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꿈은 바구니 짜는 개구쟁이 할머니

2024.08.13 10:49조회수 6653

about 마이라이프집

마이라이프집 은 다양한 활동을 주제로 집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어가는 집스터들을 조명합니다. ‘우리는 집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지’를 실현하고 있는 집스터들의 생생한 이야기와 꿀팁을 담아 전해드릴게요. 함께 활동하는 집스터분들의 이야기가 여러분들께도 많은 영감이 되기를 바랍니다.

 

ep.12 내 꿈은 바구니 짜는 개구쟁이 할머니

라이프집 집들이 팝업 4층 ‘집스터의 정원’에서 cheeyo상점을 운영했던 집스터 ‘cheeyo’님은 첫 만남부터 저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분이었어요. ‘자작나무껍질공예라니? 아프리카 희귀식물은 또 뭐지? 우와 신기하다..!’ 남들과는 다른, 흔치 않은 취향을 갖고 계신 분이었기 때문이죠. 자작나무껍질공예와 아프리카 희귀식물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듣고 싶어 시작한 인터뷰 끝에 제게는 하나의 물음표가 남았습니다. ‘내가 할머니가 될 때까지 만들고 키우고 싶은 캐릭터는 무엇일까?’ 제가 그랬던 것처럼, cheeyo님의 이야기가 집스터 여러분의 무한한 상상력을 마음껏 자극할 수 있기를 바라며 인터뷰 시작해 볼게요!


 

🧺 내 꿈은 바구니 짜는 개구쟁이 할머니

안녕하세요. 저는 ‘기기괴괴’라는 식물샵을 운영하며 자작나무껍질 공예가로 활동하고 있는 집스터 cheeyo입니다. 반갑습니다 :)





집 안 곳곳 귀여운 아이템들이 눈길을 사로잡아요.

제가 집에서 자작나무껍질로 만든 공예품들이에요. 자작나무껍질공예를 하며 가장 좋은 점은 제가 직접 손으로 만든 물건을 실생활에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것이죠.

 

🏠 베란다 작업실에서 시작된 자작나무껍질 공예가의 삶


 

자작나무껍질공예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이상하게 저는 노년의 삶에 대해 관심이 많았어요. 제 장래 희망도 개구쟁이 할머니가 되는 것이고요. 특히, 코로나 시기가 찾아왔을 때 두 아이들과 오랜 시간 함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노년의 삶에 대한 생각이 가장 많았던 것 같아요. 나중에 할머니가 되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 그땐 무얼 하면 좋을까, 하고요.

 

맞아요. 젊었을 땐 회사를 다니거나 일을 하느라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만 노년에는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겠죠.

네, 그런 생각을 하다 보니까 시간을 들여 할머니가 될 때까지 뭔가를 차곡차곡 쌓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욕망이 조금씩 싹텄어요. 그러다 우연히 자작나무껍질공예의 세계를 알게 되었죠. 학창 시절에 국어 교과서에서 윤오영 작가님의 <방망이 깎던 노인>이라는 수필을 본 적이 있어요. 결론적으로, 그 책에 나온 주인공처럼 ‘바구니 짜는 노인’이라는 페르소나를 저에게 씌워두고 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습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니 노년의 cheeyo님의 모습이 더없이 궁금해져요. 베란다 작업실을 가지고 계시다고 들었어요.

처음부터 작업실이었던 건 아니었어요. 신혼집에서부터 쓰던 큰 책상을 이곳에 이사 오게 되면서 놓을 곳을 찾다가 넓은 베란다에 놓게 되었고, 처음에는 가족 다용도실을 만들게 됐죠. 주말에 외식하는 기분을 내며 밥을 먹고 싶을 때, 코로나 시기에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할 때 다 같이 보드게임을 하는 그런 가족실이었어요. 그런데 공예를 배우고 재료들을 베란다에 놓기 시작하면서 가족실이 아닌 혼자만의 베란다 작업실이 만들어지게 된 거죠.







 

그런 히스토리가 있었군요! 가족 다용도실일 때도 너무 좋았을 거 같고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너무 좋을거 같아요.

