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이금이 《허구의 삶》

리수2
2026.06.28 12:41
조회수 24
두 인물이 대비됩니다. 허구는 아무 곳에도 뿌리내리지 않고 떠돌았고, 상만은 거짓으로 다진 반석 위에 뿌리를 내리려 안간힘을 쓰며 살았습니다.
상만이라는 인물
상만은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거나 사랑한 적이 없었습니다. 늘 스스로를 창피해하며 다른 사람이 되기 위해 죽을힘을 다했죠. 그렇게 자라서 어른이 된 상만은 자신에게 상처 줬던 어른들과 다를 바 없는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반면 그가 이룬 것들 — 성실한 아내, 사랑스러운 딸, 공부 잘하는 아들 — 은 온몸을 바쳐 만들어낸 것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자신의 진짜 삶인지는 끝까지 확신하지 못합니다.
K의 여행
소설에는 K라는 여행자가 등장합니다. 다섯 살에 시장에서 엄마를 잃은 K는,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길들을 여행합니다. 갈림길에서 A 대신 B를 선택했다면, 지금 여기의 우리는 어떻게 됐을까 — 그 선택하지 않은 삶들이 어딘가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 이 소설의 흥미로운 설정입니다.
살아 있어 아직 많은 것이 가능했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이 오래 남습니다. 딸 민지의 전화 한 통에 상만은 걷잡을 수 없이 눈물을 쏟습니다. 한없이 괴롭게 허구의 삶을 살았던 스스로에 대한 눈물이었고, 지금 여기 살아 있음을 기뻐하는 눈물이었습니다.
살아 있어 아직 많은 것이 가능했다.
기쁘고 아프고 슬프고 부끄러운 삶이 강물처럼 뒤섞인 채 흘러가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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