일을 귀찮아 미루고 있진 않았는지.
 개인적으론, 자잘하게 귀찮아서 미룬일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 압박감과 초조함을 유발한다. 몇일까지 해야되는데, 얘 흙 갈아줄때가 됬는데 지지대 새로 만들어야하는데, 등등. 귀찮은 일이 쌓여있을때 나의 시작하는 요령은 나보다 더 귀찮아하는 사람을 보는(듣는) 일이다. 이상하게 이 사람이 말하고 있는 걸 듣고있자니 귀찮은 일들을 하나씩 할 의지가 생긴다. 맨날 듣던 이야기를 또 들으면서, 산더미같이 쌓인 설거지를 하고 미루고 있던 반찬통 정리를 하고. 창문을 열고 청소기를 돌리며, 세탁기 돌아가는 소리와 걸레질에 마지막 인센스까지 키고 대망의 미루던 샤워까지 하면. 깨끗한 어항이 되어있다.
 다시, 구피처럼 늘어나는 살림에, 가만히 두면 주변 환경은 쉽게 더러워지고, 이러다가 죽겠다 싶은 식물과 나를 돌보는 일. 이 집에선 내가 구피고, 뭐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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