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박웅현 《여덟 단어》 '자존'

리수2
2026.06.11 17:03
조회수 32

오랜만에 마음에 밑줄을 긋게 되는 책을 만났습니다.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인데요, 여덟 개의 키워드로 인생과 삶의 태도를 이야기하는 책이에요. 그 첫 번째 단어, '자존'에 대한 내용입니다.
자존,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
자존(自尊). 말 그대로 스스로를 존중하는 마음입니다. 작가는 이 자존이 단단하게 서 있는 사람은 어떤 상황에 처해도 행복할 수 있다고 말해요.
이 부분을 읽으면서 두 개의 라틴어 문구가 마음에 박혔습니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 네 운명을 사랑하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 죽음을 기억하라
언젠가 죽을 것이기에, 살아있는 지금 이 순간이 더 소중해진다는 것. 그러니 지금 내가 처한 운명을 사랑하라는 메시지죠. 멀게만 느껴지던 두 문장이 사실은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남들과 같아야 안심이 되는 문화 속에서
책에는 미국의 '인정(認定) 문화'와 한국의 '동질(同質) 문화'를 비교하는 대목도 나옵니다.
미국은 "너와 나는 생각이 다르다"는 걸 전제로 객관적인 정보를 주고받는 반면, 한국은 "너와 내가 생각이 비슷할 것"이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는 거예요. 남들과 같아야 안심이 되는 문화 속에서 자존을 지키기란 사실 더 어려운 일이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래서 작가가 던지는 조언이 더 와닿았어요.
바깥이 아니라 '안'에 점을 찍고, 나의 자존을 먼저 세우세요.
밖에 찍힌 점(남의 평가, 비교, 시선)을 좇다 보면 끝이 없지만, 내 마음속에 찍은 점들을 가만히 연결해보면 그게 결국 **'나만의 별'**이 된다는 표현이 참 좋았습니다.
자기만의 별을 만든 사람들
책에 소개된 정혜윤 PD의 《여행, 혹은 여행처럼》 속, 강판권 님의 《나무열전》 같은 이야기도 같은 맥락이었어요. 자기 자존을 놓지 않고, 자신이 가진 것이 무엇인지 끝까지 들여다본 사람들. 지난한 삶과의 싸움에서 그들이 이길 수 있었던 유일한 힘이 바로 자존이었다는 거죠.
다른 쪽 잔디가 늘 더 푸르러 보입니다. 하지만 가까이 가보면 결국 똑같이 푸르더라고요. 답은 저쪽에 있지 않습니다. 바로 지금, 여기, 내 인생에 있습니다.
비교에 휘둘리지 않고 내 안의 점을 연결해 나만의 별을 만드는 일. 어쩌면 그게 자존의 시작이 아닐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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