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조원재 《방구석 미술관》

리수2
2026.07.15 17:06
조회수 27

반 고흐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그림들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압생트와 황시증
33세의 반 고흐는 화가의 꿈을 품고 파리로 갑니다. 당시 파리에서 유행하던 것은 '녹색 요정'이라 불리는 독주 압생트였고, 고흐 역시 이 술에 중독됩니다.
압생트의 산토닌 성분에 중독된 고흐는 황시증을 겪습니다. 세상이 노랗게 보이는 병입니다. 푸른색도 노랗게, 노란색은 더 노랗게. 그 극단적인 상황에서 고흐는 오히려 예술에 열정을 쏟아냅니다. 〈노란 집〉, 〈아를의 밤의 카페〉 같은 작품들이 이때 만들어집니다.


"노란 높은 음에 도달하기 위해 나 스스로를 좀 속일 필요가 있었다."
고흐가 직접 남긴 이 말이 그림들을 다시 보게 만들었습니다.

해바라기에서 별이 빛나는 밤까지
고흐는 아를로 오기로 한 고갱을 기다리며 기쁨과 설렘을 담아 〈해바라기〉를 완성합니다. 셋노란 해바라기에 그의 열정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그러나 압생트의 투존 성분은 결국 환청과 정신착란을 일으킵니다. 스스로 귀를 자르는 일이 벌어지고, 〈붕대로 귀를 감은 자화상〉은 그 피폐한 모습을 담담하게 기록합니다.
정신병원에 들어간 뒤에도 고흐는 그림을 놓지 않습니다. 차분하게 생의 기운으로 가득한 〈붓꽃〉, 그리고 〈별이 빛나는 밤〉이 이 시기에 만들어집니다. 극단적인 고통 속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라고 생각하면, 그 소용돌이치는 밤하늘이 다르게 읽힙니다.
마지막 작품 〈까마귀가 있는 밀밭〉을 남기고 고흐는 스스로 삶을 마감합니다.

이 책이 좋았던 건 그림의 기술적인 설명보다, 그 그림이 그려질 수밖에 없었던 삶의 맥락을 같이 보여준다는 점이었습니다. 고흐의 노란색이 황시증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그 노란색이 그냥 노란색으로 보이지 않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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