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작가가 집을 사랑하게 된 여행의 이유

2024.10.10 10:49조회수 4152

about 나의집은나의우주

나의집은나의우주 는 집에서 자기만의 우주를 만들어나가는 홈 크리에이터들의 작업 과정을 조명합니다. 집에서 나만의 것을 만드는 팁과 영감을 전달합니다. 우리는 집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어요. 🪐


ep.17 삶을 여행으로 그리는 여행 작가 안시내

안시내 작가는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이라는 첫 책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여행, 사람, 사랑에 관한 주제로 글을 쓰고 있어요. 20대에 배낭 하나와 설렘 가득한 마음을 안고 세계를 누비고 왔지요. 끝없는 하늘 아래 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기도 하고, 때론 이름 모를 골목에서 눈부신 햇살과 맞닥뜨린 그의 여정 속에는 따뜻함이 있습니다.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눈을 열어 주었고, 따뜻한 미소와 이야기는 마음 깊이 새겨졌어요. 긴 여행을 일삼던 안시내 작가는 이제 집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여행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창문 너머로 들려오는 바람소리에도, 책 속의 한 구절에도,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작은 모험을 찾아 떠나며, 세상과 연결되고 사람들과 만나는 기쁨을 느낍니다. 안시내 작가의 우주 속으로 함께 떠나볼까요?


🧘🏻‍♀️ 안시내 작가의 ROOM TOUR


* 모바일에서 영상이 잘 안 보인다면, 영상을 재생시킨 후 우측 하단의 네모 버튼을 눌러주세요!


🧳 안녕하세요. 여행 작가 안시내입니다.



안녕하세요, 여행 작가 안시내입니다. 여행 작가가 된 지는 11년이 되었고, 지금까지 일곱 권의 책을 냈어요. 첫 번째 책은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이라는 제목으로, 대학생 시절에 휴학을 하고, 쓰리잡을 뛰어서 모은 돈으로 세계 여행을 떠난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적은 돈으로 떠난 여행이었기 때문에 현지인들과 많은 이야기가 생겼고, 독자분들이 그 이야기를 좋아해 주셔서 아직까지도 스테디셀러로 남아 있는 고마운 친구입니다.




🎒 여행 작가가 집에 애착을 갖게 된 이유는?

책 작업 외에 제가 하는 일은 전국을 취재 다니면서 기사를 써요. 일이 많을 때는 끊임없이 글을 써야 해서 집에서 주로 작업합니다. 여행 작가는 루틴한 직업이 아니잖아요? 그 과정 속에서 유일하게 루틴을 찾을 수 있는 공간이 집입니다. 일어나서 씻고, 요가를 하면서 몸을 풀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습니다. 좋은 글을 읽으면 저도 글을 쓰고 싶어져서 빨리 작업에 매진하게 되더라고요. 글쓰기 전에 독서는 루틴이 되었어요.




🏺 여행 소품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

제가 배낭 여행자이다보니 소품을 많이 가지고 올 수는 없었어요. 그래서 최대한 가볍고, 그 나라를 기억할 수 있는 엽서나 작은 물건들을 사서 가져오곤 했습니다. 예를 들어, 엽서를 많이 사요.



액자 속에 들어 있는 게 우크라이나 벼룩 시장에서 500원 정도를 주고 산 엽서예요. 이 엽서만 봐도 이 엽서를 팔던 할머니의 얼굴과 그 날의 날씨 등 추억이 떠올라요. 파일 홀더를 들고 가면 엽서를 구겨지지 않게 들고 올 수 있어서 엽서를 많이 파는 편이고요.



이건 10년도 더 된 그림인데요. 굉장히 적은 돈으로 여행을 떠난 가난한 여행자였다보니 저에게 베풀어주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래서 당시에 저는 그 분들을 위해서 그림을 그려서 선물로 줬는데요. 인도에서 만난 아이에게 주려고 그렸던 그림이 있는데, 그 그림을 깜빡하고 가져와 버렸어요. 2년마다 이 아이를 보러 가는데 두 살이었던 이 아이가 올해 만났더니 이제 키가 저를 앞지른 거예요. 그런 추억이 있는 그림입니다.



가난한 여행자로서 다이어리 하나, 연필 하나만 들고 여행하던 시절의 추억이 생각나서 제 여행 신전에 두는 편입니다.





