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집 나간 집스터
집 생활이 더욱 풍성해지도록 돕는 꿀단집의 코너 속 코너! '집 나간 집스터'를 소개합니다. '집 나간 집스터'는 홈 크리에이터들에게 도움이 되는 바깥 활동과 유용한 공간, 전시 등을 소개합니다.
🛍️ 시장에서의 하루, 일상을 여행처럼 즐기는 법
연말이 다가오며 크리스마스 준비가 시작되면, 어릴 적 추억이 떠올라요. 초등학교 친구들과 운동장 정글짐에서 술래잡기를 하던 기억, 이모 손을 꼭 잡고 목욕탕에 가던 기억, 시장 한복판에서 과자 사달라고 때쓰다가 엄마한테 혼나던 기억. 그렇게 별것 아닌 시절을 떠올리다가 지금의 나를 보면, ‘나는 커서 딱 내가 됐구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그 시절 좋아하던 것들을 여전히 사랑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면서 말이죠.
추억을 떠올리다 보니, 괜히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몽글몽글 피어나네요. 생경한 공간에서 익숙한 기억을 마구 끄집어내고 싶어져요. 이제 와서 항공권을 끊기는 애매하고… 오래 머뭇거리는 대신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향했어요. 바로 시장! 한 손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다른 손에는 현금이 든 지갑을 쥐고서 말이죠.

예전이나 지금이나 우리 집은 시장과 가깝다. 어린 시절엔 집에서 시장까지 어른 걸음으로 5분 거리였는데, 그게 나에게 여러모로 유리한 조건이었다. 엄마의 두부 심부름도 빠르게 해치워 매주 용돈 천 원씩 거저 받을 수 있었고, 학교 준비물을 깜빡해도 시장에 가면 꼭 친구 한 명은 만날 수 있었기에 다음 날 선생님께 손바닥 맞을 일을 줄일 수 있었다. 시장은 나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함께 사는 세상을 보여줬다.
시장은 엄마와 나의 전쟁터이기도 했다. 주로 공격은 내가, 엄마는 방어를 하는 입장이었으나 번번이 이기는 쪽은 엄마였다. 엄마는 매달 정해둔 예산 내에서 돈을 철저하게 쓰는 편이었는데, 콩고물을 바라며 시장에 따라나선 내가 과자를 사달라고 조르면 엄마의 소비 방어력은 곱절로 상승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의아한 점은, 과자는 그렇게 안 사줬으면서 ‘호떡 먹고 싶다’는 말에는 쉽게 지갑을 열었다는 것인데 그저 엄마가 호떡을 좋아했기 때문이라는 이유 외엔 설명이 안 된다.😇 무엇보다 시장은 사람 구경 좋아하는 내게 무한한 상상력을 키워준 4차원 세계였으며 공감 능력을 증폭 시켜준 삶의 현장이었다.



▲ 여행지에서 찾았던 시장의 모습들
이렇게 다양한 이유로 시장을 좋아했기에, 시장에만 가면 감정이 밀가루 빵 반죽처럼 두툼하게 부풀어 오른다. 하지만 아쉽게도 문명이 발전할 대로 발전한 요즘엔 시장에 갈 일이 많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이나 대형 마트가 훨씬 편리하고 쉬우니까.
그럼에도 어김없이 꼭 시장을 찾는 경우가 있으니 바로 여행지에서 그렇다. 여행지에 가면 꼭 시장 투어를 일정에 넣어 하염없이 걷거나 구경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정돈되지 않은 채로 쌓인 제철 먹거리와 캐주얼하게 오가며 대화를 주고받는 사람들의 모습이야말로 진짜 로컬을 보여주는 것 같달까? 어느새 여행지에서만 찾는 곳이 되어버린 시장. 오랜만에 집 근처 시장으로 여행을 떠나봐야겠다.
시장에서 즐기는 익숙하고 생경한 추억 여행
step1. 카드 대신 현금 준비하기
▲ 지갑 속에 남아 있는 지난 여행의 흔적
여행지에서는, 특히 해외여행을 갈 때는 꼭 환전을 한다. 요즘은 웬만하면 카드를 사용할 수 있기에 현금이 별로 필요하진 않지만, 물성이 있는 화폐는 소비에 감칠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현금을 쓰면 내가 얼마를 사용하는지 체감할 수 있다. 나는 오늘의 여행을 준비하며 ATM기에서 현금 5만 원을 인출했다. 요즘 5만 원으로 얼마나 많은 걸 할 수 있으려나?
step2. 제철 과일과 야채 구경하기

