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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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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i*

2025.09.04 13:20

조회수 36



삶의 무게


저녁 빛이 컵 가장자리에 걸려  

또렷한 하루를 천천히 넘긴다.  

손바닥에 남은 온기만큼  

지워지지 않는 이름들이 묵직해진다.


나는 가끔 숨을 접어 컵 속에 담고  

입술을 살짝 적신다, 쓰다.  

쓴맛 끝에서야 비로소  

달았던 시간들이 설탕처럼 녹는 것을 본다.


어깨 위에 얹힌 그림자들,  

하나씩 세어보면 전부 사람의 모양이다.  

버티는 법을 가르쳐 준 등,  

붙잡는 법을 잊게 만든 손.


넘치지 않게, 비우지 않게,  

적당함이란 말이 얼마나 어려운지  

밤마다 반짝이는 유리의 떨림이 대신 말해준다.


그러니 오늘은 무너지지 말자.  

금이 간 마음의 가장자리를  

천천히 금박처럼 덮어보자.  

상처가 아닌 문양으로 남을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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