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고난의 달러 환전 후기

에드몽단테
2022.10.21 21:19
조회수 248
알프레도 집사님에게 달러 환전 후기를 적겠노라고 약속한 바, 신의를 지키기 위해 노곤한 손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여 봅니다.
제목에서 밝힌 바 처럼 환전에 에로사항이....ㅠㅠ

오전중에 다니던 미용실에 들려 머리를 하고 나오니 12시쯤 되더군요.
가까운 곳에 신한은행이 있어 일단 그곳으로 향하였습니다. 번호표를 뽑고 약 20여분 기다리니 제 차례가 오더군요. 이쁜 행원 언냐에게 룰루랄라 여행자수표와 신분증을 꺼내드리고 최대한 공손하게 "환전 좀 해주세요"하고 천진난만한 미소를 보내드렸었죠.
이때까지만해도 앞으로 닥쳐 올 고난을 짐작이나 했겠습니까?
행원언냐는 20대로 보이는 젊은 분이었는데, 처음 수표를 받아들고 조금 신기한 표정을 짓더군요.

'이건 뭐하는 물건이냐?'딱 이런 표정이었습니다. 일단 분주하게 앞에놓인 단말기를 부지런히 두들겨 보더군요. 약 10여분의 시간이 흐르고 이젠 여기저기 전화를 돌려보기도 하고 옆 행원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하고....
이제서야 전 뭔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챘습니다.
은행 본사 외환 담당자까지 호출해가며 뭔가를 열심히 의논하더군요. 약 20여분이 더 소요된 뒤.....
그리고 제가 들은 얘기는 충격적이었습니다.
행원 왈 정말 죄송한데 진위여부를 확인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에서 전산상 바로 확인가능한 수표는 '아멕스'뿐이다.(제가 가져온 수표는 외환은행 발권 visa수표 였습니다.) 이걸 진위 확인을 하려면 미국에 보내야만 하는데, 수수료가 50불정도 발생하고 30일가량 걸린다.
악....200불 환전하는데 수수료가 50불?그것도 30일?
너무 예상치 못한 얘기라 따로 방법이 없냐고 물어보니 주거래 은행에 가보라고 하더군여. 그 곳에서는 수수료가 다를 수 있다네요.
일단 암울한 얘기를 뒤로하고 주거래 은행인 kb를 찾아보았습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더군요. 다시 주차하고 어쩌고 불편한 관계로 도보로 이동하였습니다.
kb는 주거래 은행이라 평소 이체수수료도 무료고 otp카드도 무료발급을 해주던 곳이라 여기는 좀 다를 것이란 기대를 한껏 가지고 행원을 만났습니다.
아주머니 행원이 능숙한 솜씨로 수표를 냉큼 받더니 포커페이스로 척척 일처리를 해주기 시작했습니다. 여기 싸인 해주시고 .....블라블라...이것도 작성해 주시고....
'아 제대로 왔구나'하는 순간 그녀의 포커페이스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앞에 놓인 단말기를 부숴져라 두들기기 시작합니다.
노안이 오셨는지 잔뜩 찡그린 눈으로 한참 단말기를 바라봅니다. "이거 언제쯤 발행된 거죠?" "한 20년 정도요 하하" "조회가 되질 않습니다" .........컥.......어쩌란 건지?
전 난감한 표정으로" 그럼 전 어쩌죠? "아....이 아주머니도 난감하신지 본인 휴대폰을 집어들고 구글링이라도 하기 시작합니다. ㅋㅋㅋ 전 행원이 일하다 말고 휴대폰으로 구글링하는거 첨 봤습니다. 뒤에 손님들 밀려있는데도 열심히 찾아보십니다.
결국 돌아온 얘기는 아무데서도 이걸 환전해 준다는 곳을 못 찾겠답니다. 아 절망 절망...시간은 벌써 2시를 향해가고.....마지막으로 순정 만화의 주인공 같은 눈으로 물어봅니다. "어떻게 방법이 없을까요?"(선생님 제발 살려주세요.)

"외환은행에 가 보세요"
"외환은행 없어지지 않았나요?"
"하나은행이 흡수합병 했으니 거기 자료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하나은행....찾아보니 또 도보 10분 거리입니다. 또 터벅터벅 걸어갑니다. 점심도 건너뛰고 이젠 제 정신이 아닙니다.
거기서 또 번호표 뽑고 30분 정도 기다려 마지막 희망을 걸고 주섬주섬 수표와 신분증을 건네봅니다.
'아....이걸 가보로 삼아야 할까?'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다하며 또 한참을 기다려 봅니다. 여기서도 만만치 않은 물건을 내민건지 단말기를 두들겨 보다 본사에 전화를 돌리기 시작합니다.
심각한 대화가 이어지길 10여분...."선생님, 지금 바로 처리는 힘들 것 같습니다. 본사에서 진위확인 해주는데 하루이상 걸릴 듯 합니다." "그럼 전 접수증을 받고 가야 하나요?" .....난감한 행원, 뭘 주섬주섬 찾아보기 시작합니다.
그렇습니다. 이런경우 매뉴얼이 없던 겁니다. 그녀는 할 수 없이 자필로 A4에 수표를 접수했다고 기입하고 본인 직인을 날인합니다.
아... 이건 뭐...A4 한 장 달랑 받아들고 일어서야 하는 이 찝찝함은 뭔지...(나오기 전에 두 번 발걸음울 피하기 위해 통장을 개설하고 혹시 환전이 되면 여기다 입금해 달라고 부탁까지 하였습니다 )
나오면서 다시 한 번 물어봅니다. "환전이 되긴 하는거죠?" 그녀는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그....그러겠죠...ㅎㅎㅎ"
그리고 만 하루가 지난 오늘.....4시가 되도록 입금이 되질 않습니다.
전화기를 들었다 놨다....
..
그러던 중 은행 메시지가 떴습니다. 결과는....
두구두구..
결과는 말입니다.
.
.
.
.

아....입금이 되었습니다. ㅠ ㅠ
아...그간 맘고생이....ㅋㅋㅋ
오늘의 교훈
1.돈은 반드시 현금으로 보관할 것. (형편되시면 골드로)
2.책상 정리를 자주하자. (이왕이면 서랍들 속속들이)
3.고생끝에 낙이온다???
긴 글 읽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너무 스펙타클한 내용이라 줄이고 줄여도 이만한 분량이 나오는군요.
이상은 엄마찾아 삼만리에 버금가는 환전하러 삼만리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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