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최진영 《구의 증명》

리수2
2026.07.06 12:39
조회수 25
구가 죽었습니다. 담은 구 없이는 살 수 없었습니다.
처음 이 장면을 마주했을 때, 잠깐 멈추게 됩니다. 담이 구의 몸을 씻기고, 손톱을 잘라 먹고, 빠진 머리카락을 삼키고, 조금씩 먹기 시작한다는 것. 끔찍하다고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읽다 보면 어느 순간 그 판단이 흐릿해집니다.
세상에 오직 서로뿐이었던 두 사람의 지난한 시간을 따라가다 보면, 담의 행위가 다른 무언가로 읽히기 시작합니다. 구를 보내지 않으려는 것. 구를 자신 안에 남겨두려는 것. 사랑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 온몸에서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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