시장에 들어서니 고소한 참기름 냄새, 달콤한 호떡 냄새, 비릿한 생선 냄새 등 갖가지 냄새가 어울려 나를 반겼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시장에서 가장 먼저 내 눈을 사로잡는 건 과일과 야채들이다. 과일과 야채는 형형색색 자태를 뽐내며 계절을 알린다. 요즘 시즌 인기 품목은 아무래도 배추와 무인 듯했다. 김장 시즌인 것이다. 젊은 방문객들은 배추나 무에 별 관심이 없었지만, 어르신들은 수레형 장바구니를 끌고 다니며 김장 재료를 담기 바빴다.
나는 아직 김장은 자신 없는 초보 주부라서 배추와 무는 곁눈질만 하고 과일 가게로 자리를 옮겼다. 집에서 사과를 먹어본 게 언제던가… 괜히 사과를 만지작거리며 가격표를 보는데 뜨헉! 사과 값이 금값이라는데 정말 그랬다. 그래도 시장이니까 이 정도였다. 그 자리에서 ‘컬리’ 앱을 켜보니 거의 두 배 가격이 아닌가! 컬리가 명확한 비교 대상이 되어준 덕에 작은 사과 6개에 5천 원을 지불했다.
step3. 추억이 묻은 시장 간식 먹기
제철 재료와 갖가지 식재료 사이사이에는 간식 가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고소한 기름 냄새가 코로 솔솔 들어오자 배는 꼬르륵 소리를 내며 어서 지갑을 열라며 부추겼다. 일상의 여행을 위해 시장을 찾은 만큼, 명분도 충분했다. 호떡을 먹을까, 꽈배기를 먹을까, 떡볶이를 먹을까…. 호떡을 볼 때는 엄마와의 시장 추억이 지나가고, 꽈배기에서는 쫄깃한 식감이 떠오르고, 떡볶이집 앞에서는 꾸덕꾸덕한 떡볶이 국물에 김말이 튀김을 푹 찍어 먹는 상상을 한참 했다. 아무래도 어느 가게든 들어가야 할 듯싶었다. 빨리 배를 채우지 않으면 간식 값으로 남은 돈을 다 쓸 게 분명했다.


고민 끝에 고른 메뉴는 떡볶이. 오랜만에 투박한 시장 떡볶이를 먹고 싶었다. 수북이 쌓인 튀김 앞에 서자 주인 아저씨가 2, 3층 루프탑이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김말이, 야채튀김, 오징어튀김, 그리고 순대 튀김을 골라 담고 2층으로 올라갔다. 사장님 말대로 시장의 전경이 보이는 루프탑이(?) 꽤 정겹다. 훤히 뚫린 창밖으로 맞은편 생선가게의 짠 내가 올라왔다. 이곳은 그야말로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곳.
주문한 떡볶이와 튀김이 나왔는데, 떡볶이 양이 심상치 않았다. 분명 1인분만 주문했는데, 언뜻 봐도 2인분이다. 결국 음식은 다 먹지 못하고 배를 튕기며 마무리 해야 했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이후에 식재료 충동 구매를 막았다.
step4. 좋아하는 제철 음식 장바구니에 담아오기

