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하루 한장 필사 '가을꽃'
마늘맛고추
2025.02.27 22:55
조회수 11
오늘의 필사 이태준 산문<가을꽃>
미닫이에 불벌레 와 부딪는 소리가 째릉째릉 울린다. 장마 치른 창호지가 요즘 며칠 새 팽팽히 켱겨진 것이다. 이제 틈나는 대로 미닫이 새로 바를 것이 즐겁다.
미닫이를 아이 때는 종이로만 바르지 않았다. 녹비(회.사슴의 가죽) 끈 손잡이 옆에 과꽃과 국화와 맨드라미 잎을 뜯어다 꽃 모양으로 둘러놓고 될 수 있는 대로 투명한 백지로 바르던 생각이 난다. 달이나 썩 밝은 밤이면 밤에도 우련히 붉어지는 미닫이엣 꽃을 바라보면서
그것으로 긴 가을밤 꿈의 실마리를 삼는 수도 없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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