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평온한 마음 7일차

Lucia1
2026.03.04 23:01
조회수 17
2020년 3월 1일.
코로나로 학원도 휴업해 집에 있게 되었다. 베란다에서 우연히 마주쳤던 고양이가 있었다. 배가 꽤 부른 임신중인 어미냥이었다. 보통 임신을 하면 그 전의 새끼는 독립시키는데 캣초딩인 아들냥이가 어미냥이를 따라다녔다. 마음이 짠해 그날부터 엄마 몰래 집에있는 멸치와 디포리를 삶아 베란다 밖 실외기 위에 올려놓았다. 처음엔 경계하던 녀석들도 배가 많이 고팠는지 매일 찾아와 멸치를 내놓으라 했었다. 그리고 4월1일 어미냥이는 새끼 두마리를 낳았다.
4월에 태어난 아이들 중 한마리만 살아남았고 4년 가까이 우리집을 찾아와 밥을 먹고갔다.
오늘 문득 그 아이들 생각이 나서 베란다에서 예전처럼 이름을 불러보았다. 부르면 어디선가 나타날 것만 같은데 오지 않는 아이들을 보며 마음 한켠이 헛헛해졌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시기에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더 심해졌었고 좋지 못한 생각과 시도가 여러번 있었다. 어느날 문득 내가 죽어버리면 이제 사월이 밥은 누가 챙겨줄까? 매일 아침 8시에 밥달라고 실외기에 올라가 우는 사월이를 생각하니 살고싶어졌다. 부모님이 아시면 섭섭하시겠지만 힘든 시기 어미냥이 루치와 사월이가 나를 살게한게 너무 고맙다.
3년 가까이 밥을 주고나서야 곁을 내어준 그날의 감동은 잊지 못할것이다. 명절이나 아빠 생일, 1월1일이면 안보이다가도 꼭 아침에 찾아와 인사를 하곤했던 사월이 덕분에 조금 더 살면 사월이가 찾아오겠지, 저 사료, 츄르 다 줄때까진 살아야겠다 다짐하곤 했었다. 아마 추운 겨울, 구내염을 이겨내지 못하고 고양이별로 갔을 두 고양이가 나를 살게하고 힘들때마다 큰 위로가 되어주어 너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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