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기록집]은 단지 누군가의 엄마나 아내로서가 아닌 일상을 다채롭게 꾸려나가는 예술가이자 창작자로서의 엄마의 색깔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수만 명의 초상을 기록해온 시현하다와 함께 4명의 엄마의 고유한 궤적과 색깔을 담았습니다.
ep.02 바늘로 삶을 누비는 이희숙 어머니
[엄마의기록집] 두 번째 주인공은 바느질로 두 번째 삼십대를 사는 이희숙 어머니입니다. 아이 낳고 시집살이 하랴, 직장 다니랴. 첫 번째 삼십대를 정신 없이 보내온 희숙 어머니는 이제 창밖의 변화에서 벗어나 바느질로 당신만의 계절을 살아요. 퇴직 후 우연히 만난 한복에 매료되어 시작한 바느질이 삶에 명상과 안식이 되어주거든요. 여전히 자식을 향한 염려에 요동할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어머니는 다시 차분히 바늘에 실을 꿰맵니다.
여러분은 마음이 소란스럽고 지칠 때, 집에서 무엇을 하나요? 희숙 어머니가 바느질과 동행하는 이야기. 실과 원단으로 단단히 기운 이야기가 세상의 속도에 흔들리는 우리에게 따뜻한 지혜를 안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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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늘로 삶을 누비는 이희숙을 소개합니다


나, 이희숙. 바느질로 시작된 나의 두 번째 인생. 삶에 치여 미뤄둔 일을 비로소 시작했어요. 바느질 하는 시간은 창밖의 계절도 잊게 하는 시간입니다. 천 위에 바느질을 하다 보면 시간이 내 손 안에서 만들어지거든요.
“나의 시간이 깃든 집에서 두 번째 인생이 시작됐어요.
한땀 한땀 엮어낸 나만의 계절.”
🪡 집에서 바느질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제가 10년 넘게 의류 회사를 다녔어요. 퇴직하고 문화원이라는 곳에서 한복 수업을 알게 돼서 한복을 배웠죠. 우리 애들 것도 만들어 입혀주고, 나도 하나 만들어 입을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 집에서 창작을 하면 어떤 게 좋나요?

생활 속엔 명상이 있어요. 설거지나 청소를 하면서도 명상을 할 수 있어요. 나만이 할 수 있는 명상이 뭘까 생각을 해보니까, 바느질이더라고요. 마음이 안 좋거나 심란할 때 바느질을 하면 그런 생각이 다 없어져요. 한 번씩은 염원도 해요. 우리 애들 잘 됐으면 좋겠다. 아프지 말고, 시험도 잘 보고, 취직도 잘 하고. 그냥 제 마음 속에서 하는 거죠. 그런데 막상 바느질을 하다 보면 그런 생각도 다 없어져요. 무념으로 하게 되죠. 차근차근, 조금씩. 그게 좋아서 하고 있어요.
🪡 바느질로 쉽게 만들 수 있는 소품이 있을까요?


벽사의 의미로, 갖고 있으면 행운을 준다는 괴불을 만들 거예요. 저는 알록달록한 천을 다 모아놨어요. 천이랑 실과 바늘, 솜, 그리고 시침핀만 있으면 충분해요. 이렇게 원단이 있으면 작게 자르고 감침질 해서 뭐든지 만들 수 있어요. 무릎 담요도 만들고. 활용할 수 있는 건 너무 많기 때문에 집안에서 나만의 창작품을 만들 수 있죠. 나만의 색으로, 나만의 방법으로.
이렇게 말하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굳이 전통 방식대로 안 하고 나만의 방법으로 해요. 지금의 한복이 옛날 조선시대 한복과는 다르잖아요. 방법은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거니까 나만의 방식으로 만드는 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원단도 그냥 내가 구할 수 있는 원단으로. 원단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요. 손수건이 낡아서 못 쓰겠다 하면 그걸 쓸 수도 있고.


반려식물을 키우는 친구도 있고, 바느질을 하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그건 다 자기 나름대로의 행복을 찾는 거라서 그냥 내가 즐겁고 내가 좋으면 될 거 같아요. 옆에 사람을 보는 게 아니라. 그러면 정말 집안에서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 이희숙을 한 가지 색으로 표현한다면?


인간 이희숙, 글쎄요. 그냥 연한 노란색 정도? 연노란색. 흰색인 듯 아닌 듯한 연한 색깔. 중심은 아니고, 그렇다고 사이드도 아니고. 남은 인생은 파-란색. 파란색으로 보내고 싶어요. 두 번째 인생에서는 내가 하고 싶은 것 하고, 실패하지 않는. 그렇다고 내가 성공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러면 좋을 것 같아요.
💌 나만의 우주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게 from 희숙

“집에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인생을 비로소 돌아보게 됐습니다.
여전히 자식을 향한 마음이 앞선 엄마지만
바느질을 하며 나를 위해 마음을 수놓아요.
가끔은 바느질을 멈추듯
힘이 들면 쉬어 가기도 하지요.
중요한 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힘이기에.”
_바늘로 삶을 누비는 이희숙
“중요한 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힘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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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𝐂𝐚𝐬𝐭 Heesook Lee
𝐃𝐢𝐫𝐞𝐜𝐭𝐨𝐫 Soohyun Lee
𝐃𝐎𝐏 ASARABIA PICTURES, Soohyun Lee
𝐃𝐞𝐬𝐢𝐠𝐧 Jaehyung Park
𝐄𝐝𝐢𝐭𝐨𝐫 Seulgi Lee
𝐏𝐫𝐨𝐝𝐮𝐜𝐞𝐫 Hyeyoon Chung
𝐏𝐡𝐨𝐭𝐨𝐠𝐫𝐚𝐩𝐡𝐲 SIHYUNHADA, Jinsol Byeon, Solbi Park
𝐏𝐫𝐨𝐝𝐮𝐜𝐭𝐢𝐨𝐧 SIDE Coll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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