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집나간집스터
집 생활이 더욱 풍성해지도록 돕는 꿀단집의 코너 속 코너! '집 나간 집스터'를 소개합니다. '집 나간 집스터'는 홈 크리에이터들에게 도움이 되는 바깥 활동과 유용한 공간, 콘텐츠 등을 소개합니다.
🛒
각종 송년/신년 모임 때 어떤 작은 선물을 나누면 좋을지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 집스터 여러분은 이맘때 자주 방문하는 선물 가게나 소품 편집샵 등이 있나요? 서로에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훈훈한 감정을 공유하려면, 최대한 거창한 품목은 제외하고 일상에서 자주(아낌없이) 쓸 법한 작은 것들을 선물 후보로 두면 좋을 것 같아요.
선물을 고를 땐 온라인으로 봐도 좋지만, 충분히 돌아다니다가 눈과 손으로 직접 탐색하며 골라드는 게 주는 사람에게도 받는 사람에게도 의미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부담이 덜한 가격대일수록 더 자주 나누고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배로 누릴 수 있을 테니, 선물하기 좋은 품목을 다루는 몇몇 가게를 소개합니다. 남녀노소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구석구석 개성 있는 가게가 많은 서촌을 다녀왔습니다!
intro
돌이켜보면, 기억에 남는 선물 대부분은 대단히 비싸거나 귀한 게 아닌, 아주 작은 것들이었다. 글쓰기 창작 수업에서 같은 학우로 만난 분이 수강생 전원에게 연말 따뜻하게 보내라며 양말 한 켤레씩 돌렸을 때. 협업 파트너로부터 받은 소포에 프로젝트 관련 내용물뿐만 아니라 예쁜 엽서와 여행지에서 골랐다는 수첩도 들어있을 때. 내가 호스트로 진행했던 모 리추얼 프로그램의 참여자가 혼자서도 잘 챙겨먹으라며 일인용 전자레인지 찜기를 챙겨주셨을 때. 잔잔한 감동과 함께 전해진 그것들은 한쪽에 모셔둘 물건이 아닌 평소에 쓰고 보는 곳에 자리하는 물건이 되었고, 괜히 한 번 더 눈길도 마음도 가게 되어 있다.
연말연시는 약속을 거의 만들지 않는 집순이 집돌이도 각종 모임을 피할 수 없는 특별 시즌이다. 받은 것도 감사한 일도 많아서 그런 걸까. 이런 분위기에 맞춰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부를 묻고 보은하기 좋으니, 주머니 상황만 괜찮으면 작은 마음의 표시라도 하게 되는 것 같다. 마음 맞는 소수가 모여 아기자기한 시간을 보낼 때면 특히 더 그렇다. 그러니 내 취향의 선물 가게 몇 군데를 미리 지정해 놓으면 그렇게나 마음이 든든할 수 없다.
서촌은 내가 스무 살 때부터 정말 자주 가는 동네이고, 다양한 취향과 연령대를 두루 포용하는 숍이나 문화 공간이 많아 선물 살 일 있으면 꼭 방문을 고려하는 곳이다. 이번엔, 모임을 파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 양손이 너무 무겁지 않은 ‘가볍고 작은’ 물건을 취급하는 가게로 소개해 본다.
⊹
❶ 올라이트 (@allwrite_shop)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5가길 41 상가 1층
💘 추천템: 1/4 Year Diary, Masking Tape, Post Card


기록광들의 문구류 소장 욕구는 연말연시면 어느 때보다 솟구칠 것이다. 앞으로 1년 혹은 분기별 일기와 계획을 책임질 다이어리를 들여야 할 테고, 각종 편지지와 엽서는 이미 많이 가지고 있겠지만 소장용과 별개로 연말연시에 지인에게 쓸 용도로 따로 살 테니까.
사실 나는 텍스트 노동자로 밥 벌이를 하는 사람인 것에 비해 핸드폰 메모장이나 구글 문서 등 디지털 기록에 익숙한 사람이다. 직접 쓰더라도 드로잉북에 가까운 무지 수첩이나 그리드 패턴 용지가 있는 것을 택했지, 용도가 명확하게 정해진 노트를 들이진 않았다. 그래서 겨울만 되면 서점과 대형 문구/팬시용품점 다이어리 코너가 문전성시인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요즘은 아날로그하게 일기 쓰는 사람들 곁을 기웃거리는 게 좋아졌다. 꾸준히 쓰는 데 실패하더라도 계속 사고, 계속 쓰고자 하고, 계속 회고하려는 사람들은 대체로 감정이 풍부하고 인생에 대한 묘한 낙관이 있다. 아마도 나는 그런 기운을 가진 이들이 부럽고 좋았던 것 같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는데, 나는 이들 곁에서 내내 고민만 하다가 삼십 초반에 인생 첫 내돈내산 다이어리를 들이게 된다. (…이것도 꽤 빠르다고 생각한다.)


