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하루 한 장 필사 '긴 방황'
마늘맛고추
2025.02.13 16:45
조회수 9
오늘의 필사 전혜린 산문<긴 방황>
지금 나는 아주 작은 것으로 만족한다. 한 권의 책이 맘에 들 때(지금은 그것이 벤의 서간집이다) 또 내 맘에 드는 음악이 들려온 때, 또 마당에 핀 늦장미의 복잡하고도 엷은 색깔과 향기에 매혹될 때, 또 비가 조금씩 오는 거리를 혼자 걸었을 때 나는 완전히 행복하다. 맛있는 음식, 진한 커피, 향기로운 포도주. (중략) 햇빛이 금빛으로 사치스럽게 그러나 숭고하게 쏟아지는 길을 걷는다는 일, 살고 있다는 사실 그것만으로도 나는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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