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단.zip] 가족이라는 문제와 사랑

2023.05.12 10:54조회수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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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알쏭달쏭 인생처럼 막막한 동시에 애틋한 존재가 있어요. 바로 가족이요. 가족은 사랑과 증오라는 정답 없는 숙제 같아요.


이런 생각 해본 적 있으신가요? ‘가족은 나에게 무엇일까?’, ‘우리를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하지만 모든 관계가 그렇듯 가족엔 정답이 없어요. 가족의 형태와 모습은 다양한 개성만큼이나 모두 다르니까요. 그래도 여전히 가족이라는 질문을 해결하고 싶다면,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살펴보도록 해요. 그들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다섯 가족이 풀어나가는 서사와 연대의 방식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기어코 용기를 내보는 거예요. 사랑을 표현할 용기를, 혹은 용서할 용기를!



❶ [키워드: 입양가족] 인스턴트 패밀리


"리지는 너희를 미워하는 게 아니라 사랑받는다고 생각하지 않는 거야. 

자기가 얼마나 형편 없는지 하루에 5번씩 떠올리면 

나중엔 자기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을 거라고 믿지.”



사업을 시작하고 각자의 삶에 충실한 ‘피트’와 ‘엘리’. 이 부부는 아이를 원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더 중요한 현실적 고민들이 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부부는 우연히 한 입양 기관의 위탁 가정 모집 영상을 보게 돼요. 어른의 건강한 보호 없이 거리를 떠돌며 위험에 노출된 아이들이 세상에 많다는 걸 알게 되죠. 하지만 막상 시설에 있는 아이들을 만나자 자신들은 감당할 수 없다는 생각에 입양을 주저하는데요. 이때 엘리의 엄마와 동생들이 냉큼 속마음을 표현합니다. “잘 생각했어. 사실 지지하는 척 했지만, 네가 걱정되더라고.” 가족들이 입양을 반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엘리. 갑자기 마음에 오기가 생깁니다. “아니, 방금 한 말 취소할게. 우린 겁나 많이 입양할 거니까, 불만 있으면 꺼져줘!” 그렇게 얼떨결에, 그리고 굳은 의지로 세 아이, ‘리지’와 두 동생 ‘후안’과 ‘리타’를 입양하죠.


그러나 다섯 사람이 가족이 되는 과정은 생각보다 더 어렵고 힘들어요. 부부가 아이들에게 한 걸음 다가서면 아이들은 열 걸음 물러나는 것 같아 보이죠. 매일 돌발상황과 치열한 갈등을 겪으며 이 가족이 도달한 결론은 무엇일까요? 강렬한 끌림과 첫인상을 통해서가 아닌 선택과 배려, 그리고 끊임없는 상처와 이해로 ‘가족’이 되어가는 가족을 만나보세요.


👀 영화 <인스턴트 패밀리>는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어요.



❷ [키워드: 반려동물] 베일리 어게인


"몇 번을 다시 태어나서 찾았어! 이든을 찾았어!”



반려견이 무지개 다리를 건넌 경험을 가진 분이라면, 한 번쯤 상상해보셨을 거예요. 내가 사랑하던 아이가 다른 강아지의 몸을 입고 나에게 다시 찾아와 주는 상상을. 정말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아무리 피곤해도 이전보다 더 자주 놀아주고 안아줄 텐데 말이에요. 그런데 그런 생각도 이어서 해본 적 있나요? 강아지가 몇 번의 환생을 한다면, 매번 주인이 달라질 텐데 이 강아지는 어떤 사람을 자기의 주인으로 생각할까.


영화 <베일리 어게인>은 그러한 상상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입니다. 몇 번의 환생을 거친 개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인간 세상을 그리죠. 개는 매번 다른 이름이 주어지고, 다른 역할을 부여받고, 다른 주인을 만나지만 늘 충실해요. 주인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싶을 땐 주인을 마음껏 핥고, 주인이 슬퍼보이면 어떻게든 도와주고 싶어 하죠. 때론 말괄량이처럼 사고를 치는 것 같아도 사실 주인을 돕고 싶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사람은 자신의 처지를 따져가며 사랑하는 이에게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지만, 개는 그러지 않아요. 자신이 느끼는 마음 그대로를 보여주죠. 이 영화는 반려 동물을 가족으로 둔 분들 뿐만 아니라 유독 가족에게 표현이 어려운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영화 <베일리 어게인>은 ‘왓챠’에서 볼 수 있어요.



❸ [키워드: 대가족] 미스 리틀 선샤인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린 한가족이야. 

가장 중요한 건 서로 사랑한다는 거야.”



요즘엔 보기 드문 대가족인데, 그야말로 ‘콩가루 집안’의 이야기입니다. 일단, 주인공 소개부터 해볼게요. 이 세상엔 승자와 패자, 두 부류만 존재한다고 믿는 아빠 ‘리차드’, 이런 남편을 경멸하는 엄마 ‘쉐릴’, 헤로인 복용으로 양로원에서 쫓겨난 ‘할아버지’, 전투 조종사가 될 때까지 말을 하지 않겠다며 9개월 째 입을 다문 아들 ‘드웨인’, 게이 애인한테 차여 자살을 시도한 프루스트 석학 외삼촌 ‘프랭크’.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인 대회 1등을 꿈꾸는 7살 막내딸 ‘올리브’.