글 쓰는 사람들은 생각이 많잖아요. 그래서 멍 때리는 게 도움이 돼요. 제 책상 앞에 붙어 있는 그림이나 글, 편지를 보면서 뇌를 잠시 환기시켜 주는 거예요. 한 번 뇌를 스위치오프 시켜줘서 내 쓰던 스토리에서 벗어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거예요. 예를 들어 우울한 감정에 대해 글을 쓴 후에는 그 감정이 끝나지 않아서, 다른 감정을 다시 불러오기가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여행의 추억이나 친구들이 보내준 사랑의 언어들을 보는 거죠.




제가 자주 찾는 제주도의 타시델레라는 게스트하우스가 있어요. 몇 천 평이 되는 공간에 대문이 닫혀 있는데 그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다른 세상이 펼쳐져요. 몽골의 게르도 있고, 본관은 네팔처럼 꾸며져 있고. 밤에는 근처에 건물이 하나도 없어서 별이 많이 보여요. 주인분이 해녀 출신인데요. 게스트하우스를 직접 다 목공을 해서 만드셨어요.

이번에는 편백나무로 히노키 탕을 만드셨는데 욕조에 앉아서 바람을 맞으며 밤하늘의 별도 보고 쉴 수가 있어요. 저는 이곳을 짧게 가지는 않아요. 보통 한 달이나 두 달. 더 길게도 머무는데요. 작업하다가 진짜 환기가 안 될 때 찾아가요. 이곳은 한국 같기도, 인도 같기도 하고, 세계의 여러 나라가 한데 모인 공간이에요. 그래서 작업하러 종종 갈 때가 있습니다.




인터뷰를 하다보니까 옛날 집에 대해서 제가 애착을 가지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집에도 저는 애착을 가지고 있었나봐요.


“철제 계단의 삐걱임, 널기만 하면 금세 마르는 빨래, 회기역 앞의 스냅백을 쓰신 붕어빵 할아버지, 서홍하이퍼마켓 앞 단골 포장마차의 다디단 떡볶이 맛, 꽃갈피 카페 사장님의 무뚝뚝하고 다정한 인사, 옥탑에서 내려다 보이는 어두운 밤 대학생들의 시무룩한 걸음거리, 화단에 말라가는 꽃들, 별들이,

잘 돌아왔다고 말해주면서, 나를 안아준다. 마음이 편안해진다.

그제야 난 안심하며, 익숙한 냄새를 잔뜩 마셔본다. 어쩌면 내가 마음껏 떠날 수 있는 것은 돌아올 곳이 정해져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저 떠나는 것이 전부였던, 지금보다 어린 시절의 나는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돌아올 곳이 있기 때문에 떠날 수 있는 것이고, 붙잡아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흔들릴 수 있는 것이다.”

_<멀리서 반짝이는 동안에> 중


대학생 때 쓴 문장인데요. 결국 집이라는 곳은 나라는 사람을 가장 잘 보여주는 곳이에요. 약속도 집에서 가지는 걸 좋아해서 집에만 들어와도 이곳을 다녀간 친구들의 얼굴, 작업을 계속해 나간 나의 삶, 편안한 침대에서 아무 걱정없이 잠 든 밤, 그런 순간들이 느껴집니다.




🏡 안시내 작가에게 집이란?

“집은 온 세상입니다. 창문 밖으로 펼쳐진 하늘은 지평선을 넘어 다른 나라의 하늘과 맞닿아 있고, 바람 한 줄기에도 먼 나라의 향기가 묻어옵니다. 벽 너머로 들려오는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는 세상 모든 곳의 목소리가 숨 쉬고 있죠. 저는 이 작은 공간 안에서 커다란 세상을 여행합니다. 매일 새로운 책 한 권이 새로운 나라가 되고, 작은 꽃 한송이에도 먼곳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이렇게 집이라는 공간에서 저는 온 세상을 품고 모든 여행의 시작과 끝을 그립니다. 모든 순간이 여행이 되어 나를 어루만지는 나의 집은 어디든 될 수 있는 온 세상입니다.”

- 여행 작가 안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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𝗖𝗮𝘀𝘁 Sinae An

𝗩𝗶𝗱𝗲𝗼 & 𝗘𝗱𝗶𝘁 Soohyun Lee

𝗣𝗿𝗼𝗱𝘂𝗰𝗲𝗿/𝗣𝗵𝗼𝘁𝗼 & 𝗘𝗱𝗶𝘁 Hyeyoon Chung

𝗗𝗲𝘀𝗶𝗴𝗻 Jaehyung Park

𝗣𝗿𝗼𝗱𝘂𝗰𝘁𝗶𝗼𝗻 SIDE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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