네, 제가 극 내향인인지라, 아이를 키우면서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했는데요. 아이들에게 “엄마 혼자 있고 싶어”라고 말한 뒤, 커피 한 잔을 내려 베란다 작업실로 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곤 합니다.

 

푸른 숲이 우거진 배경이 창밖으로 펼쳐지니, 마치 숲속에 있는 고요한 사랑방 같은 작업실의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베란다의 특성상 겨울에는 사실 너무 추워요. 발도 시렵고요. 그래서 겨울에는 잠정적으로 베란다 작업실은 문을 닫고 주방에 있는 식탁에서 작업을 했어요. 자작나무껍질공예는 매트와, 줄, 집게만 있으면 어디든 작업실이 될 수 있거든요. 그렇게 한동안 식탁에서 작업을 했었는데, 가족들과 밥도 먹어야 하는 식탁에서 작업을 하는 것이 여의치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남편에게 결혼기념일 선물로 팝업으로 열리는 이 책상을 선물 받았답니다!(웃음)

 


 

팝업 책상이라니.. 너무 귀엽고 센스있어요!

요즘은 거실 한 켠, 남편이 만들어준 이 팝업 책상에서 많은 작업들을 하고 있습니다.

 

🌵 이상하고도 귀여운 아프리카 식물과 나


 

잠시 방향을 틀어 아프리카 희귀식물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고 싶어요. 라이프집 집들이 팝업에서 아프리카 희귀식물을 판매하셔서 신기했거든요. 샵을 운영하고 계신건가요?

네, 현재 ‘기기괴괴’라는 아프리카 희귀식물 샵을 운영하고 있어요. 원예과를 전공하고 플라워샵을 운영했었지만 식물 키우기에는 어려움을 느끼던 사람이었어요. 당시 식물을 구매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했던 질문이 바로 “식물을 어떻게 하면 잘 키울 수 있을까요?”였는데, 저도 늘 깊이 공감하는 질문이었죠.

 

식물 잘 키우기, 저도 이제 막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식집사로서 너무 공감가는 질문이에요.(웃음)

그러다가 나랑 궁합이 잘 맞는 식물이 없을까 살펴봤는데 아프리카 식물의 흔하지 않은 외형적인 모습이나 키우는 방식이 저의 나른하고 게으른 성향하고 맞지 않을까 했죠. 그래서 다른 관엽 식물들보다는 아프리카 식물에 매력을 더 많이 느꼈던 것 같아요.

 

“오잉? 식물 맞아?” 하고 생각하게 되는 독특한 모양의 식물들이 많은 것 같아요.

아프리카 희귀식물을 본 저의 첫 느낌이 딱 그거였어요. “아니, 이게 도대체 뭐야?! 얘 너무 못생기고 이상해, 근데 귀여워.” 그때 느낀 감정을 담아 식물샵 이름을 ‘기기괴괴’라고 지었어요. 로고 디자인은 남편이 해주었고요. 앞으로 식물에 대한 그래픽적인 작업도 많이 해보고 싶어요.






🌌 남들과는 다른 나만의 우주를 만들고 싶어서

자작나무껍질 공예가. 아프리카 희귀식물 샵 운영자. cheeyo님은 평소에 자주 접하지 못했던, 흔하지 않은 본인만의 뚜렷한 취향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누구나 다 가지고 있는 건 가지고 싶지 않은, 이상하고 별난 성향을 가지고 있었어요. 엉뚱한 구석도 있었고요. 머릿속으로 생각한 걸 짧은 글로 기록하는 걸 좋아했어요. 그래서 지금도 제 주변엔 항상 노트가 곳곳에 있어요. ‘나는 무슨 가게를 하고 싶어. 어떤 손님들이 왔으면 좋겠고, 가게 이름은 이런 게 좋겠다’ 이런 식으로 상상하고 끄적이면서 제 안의 이야기와 관심사를 들여다보고 귀를 많이 기울였던 것 같아요.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졌던 시기쯤 폭발하게 됐던 것 같고요.

 

그럼 그 시기에 끄적이고 생각하셨던 두 가지를 지금 모두 이루신거네요?