요즘 들어 자꾸 어릴 때 먹던 음식이 떠오른다. 가을만 되면 생각나는 음식은 바로 할머니의 ‘꼬막무침’. 할머니 댁은 갯벌을 가까이에 둔 전라도 부안이라서 꼬막을 비롯해 굴과 다양한 조개 음식이 흔하다. 김장철 즈음에 할머니 댁에 가면 밥상엔 꼭 꼬막무침이 올라왔다. 할머니의 꼬막무침은 식구들 사이에서 늘 인기 메뉴였다. 스무 명이 넘는 식구들의 입을 만족시키려니 할머니의 손은 클 수밖에 없었는데, 꼬막을 아무리 많이 무쳐 올려도 식탁에는 5분도 안 되어 껍데기만 남았다. 할머니 음식을 먹고 자란 손녀의 기억에 자리한 레시피로 만들 꼬막무침. 기분 좋은 설렘과 긴장감이 생겼다.
step5. 싱싱한 재료로 저녁 해 먹기
할머니에게 “이건 어떻게 만들어요?”라고 물으면 대답은 늘 이런 식이다. “간장 두 숟갈 정도 넣고, 꼬치가루 적당히, 마늘 째끔 넣어라이~ 많이 느면 쓰다. 매운 꼬치도 좀 썰어 넣고, 챔기름 넣고.” 여전히 귓가에 선명한 할머니의 목소리를 떠올리면서 숟가락을 휘저었다.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할머니의 레시피는 그 이전부터, 어쩌면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온 레시피일지도 모르겠다. 나는 통통한 꼬막에 양념장을 비비며 오늘 거닌 추억과 그보다 훨씬 더 이전의 시간을 톱아봤다. 내가 오늘 시장을 걸으며 느꼈던 생경함은 잊고 있던 익숙함에서 오는 감각이었다. 이제 달라진 시대에 이미 살아온 시절을 다시 넘어간 시간 여행. 꼬막 비빔밥을 한 술 크게 떠서 입에 넣으며, 그 감각을 오랫동안 곱씹었다.
🦪 내가 만든 꼬막무침 레시피
양념장 재료
다진마늘 20g 청양고추 12g (생략 가능) 대파 10g 부추 30g (부추 좋아하면 더 많이) 진간장 100ml 고춧가루 30g 설탕 5g 참기름 15ml 깨 조금
꼬막무침 만드는 법
❶ 꼬막 1kg를 흐르는 물에서 3~4회 정도 박박 씻어주세요.
❷ 큰 보울에 소금물을 만들어 꼬막을 넣고, 검은 봉지를 씌워 2시간 정도 놔둡니다. 꼬막이 물고 있던 벌을 뱉을 거예요.
❸ 2시간이 지나면, 다시 한 번 흐르는 물에 3회 정도 깨끗이 씻어주세요.
❹ 꼬막이 1/3 정도 입을 벌릴 때까지 중불에서 꼬막을 삶아주세요.
❺ 잘 익은 꼬막을 건져 올린 후 껍질을 분리해줍니다. (꼬막 비빔밥으로 먹을 게 아니라면 한 쪽 껍질만 떼어주셔도 됩니다.)
❻ 분리한 꼬막살을 찬물에 한 번 헹궈주세요. (꼬막 삶은 물로 씻는 게 감칠맛을 위해 더 좋다고 하는데, 저는 꼬막 맛을 조금 포기하고 조금 남은 벌을 헹구고 싶었어요. 대신 너무 박박 씻으면 꼬막의 맛이 날아가니까 살짝 헹구기!)
❼ 그 다음은 양념장 만들기. 간장, 고춧가루, 설탕, 참기름, 다진 마늘과 다진 청양고추를 넣고 섞어주세요.
❽ 양념장에 꼬막살을 붓고 다진 파와 깨를 넣고 비벼주세요.
❾ 부추는 2~3cm 정도 크기로 썰어서 ❽에 넣어도 좋고, 비빔밥 고명처럼 올려도 좋아요.
제철 음식으로 만드는 가을 레시피 추천! ✨
몸을 뜨끈하게 만들어주면서 맛있는 요리 레시피를 공유합니다. 가을 제철 음식으로 따뜻한 11월 보내세요!
❶ 야들야들 무조림 만들기 with 마카롱여사

❷ 굴감바스 만들기 with cookcookmeal

❸ 배도라지청 만들기 with 밀라논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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𝗘𝗱𝗶𝘁𝗼𝗿 Seulgi Lee
𝗗𝗲𝘀𝗶𝗴𝗻 Jaehyung Park
𝗣𝗿𝗼𝗱𝘂𝗰𝘁𝗶𝗼𝗻 SIDE Collectiv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