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라이프집에세이
라이프집에세이는 개성적인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크리에이터의 집 생활에 관한 에피소드를 공유합니다. 집에서 무언가를 만들고 행하는 나만의 철학을 갖고 싶다면, 라이프집 에세이에서 인사이트를 얻어보세요!

📝 writer. 임나리(@nari.tree, @walkie_talkie_gallery)
디자인,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워드앤뷰 대표이자 컨템포러리 디자인 갤러리 워키토키갤러리를 운영하고 있는 기획자.
디자인을 전공하고 월간 <디자인> 기자를 거쳐 2014년 디자인 기획자로 독립했습니다. 현재는 다양한 크리에이터와 협업하며 디자인 관련 전시 및 콘텐츠를 만들고 있습니다. 텍스트와 이미지 사이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며, 이를 공간, 웹사이트, 책 등 다양한 매체에 적용하는 일에 관심이 많습니다.
©임나리 (위) (아래) 논픽션홈 <단어의 배열> 전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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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사적인 공간으로 구성된 2층과 달리
우리 집 1층은 나의 작업실과 가족의 활동이 일어나고
외부인을 맞이하는 응접실이 중심이다.
전시 기간에만 1층과 마당을 열어두면 어떨까?
어쩌면 집은 사람뿐만 아니라
가구와 전자제품의 거처이기도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집에서 디자인 사물을 전시하는 것은
사물의 본래 맥락을 이탈하지 않은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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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집이 ‘일시적으로’ 디자인 갤러리가 되었습니다.
나는 집에서 일한다. 팬데믹으로 재택근무가 광범위하게 퍼지기 이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나는 집에서 일한다. 가사와 육아에서 분리되고 싶을 때마다 포털 부동산 사이트에서 광화문으로 지역을 설정하고 오래된 빌딩의 작은 임대 사무실을 둘러보곤 하지만, 나는 내가 대체로 집이라는 친밀하고 구차한 일터를 벗어나지 않으리라는 걸 안다. 나는 집에서 일하는 것에 길들어져 있다. 1981년 홍은동 백련산 자락에 지어진 오래된 2층 단독주택인 우리 집에 이사 온 건 2017년이었다. 한국에서 이제 10% 정도 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마이너한 주거 형태. 그때 아파트로 가지 않은 것을 두고 남편은 속앓이를 꽤 한 것 같지만, 그는 누구보다 작은 마당을 속속들이 누리고 있다. 부동산 시장이 널뛰던 시절, 지지부진했던 우리 동네 재건축 조합도 드디어 75%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애석하게도 나와 동갑내기인 이 집도 언젠가 사라진다. 나는 소멸이 예정된 이 집을 실험해 보고 싶었다. 그래서 집을 갤러리로 사용하기로 결심했다. 임시적으로, 일시적으로, 비정기적으로.
가족의 사적인 공간으로 구성된 2층과 달리 우리 집 1층은 나의 작업실과 가족의 활동이 일어나고 외부인을 맞이하는 응접실이 중심이다. 전시 기간에만 1층과 마당을 열어두면 어떨까? 어쩌면 집은 사람뿐만 아니라 가구와 전자제품의 거처이기도 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집에서 디자인 사물을 전시하는 것은 사물의 본래 맥락을 이탈하지 않은 가장 자연스러운 방식이 아닐까? 그렇게 20년 가까이 디자인 전문 기자와 기획자로 일해온 이력을 바탕으로 ‘컨템포러리 디자인’을 주제로 하는 워키토키갤러리가 2022년 11월 문을 열었다. 워키토키갤러리는 동시대 한국의 디자인과 디자이너, 그리고 이를 자양분 삼은 한국의 디자인 사물에 집중한다.


©임나리 (위) (아래) 전산시스템 <하우스 오브 전산> 전시 사진
디자인 사물이란 말이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우리 주변의 물건은 대다수가 자연발생적이기보다 사람과 기업이 의도를 품고 설계하고 제작한 협업의 산물이다. 사물은 디자인되었다. 누가 무엇을 어떻게 왜 디자인했는지 출처 분명한 것을 ‘디자인 사물’이라 칭했다. 워키토키갤러리는 현재 SNS와 거리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상업 및 전시 공간, 제품 등을 만든 한국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사물을 집으로 초대한다. 온라인 레퍼런스가 범람하는 시대에 레퍼런스의 타당성과 모방을 구분하고자 한다. 그렇게 워키토키갤러리는 공사 없이 가구 설치로 공간의 변화를 모색하는 일종의 ‘가구 운동’을 펼치는 논픽션홈과 첫 전시 <단어의 배열>을, 기획부터 제작, 포장, 배송, CS 등 소비자와의 모든 접점에 디자이너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 있는 컬러풀한 가구 브랜드 전산시스템과 두 번째 전시 <하우스 오브 전산>을 진행했다.
전시라고 대단한 건 아니었다. 집의 담벼락에 갤러리 깃발을 걸어두면 된다. 집을 갤러리로 변환하겠다는 결심은 느닷없고, 살림과 생활의 터전인 실제 집이 전시장으로 전이되는 과정은 보잘것없는 흔적들에 대한 탄식으로 이어졌다. 딸아이가 벽에 남긴 낙서와 바닥에 붙여놓은 낡은 스티커 앞에서는 낮은 한숨이 흘러나오기도 했다. 그러다 깨달았다. 워키토키갤러리는 평소 개인 주택 공간을 전시 기간에만 일부 개방하는 ‘홈갤러리’라는 것을. 집이라는 공간에서 사물과 가구의 전시를 선보인다는 것을. 집과 전시라는 형식과 내용 사이의 이질감, 틈새, 충돌. 타인의 집이라는 내밀함과 디자이너와 사물의 내면과 이면을 엿볼 수 있다는 친밀함. 그렇기에 워키토키갤러리는 내밀함과 친밀함으로의 초대일 수 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디자이너들과 함께하는 워키토키갤러리는 우정과 연대를 기반으로 한다. 다소 느리더라도, 확실하게. 때론 빠르고 가볍게. 워키토키갤러리는 지금 세 번째 전시를 준비 중이다. 오는 상반기에 열리는 전시는 기억과 상상력을 주제로 스튜디오 씨오엠과 함께한다. 스튜디오 씨오엠은 어떤 디자이너일까? 미스터리와 유머가 섞인 추리극을 기대해도 좋다.

©임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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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족의 따뜻한 보금자리이기도 하고,
사물과 가구를 선보이는 갤러리로도 기능하는 나리 님의 집!
“우리는 집에서 무엇이든 할 수 있지!”에 걸맞는 멋진 예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집스터 여러분은 ‘집’을 통해 어떤 꿈을 실현하고 싶나요?
맘속에 간직한 여러분의 상상력을 댓글로 풀어주세요. ✍️
우리가 집에서 만날 멋진 미래를 응원하는 장이 되면 좋겠어요!
Credit
Editor Haeseo Kim
Design Jaehyung Park
Production SIDE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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