사진: (아래) 온라인몰 상세컷
연말연시 다른 누구도 아닌 날 위한 선물. 올라이트의 스테디&베스트셀러라 할 수 있는 ‘1/4 다이어리’ 한 권을 샀다. 이 즉흥적이고 호쾌한 의욕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므로, 나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혹여나 표지에 질리는 상황이 생길까 싶어, 많고 많은 것들 가운데서 어떠한 이미지나 과감한 컬러가 없는, 포장용으로 많이 쓰이는 크라프트지 감성의 다이어리로 선택했다. 자주 열어서 커버가 해졌을 때 멋이 생길 것 같기도 하다.
여기에 많은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기를 바란다. 하다 못해, 그날 먹은 간식이나 누가 미웠다거나 오늘은 길에서 어떤 색의 장미를 봤다거나 하는 이야기라도. 말이 버거우면 서툰 그림이라도. 내 서재 테이블 위 시간이 올해보다 더 풍성해질 수 있기를. 2025년엔 나 역시 누군가에게 아주 디테일하고 낙관적인 인생을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걸 인지하고 나니, 연말연시에 다이어리를 사는 것 자체가 ‘희망’의 행위임을 조금 알게 된 것도 같다.

❷ 삭스타즈 (@sockstaz)
📌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9
💘 추천템: SOCKSTAZ FASHION gift set, MOISMONT scarf, I HATE MONDAY stocking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 BDNS]에서 문상훈 님이 선보인 서촌 브이로그(영상)가 잔잔하게 회자되고 있다. 작지만 분명하고도 귀한 행복을 수집하는 그의 모습이 인상적으로 그려지는데, 삭스타즈 서촌점을 방문하며 그는 이렇게 말했다. “기분 좋음을 완성하는 건 양말이라고 생각합니다. ‘패션의 완성은 양말이다’ 같은 말도 있지만, 제 포인트는 패션의 측면을 말하는 게 아닙니다. 기분 좋음에 포인트를 맞추자는 겁니다.’
공감한다. 나는 올해 초반에 삭스타즈와 작은 협업을 진행했는데, 서촌점 오픈 기념으로 2층에 자리하는 매대에 북 큐레이션을 하는 작업이었다. 양말 놓을 곳도 부족해서(양말이 그만큼 종류별로 많다는 뜻이다) 책만을 위한 공간은 넉넉하지 않기 때문에 아주 신중하게 책을 선별했는데, 과정에서 책과 양말은 상당한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일단, 두 물건이 제공하는 경험은 속옷을 착용하는 것만큼이나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이라는 것이다. 테이블이나 침대처럼 2인 이상이 동시다발적으로 공유하기 힘들다는 성질을 갖고 있다. 양말은 신체의 ‘발’이라는 좁은 면적을 위한 패션용품이고, 책은 내면의 ‘고양감’을 위한 한 권의 불쏘시개다. 즉, 양말은 전체 룩을 완성시키기 위한 한끗이고 책은 내면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한끗이다.
문상훈 님이 설명하는 양말의 ‘기분 좋음’이란 바로 한끗 차이로도 일어날 수 있는,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건 미미하지만 매우 독립적이고 강렬한 감정이지 않을까.


사진: (아래) 온라인몰 상세컷
나는 여러 얼굴을 떠올렸다. 지금 이 시점에서 그 ‘한끗’ 도약이 필요한 친구가 누구일지. 작은 변화로 작은 기분이 생기는 것을 주목하는 작업이 필요한 친구가 누구일지. 음음, 양말의 주인은 정해졌다.
일부러 빨간 박스로 포장된 크리스마스 패키지를 골라보았다. 삭스타즈 자체 디자인 라인 중 우먼 울 립 기프트 세트다. ‘라벤더-다크클라우드’ 조합은 흔하지 않은 색 조합이라 더 마음에 든다. 내가 떠올린 그 친구는 (종교와 상관없이) 전국민 이벤트이기도 한 크리스마스에 별 감흥이 없을 것이다. 새해가 바뀌는 것도 의미없게 여긴다. 때때로 그는 아무런 마음 없이 지내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골랐다. 예쁜 양말은 죄가 없고, 예쁜 포장도 죄가 없고, 이러나 저러나 분명히 좋은 기분을 주니까! (그러고 보니, 편한 잠옷 모으는 취미처럼 실내용 양말을 수집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은데.. 내 것도 살까?)