살면서 단 한 번도 같은 목표로 달려본 적 없는 가족이 공동의 목표를 갖게 됩니다. 바로, 올리브가 어린이 미인 대회 ‘미스 리틀 선샤인’에 참가하도록 돕는 거예요. 대회 개최 3일 전에 극적으로 참가권을 받은 올리브는 기대에 부풀어 있고, 가족들은 내키지 않지만 버스로 이틀을 꼬박 달려 캘리포니아로 향합니다.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다투는 이 가족의 여정은 정말 괜찮을까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보라. 이 여섯 가지 색이 섞이면 검은색이 되지만, 각 개성으로 존재할 땐 아름다운 무지개를 이뤄요. 세상의 기준과 속도를 무시하고 자기들만의 개성으로 살아가는 가족의 유쾌한 하모니를 즐겨보세요.


👀 영화 <미스 리틀 선샤인>은 ‘티빙’에서 구매할 수 있어요.



❹ [키워드: 형제 자매] 바닷마을 다이어리


"여기가 네 집이야. 언제까지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늘 ‘가족’을 키워드로 영화를 만드는데, 그의 영화 속 가족들은 조금 특이해요. 생존을 위해 돈이 필요한 ‘타인’이 모인 ‘불법(?) 공동체’라거나, 자신이 사랑으로 6년 간 키운 아들이 알고 보니 병원에서 바뀐 아이라는 걸 알게 된 아빠의 이야기라거나.


<바닷마을 다이어리>가 그리는 가족의 이야기도 어떤 면에서는 일반적이지 않아요. 이 영화는 네 자매의 이야기입니다. 부모님으로부터 같은 피를 물려 받았지만, 서로를 선택한 부부 관계와는 다른 자매 관계. 그러니까, 부모라는 타인이 맺어준 관계인 셈이죠. 그런데 이 자매는 조금 더 복잡해요.


‘사치’, ’요시’, ‘치카’는 한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어요. 반면 막내 ‘스즈’는 언니들과 아버지는 같지만, 어머니가 달라요. 스즈의 어머니는 아버지와 불륜 관계로 부부가 되었거든요. 그러니까, 아버지가 불륜으로 꾸린 가정에서 태어난 스즈와 아버지로부터 버림 받은 사치, 요시, 치카가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예요. 그런데 네 자매가 어떻게 만났냐고요? 다름 아닌 아버지의 장례식에서예요. 아버지라는 존재를 기억하는 방식부터 다른 네 자매의 만남. 이들이 서로에게서 발견하는 자아와 각자의 상처를 함께 치유해가는 이야기를 만나보세요.


👀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는 ‘왓챠’에서 볼 수 있어요.



❺ [키워드: 사회라는 가족] 가버나움



"어른들한테 말하고 싶어요. 

애들을 돌보지 않는 부모가 지긋지긋해요. 

자라서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존중받고 사랑받고 싶었어요. ”



레바논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한 영화 <가버나움>은 열두 살 소년 ‘자인’이 손에 수갑을 차고 법정 원고 석에 서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피고 석에는 자인의 부모가 서있고요.


자인의 부모는 직업이 없어요. 마약 성분이 든 약으로 ‘주스’를 제조해 팔며 간신히 생계를 유지하죠. 사실상 가장은 자인이에요. 물 배달과 길거리 장사로 돈을 벌며 8명 동생들을 돌보거든요. 그러던 어느 날, 자인의 부모는 열한 살 딸 ‘사하르’가 초경을 시작한 것을 알고, 강제 조혼을 보냅니다. 자인은 화가 나 그 길로 가출해요. 그리고 길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나죠. 불법 체류자 ‘라힐’과 옹알이를 시작한 그의 아들 ‘요나스’예요. 이 셋은 원래부터 서로를 알았던 것처럼 금세 마음을 열고 가족이 되는데요. 자인은 그곳에서도 가족을 잃지 않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입니다. 과연 소년은 꿈꾸던 행복을 누리게 될까요?


혼돈과 기적이라는 뜻을 가진 ‘가버나움’. 한 평론가는 기적의 원리를 이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기적은 혼돈 속에서만 일어난다. 혼돈을 벗어난 기적은 없다.’ 무엇이라고 정의할 수 없는 카오스에서 피어난 개인의 기적을 느껴보세요. 가족을 벗어나 사회라는 가족을 만나는 한 개인의 기적을.


👀영화 <가버나움>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어요.



여러분에게 가족은 어떤 존재인가요? 가족을 다룬 영화 중에 추천해주고 싶은 영화가 있나요?



Editor Seulgi Lee

Design Jaehyung Park

Production SIDE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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