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이별

Ani*
2025.11.17 00:46
조회수 65
파란 온도의 이별
햇빛이 비스듬히 기울던 오후,
나는 너희를 마지막으로 바라보았다.
고요한 상자 속,
파란 잔과 유리의 숨결이
서로를 비추며 작은 파동을 만들던 순간.
손끝에 오래 머물던 온기,
집 안의 공기를 더 파랗게 만들던 너희의 존재가
오늘은 유난히 투명하게 느껴진다.
떠나보낸다는 건
사라짐이 아니라,
내 하루 속에 스며 있던 시간들을
살며시 떼어내는 일.
그래서 더 천천히,
더 조심스럽게 너희를 바라본다.
빛은 여전히 너희를 감싸고
그림자마저 포근해 보이는데,
나는 이제 이 장면을 마음 한쪽에 접어 넣는다.
언젠가 다시 꺼내어 펼치면
오늘의 이 잔잔한 파란 빛이
그때도 나를 위로해 주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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