❸ 두 번째 인도(@2ndia)
📌 서울 종로구 필운대로 25 1층
🛒 https://blog.naver.com/2nd-india/221352204548
💘 추천템: 다용도 파우치, 솜패딩 스카프, 손수건, 이불


두 번째 인도는 올해의 발견이다. 우연찮게 방문한 식당에서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고 고개를 돌리자, 바로 옆에 이곳이 있었다. 나는 신비로운 이끌림을 느껴 동행인의 옷깃을 잡아끌었고 함께 입장했다. 그리고 우리는 (조용한) 탄성을 연신 질러댔다. 키친 클로스부터 누빔 자켓, 티 코스터, 반다나, 이불, 앞치마, 가방, 베개 커버, 패브릭 커버를 입힌 줄 노트 등 화려하고 아름다운 패턴의 물건들이 첩첩으로 쌓여 있었다. 인도산 패브릭과 소품을 소개하는 편집숍이 서촌에 있다니!
앞으로 내 선물 가게 즐겨찾기 리스트에 당당히 한 자리를 꿰차겠구나 싶었고, 연말이 오자 어김없이 달려갔다. 장소를 사직로에서 필운대로로 이전하였는데, 전보다 접근성이 좋아졌다. 사고 싶은 게 이미 정해져 있던 나는 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보기 좋게 디피되어 있는 물건들 틈에서 빠르게 원하는 것을 찾았다. 파우치. 바로, 엄마를 위한 파우치였다.


사진: (아래) 현장 구매한 파우치
내겐 이미 증정으로 받거나 직접 산 파우치가 몇 개 있다. 메이크업을 좋아하고 언제나 짐이 많은 보부상이기 때문에 크기별로 파우치 하나씩 구비해 두는 게 편하다. 그런데 본가로 내려간 언젠가, 엄마의 출근용 백을 구경하다 썰렁함을 느꼈다. 너무나도 단촐한 구성인 것이다. 핸드폰, 카드 지갑, 여분의 양말, 립스틱, 핸드크림. 끝.
워낙 미니멀한 라이프를 선호하고, 나와는 달리 선크림과 립스틱 하나로 화장을 끝내버리는 엄마이기에 엄마답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 한 구석에 슬픈 의심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지나가듯이 내게 던진 말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도 해보고 싶고 입어보고 싶고 발라보고 싶은 거 많았지. 기다리면 그날이 곧 올 줄 알았어. 그런데 그거 할 수 있는 때가 왔을 땐 너무 늙어버렸더라. 어울리지 않아.”
세월의 무상함과 무거움은 덜어낼 수는 없다. 그러니 삶과 자기 자신에 대한 애정과 호기심을, 날 짓누르는 무게 못지 않게 얹어야 중심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나는 엄마가 비워낸 혹은 아무것도 들이지 못한 마음에 무엇이든 채우고 담아보기를 바라며 혹은 내가 그걸 도울 수 있기를 바라며, 작은 주머니를 하나 선물하고자 한다. 연말에 고향으로 내려가는 가방을 쌀 때 용돈봉투와 함께 잊지 않고 챙겨야지. 집에서 집으로, 언제나 나의 진짜 집은 따로 있는 듯한 이 기분을 오래오래 느낄 수 있기를!

❹ Editor’s Pick:
다양하고 감각적인 브랜드와 카테고리를 아우르는 온라인 셀렉트 숍 추천
“서촌 방문이 힘든 지방 거주 집스터, 연말연시에 이미 일정이 가득하여 시간 내서 오프라인 쇼핑하기 어려운 집스터, 주목해 주세요. 집에서도 편하게 멋진 선물 마련할 수 있어요. 믿고 구경할 수 있는 온라인 숍 세 군데를 소개합니다!
오리지널 제품뿐만 아니라 아티스틱한 공예품과 감도 높은 해외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는 ‘twl’, 다소 독특하지만 귀엽고 실용적인 용도를 갖춘 제품을 통통 튀는 섬세한 설명으로 접할 수 있는 생활 용품&선물 전문 셀렉트숍 ‘카인더앤젠틀러’, 문구/ 수납정리/ 향기 제품/ 인테리어 오브제/ 생활 패브릭/ 가구/ 아트북 등 없는 게 없을 것 같은 ‘더캑터스호텔’입니다. 멋진 곳들이라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있겠지만, 좋은 건 또 봐도 좋으니까, 연말연시 기념으로 나와 친구, 연인, 가족, 동료를 위한 작은 물건들을 서칭해 보아요!”
- twl(@twl_shop)

💘 추천 브랜드: TWL Originals, AZMAYA, Portraits and People
- 카인더앤젠틀러(@kinderandgentler)

🛒 https://www.kinderandgentler.com/
💘 추천 브랜드: People I’ve Loved, Puebco, Merchant & Mills
- 더캑터스호텔(@thecactushotel)

🛒 https://smartstore.naver.com/thecactushotel
💘 추천 브랜드: Hightide, Amabro, P.F. Candle
⊹⊹
여러분의 집과 마음에 자리 잡은 ‘작은 선물’은 무엇이 있나요?
집 나간 시간도 칩거의 시간도
결국 즐겁고 유쾌하고 창조적이었다 말할 수 있는 건,
항상 선물처럼 존재하는 우리 내외면의 사랑 덕분이지요.
소중한 사람과 그리고 든든한 자기 자신과
마음을 공유하고 마음을 기억하며, 행복하게 겨울 나시기를 바라요!
집스터 친구들 모두 Happy New Year~ 🎂🎉
Credit
Edit Haeseo Kim
Photo Haeseo Kim, Jeonghyeon Kim
Design Jaehyung Park
Production SIDE Collect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