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수필보다 재미있는 나의 일상을 그립니다

2024.12.20 10:33조회수 7399

about 마이라이프집

마이라이프집 은 다양한 활동을 주제로 집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집스터들을 조명합니다. ‘우리는 집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지’를 실현하고 있는 집스터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꿀팁을 담아 전해드릴게요. 함께 활동하는 집스터분들의 이야기가 여러분들께도 많은 영감이 되기를 바랍니다.


ep.20 소설, 수필보다 재미있는 나의 일상을 그립니다

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꼬리꼽터를 흔들며 달려 나와 우리를 반겨주던 반려견 홍시. 그리고 다정하게 커피와 케이크를 내어주던 함수씨 님. 라이프집에서 함수씨 님의 그림, 글과 사진을 보고 있으면 ‘어떻게 이렇게 섬세한 시선을 가졌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추운 겨울에 난로를 켜 놓은 듯 마음 한 켠이 뜨끈하게 데워지곤 했는데요. 글에서 보던 섬세함과 따뜻함이 집 안 곳곳에도 베여있더라고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 집스터 여러분은 올 한 해를 어떻게 기억하고 싶으신가요? 나의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기록하는 집스터 함수씨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의 2024년을 돌아보고 기록해 보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라요 🙂


“소설, 수필도 재미있지만 세상에서 저는 제 이야기가 제일 재미있어요. 그 누구도 경험할 수 없고 기억할 수 없는 나만의 이야기잖아요.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기 보다 나를 위해 그림을 그립니다. 먼 훗날 지금의 나를 기억하고, 추억하기 위해서요.”




안녕하세요. 라이프집에서 그림 그리고 사진 찍으며 일상을 기록하는 집스터 ‘함수씨’입니다.





함수씨 님, 안녕하세요.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기뻐요. 라이프집에서 보던 그림들이 집안 곳곳에 걸려있네요. 반가워라. 이 강아지 오브제들은 함수씨 님이 키우는 반려견 홍시인가요?

네, 제가 도자기를 배우면서 홍시를 뮤즈로 직접 만든 것들이에요. 한쪽 손을 들고 있는 홍시는 회사 책상에 두고 보고 싶을 때마다 손을 잡아주기도 했답니다. (웃음)


너무 귀여워요! 그럼 언제부터 그림을 그리신 거예요?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리고 미대에 입학했지만, 그 당시에는 나를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았어요. 강아지를 키우면서 본격적으로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하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나를 ‘그림 그리는 사람’으로 인정해주게 된 것 같아요.


주로 어떤 것들을 그림으로 기록하시나요?

제 그림에는 주로 강아지와 새가 등장합니다. 항상 일상을 함께하는 홍시가 제 그림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인공이고, 새는 아버지와 깊은 관련이 있어요.






집 곳곳이 함수씨 님의 취향으로 가득 차 있네요! 이 지류함 위에 노트들은 뭐예요?

라이프집에도 올렸던 그림들이 담겨있는데요. 한 가지 색을 지정해서 그림을 그린 노트들이에요. 왼쪽은 옐로우 컬러로만 그림을 그렸고요. 가운데는 블루, 오른쪽은 그린이에요.



하나의 노트에 한 가지 색을 지정해 일상을 그리고 모아두니 의미 있고 색다른 것 같아요!

연희동 산책하며 그린 노트도 있어요. 홍시와 산책하며 생기는 에피소드들을 기록한 노트예요.



그림으로 그려진 함수씨 님의 기억들로 가득 찬 집이군요.(웃음) 함수씨 님은 일상을 섬세하게 관찰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어떻게 그런 섬세한 그림 기록을 하시나요?

저는 저의 일상이 소설이나 수필보다 재미있어요. 그렇다 보니 제 이야기를 되뇌거나 기록하는 즐거움을 느낍니다. 내가 오늘은 뭘 먹었는데, 그게 어떻게 생겼고, 어떤 향과 맛, 촉감을 가지고 있었는지, 이런 걸 기억하는 게 재밌다 보니까 하나하나 섬세하게 기록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내 일상이 소설이나 수필보다 재미있다라니! 저는 생각 못 해본 답변이에요. 함수씨님이 섬세한 관찰과 기록을 하시는 이유가 있었군요.

성격이 원래 하나부터 열까지 다 제가 직접 하는 걸 좋아해요. 도자기나 지류함 같은 가구를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지, 공간을 만들고, 베이킹을 배워 만들어 먹는다든지. 간편한 것들이 많아진 세상에서 직접 하나하나 만들다 보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과정도 복잡하거든요. 비효율적이죠. 그렇지만 비효율적인 과정을 즐기는 것 자체가 제게는 이야기가 되어주더라고요.


그렇네요. 비효율적이지만 그 과정 속에서 만난 이야기가 정말 많겠어요.

비효율적이라는 건 기꺼이 제가 그 비효율적인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거잖아요. 그래서 더 제게 의미가 있죠.


‘비효율적’이라는 단어가 제게는 ‘사랑’이라는 단어로 치환되어 들리는 것 같아요.

맞아요. 좋아하면 견딘다고 생각해요. 강아지를 키우는 일도, 필름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 현상을 하는 일도 비효율적인 부분이 많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모두 견디게 되는 거죠.(웃음)





그러고 보니 집에 카메라, 렌즈가 정말 많아요!

처음에는 카메라 장비가 좋아 사 모으기 시작했었는데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사진과 그림이 서로의 작업을 도와주는 일종의 도구가 되어주더라고요. 사진은 그림 그리기 위한 자료가 되어주고, 반대로 그림은 사진을 찍을 때 구도를 잡거나 장면을 만들 때 도움을 줍니다. 그래서 두 개를 전부 즐기는 게 저한테는 놀이 같은 거죠. 언어를 섞어서 이야기하시는 분들처럼요.


