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한옥 한채가 나에게
sunshine mia
2026.04.14 17:37
조회수 27
실제 일어난 일!
나주 도래울 한옥마을에 갔다가.
어떤 한옥집 앞에서 어르신 한 분을 만났다.
“어쩐 일로 왔소?”
“네, 놀러 왔어요.”
“어디서 왔는디?”
“서울이요.”
그러자 어르신이 살짝 목에 힘을 주신다.
“이 동네가 전국 1등 한옥마을인디,
그래서 나가 서울 가서 5천만 원 타갖고 왔어.
여가 그런 마을이여잉.”
“근디 여기는 어떻게 왔으까?”
그냥 웃으면서 인사하고 돌아서는데
어르신이 다시 나를 붙잡으신다.
“근디 성씨가 뭐여?”
“보성 선씨입니다.”
“잉, 보성선씨.
선씨가 그래도 양반인디.”
잠깐 뜸 들이시더니,
“잉, 양반이여. 거기가 양반이지.”
말씀이 길어질 기세다.
슬쩍 빠져나오려고
“고맙습니다.” 인사하고
걸음을 재촉했다.
저만치 멀어지는 나를 향해
어르신이 급하게 한마디 던지신다.
“근디 여기 좋은가?”
“네, 어르신. 참 예쁜 곳이네요.”
그런데…
지팡이 짚으신 어르신 걸음이
왜 나보다 빠르신 거지.
어쩌지…
혹시 넘어지시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은데
어느새 다시 내 앞에 서신다.
“여그가 좋은가? 살고 싶은가?”
그리고 한 마디 더.
“나가 한옥 한 채 그냥 줄랑게, 와서 살어.”
…네?
순간 솔깃했다.
발걸음이 멈췄다.
이게 무슨 말인가 싶어서.
“나가 이 동네서 젤로 부자여.
한옥 한 채 줄랑께, 와서 살어.
그냥 줄 수 있어.”
“네… 그래요…”
“나가 같이 살던 사람 보낸 지 얼마 안 됐어.
그렇다고 여자 생각 나서 그런 건 아니고,
나가 몸이 좀 불편한께
심부름 쪼까 해줄 사람이 필요한디…”
여기까지 듣고 있자니
‘앗, 내 실수다’ 싶었다.
“안녕히 계세요!” 하고
언니들이 있는 쪽으로 뛰어갔다.
뒤에서 들리는
지팡이 소리와
“나가 부자여…” 어쩌고 저쩌고 하는 말씀들.
언니들이 보자마자
“너, 어르신한테 붙잡힐 줄 알았다.”
“언니, 나 곧 한옥 한 채 생길 것 같어.”
무슨 소리냐며 묻는 언니들.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그 자리에서 박장대소.
나주 가서
한옥 한 채 등기부 이전부터 해야 하나 싶고…
옆에서 언니들은
내 어르신 성대모사 듣다가
배꼽 잡고 쓰러짐.
조금만 더 있었으면
계약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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