네, 맞아요. 자작나무껍질공예와 아프리카 식물. 둘 다 시작한 지 이제 3년 정도 된 것 같네요.(웃음)

나라는 사람은 하나지만, 다양한 캐릭터로 활동해 보고 싶었어요.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의 모습으로만 그치고 싶지 않았어요. 기괴하고 이상한 걸 좋아하는 너드 같은 모습의 식물 가게 운영자라든지, 내향인이지만 소셜 클럽을 운영하는 이상한, 바구니 짜는 노인이라든지. 내가 상상하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 삶에 입혀두고 살아가는 일상이 요즘 참 즐거워요.

 

자작나무껍질 공예와 아프리카 희귀식물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두 가지 모두 시간을 쌓아가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공예는 시간을 들여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일이고, 아프리카 식물은 수명이 굉장히 길어서 시간을 들여 천천히 자라나는 식물이거든요. 시간을 천천히 쌓아 올리고, 내 안으로 침잠하고, 그것들을 반복하는 작업을 하는 일이 제게 잘 맞는 것 같아요.

 

🪵 자작나무껍질 공예가 cheeyo의 바스킷 위빙 아이템 top3

❶ 화병

계절 느낌이 나는 나뭇가지들을 꽂아놓거나 도구들을 꽂아서 사용할 수 있어요.

 

❷ 미니수납함

계란을 올려놓거나 잃어버리기 쉬운 작은 아이템들을 보관할 수 있어요.

 

❸ 냅킨 꽂이

냅킨을 보관하거나 자주 쓰는 물건들을 한눈에 보이게 보관할 수 있어요.

 

✱ cheeyo 님의 바스킷 위빙 아이템 영상으로 보기

*모바일에서 영상이 잘 안 보인다면, 영상을 재생시킨 후 우측 하단의 네모 버튼을 눌러주세요!

 

✱ cheeyo 님이 알려주는 바스킷 만드는 방법

 

Tip> 인터뷰를 통해 위빙으로 바스킷 만들기가 궁금하셨던 분들은 cheeyo님이 직접 알려주는 영상을 따라해 보세요. 꼭 자작나무껍질이 아니어도 안 쓰는 달력이나 종이, 비닐을 이용해서 위빙 아이템을 만들어도 굉장히 실용도가 높답니다!




cheeyo님에게 집은 어떤 의미인가요?

저에게 집은 일기장 같아요. 개인의 이야기와 서사가 담긴 기록. 그 기록이 공간으로 옮겨져 온 것이 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집에 놓여진 물건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가지고 있고 그 물건에는 집으로 들여올 때의 내 마음과 기분 등이 모두 녹아져 있죠. 삶의 목표는 누가 되는냐가 아니라, 그냥 나를 완성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집 또한 그 사람의 취향이 느껴질 때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고 영감이 되는 것 같아요.

 

나만의 우주를 만들고 싶은 집스터들에게 마지막 한 마디 해주세요.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저는 시시콜콜 기록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는데요. 여백이 많은 노트에 터무니없고 허무맹랑한 생각들을 끄적여 보세요. 나중에 쓴 노트들을 들쳐봤을 때 ‘언제 내가 이런 생각을 했지?’ 하면서 신선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시간이 날 때 핸드폰을 보기 보다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고 자기 안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나의 취향을 찾아가는 시간을 가져보는 걸 추천해요!

 

✱ cheeyo 님의 인터뷰 영상으로 보기

 

*모바일에서 영상이 잘 안 보인다면, 영상을 재생시킨 후 우측 하단의 네모 버튼을 눌러주세요!

 


𝗖𝗮𝘀𝘁 집스터 ‘cheeyo’

𝗩𝗶𝗱𝗲𝗼 & 𝗘𝗱𝗶𝘁 Sanghee Kim

𝗣𝗵𝗼𝘁𝗼 & 𝗘𝗱𝗶𝘁 Yesi Choi

𝗗𝗲𝘀𝗶𝗴𝗻 Jaehyung Park

𝗣𝗿𝗼𝗱𝘂𝗰𝘁𝗶𝗼𝗻 SIDE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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