아, 이제 이해가 갔어요! 그래서 함수씨 님의 글에는 그림과 사진이 섞여있었군요.

앞으로도 계속 그림과 사진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기록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며 함수씨 님의 삶에 생긴 변화도 있으신가요?

내 눈앞의 장면들을 영화 보듯이 감상하는 버릇이 생겼어요. 길을 걷다 제 앞사람이 지나가거나 다리 위로 버스가 지나갈 때, 마음속에 나만의 프레임을 만들어두고 영화 속 한 장면을 감상하듯 바라봅니다.


내 마음속 프레임을 만들어 바라보는 연습을 따로 하신 거예요?

사진을 찍다 보면 35mm, 50mm 등 렌즈마다 화각이 달라 다른 프레임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거든요. 사진을 찍으며 자연스럽게 훈련이 된 것 같아요.


혹시 카메라가 없는 분들도 할 수 있는 훈련법이 있을까요?

카메라가 없으신 분들은 휴대폰으로 2배나 3배로 줌을 해서 제한된 환경을 세팅해두고 세상을 바라보는 연습을 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이야기를 기록하는 도구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복잡하고 밀도 높게 그리는 그림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도 쉽게 그림을 그릴 수 있거든요. 멋있게 그려야 한다는 생각을 일단 버리고 내가 그리고 싶은 이야기부터 생각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그림 그리고 싶어 하는 친구들에게 “말풍선부터 써 봐”라는 말을 많이 해요.


함수씨 님의 그림은 참 따뜻해요.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서 ‘앞으로 어떤 그림을 그리고 싶다’ 하고 생각하는 방향이 있으신가요?

저는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주기 위해 그림을 그리지는 않아요. 내가 느꼈던 것들 중 이후에도 다시 꺼내보면 추억이 될 만한 것들을 그립니다. 어렸을 적부터 들어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지금까지도 촘촘하게 기억하고 있는데요. 제 이야기도 누군가가 기억해 주고, 추억해 주면 좋겠다 싶은 마음에 사진 찍고, 그림을 그리고, 일기를 쓰는 것 같아요.


🖼️ 함수씨 님이 가장 애정하는 그림



아까 제 그림에 있는 새 그림은 아버지와 연관이 있다고 말씀드렸죠. 지금은 하늘나라에 계신 저희 아버지의 고향은 북쪽인데요. 살아 계실 때, 늘 고향을 그리워하셨어요. 그런 아버지를 보며 중학생 때부터 새 그림을 그렸어요. 편지를 써서 하늘로 날리면, 날아오른 편지들이 새가 되고 그 새들이 모여 커다란 종이비행기가 되는 거예요. 그 종이비행기가 아버지를 태우러 오는 거죠. 아버지를 태우고 훨훨 날아 아버지가 그리워하셨던 곳들을 모두 데려다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언젠가 이 이야기를 책으로 엮어 아버지께 보여드리고 싶어요.


🎨 일상을 그려내는 함수씨의 영감 아이템 top3

❶ 물그릇



그림 도구들이 때로는 그림을 이어 그릴 수 있게 도와줘요. 특히 저는 물그릇을 좋아하는데요. 붓을 씻을 때마다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괜스레 제 맘을 경쾌하게 만들어준달까요? 지루해지지 않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해준답니다.


❷ 홍시


홍시는 웃는 미소가 예쁜 제 반려견이에요. 어느새 벌써 12살이 되었네요. 홍시를 키우며 힘든 점도 많지만 홍시가 움직이고 교감하는 모든 순간이 잊혀지기 아까운 장면들이에요. 그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림을 그려 기록해요.


❸ 카메라



매일 입을 옷, 모자, 양말을 고르듯이 그날의 렌즈를 고르는 즐거움이 있어요. 렌즈마다 화각이 다르기 때문에 세상을 보는 시선도 달라지거든요. 내가 보고 싶은 시선을 프레임 안에 담아주는 카메라가 그림을 그리는 데 많은 영감을 줍니다.


✱ 함수씨 님의 영감 아이템 영상으로 보기

*모바일에서 영상이 잘 안 보인다면, 영상을 재생시킨 후 우측 하단의 네모 버튼을 눌러주세요!




나만의 이야기를 그림으로 기록하고 싶어 하는 집스터분들께 마지막으로 한 마디 해주세요.

자신의 일상을 재미있게 즐겼으면 좋겠어요. 나의 일상을 어느 소설이나 다른 이야기와 비교하지 말고, 꾸미지 않고 기록을 하다 보면 그게 재미있어지는 포인트가 생기거든요. 그렇게 꾸준히 기록을 해 나가셨으면 좋겠어요. 연말 시즌이니, 새해가 되기 전 올 한 해를 기억해 보는 그림 기록을 해보시면 어떨까요? (웃음)


✱ 함수씨 님의 인터뷰 영상으로 보기

*모바일에서 영상이 잘 안 보인다면, 영상을 재생시킨 후 우측 하단의 네모 버튼을 눌러주세요!


𝗖𝗮𝘀𝘁 집스터 ‘함수씨’

𝗩𝗶𝗱𝗲𝗼 & 𝗘𝗱𝗶𝘁 Sanghee Kim

𝗣𝗵𝗼𝘁𝗼 & 𝗘𝗱𝗶𝘁 Yesi Choi

𝗗𝗲𝘀𝗶𝗴𝗻 Jaehyung Park

𝗣𝗿𝗼𝗱𝘂𝗰𝘁𝗶𝗼𝗻 SIDE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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