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2inHOME [2inHOME]은 집에서 2가지 자아로 살아가는 크리에이터를 인터뷰합니다. ‘일하는 나'와 ‘생활인 나' 또는 ‘본캐’와 ‘부캐’ 등 두 가지 자아가 대비되고 때론 블렌딩되며 펼쳐지는 그 사람만의 삶의 철학, 반짝이는 영감을 담습니다.
ep.09 레코드와 책과 고양이가 있는 집
17년째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fnt를 운영해오고 있는 이재민(@round.midnight)은 오래되고 다양한 물건을 모으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의 집에는 무려 2천여 장의 레코드 콜렉션, 오래된 만화책과 프라모델, 어느 여행지에서 사온 빈티지 소품들로 가득하죠. 레코드에서는 모던 재즈가 흘러나오고 세 마리의 고양이가 선반 위를 걸어다니는 집. 얕고 넓게 펼쳐둔 물건들로부터 영감과 에너지를 받는다는 디자이너의 집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레코드와 고양이가 있는 수집가의 일상

“안녕하세요. 저는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fnt를 운영하는 디자이너이자 수집을 좋아하는 사람, 이재민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세 고양이와 함께 살고 있어요.”


“저희 집은 거실과 방 두 개로 이루어진 서울 중구에 있는 평범한 아파트예요. 제가 갖고 있는 물건들을 최대한 얕고 넓게 배치할 수 있도록 한 벽 선반들이 특징인데요. 구조적으로는 고양이들의 본능도 충족시킬 수 있도록 설계했어요.”


“저의 아침은 고양이들과 아침 인사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해요.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고양이 식사를 챙기는 일이죠. 그리고 평일엔 주로 출근을 해서 집에 없지만, 주말에는 청소도 하고, 새로 택배 온 레코드도 들어보면서 주로 집에서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저는 일과 일 바깥의 삶이 분리되길 바라는 편이에요. 그래서 되도록이면 일을 집으로 가져오지 않으려고 하지만, 어쩔 수 없는 경우엔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느슨하게 할 수 있는 종류의 일도 집에서 주로 하고 있어요.”
🪆찾고, 사고, 모은 물건들로 세상과 소통하기




Q. 주로 어떤 것들을, 왜 수집하나요?
A. 대표적인 건 아무래도 레코드죠. 세어보니 총 2,000장 정도 보유하고 있더라고요. 만화책이나 쇼와 시대 빈티지 프라모델도 좋아해요. 디자이너든, 글을 쓰는 사람이든 뭔가를 표현하고 발산해야하는 사람들은 내가 뭔가 받아들인 것이 있어야 밖으로 표현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제가 물건을 찾고, 사고, 모으는 과정들도 제가 세상을 받아들이는 방식 중에 하나라고도 볼 수 있어요. 제가 만들어내는 디자인이나 시각적인 결과물들도 결국 제가 어렸을 때 즐겨 읽고 봤던 것들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더라고요. 그래서 레코드든 만화책이든,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나를 이어주는 데 단서가 되는 물건들이라면 그게 뭐든 자꾸 사서 집에, 제 옆에 두려고 하는 것 같아요.


Q. 그 많은 LP들은 어떻게 정리하고 보관하나요?
A. 사실 우리가 디지털 매체를 거치면서 색인이나 검색에 너무 익숙해져버렸잖아요. 아무리 물리적인 실체가 있는 매체라고 할 지라도 저만의 접근법이 있어야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크게는 상위댑스는 장르, 하위댑스는 알파벳 색인을 해두었어요. 제가 갖고 있는 레코드 중 6~70%는 모던재즈거든요. 그러다보니 가장 큰 장에는 모던재즈 장르를 모아놓았고, 알파벳과 색인을 직접 만들어서 전부 꽂아놓았더니 뭔가 꺼내서 들으려고 할 때 덜 막연하더라고요.
그리고 저 뿐만 아니라, 많은 것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공감하실텐데 이게 내가 갖고 있는 아이템인지 불분명할 때가 있어요. 그래서 데이터베이스화하는 것도 방법인데요. 보통 레코드는 ‘디스콕스’라는 사이트에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을 버전별로 기록해놓기도 하고요. 블루노트 같은 카탈로그가 명백한 레이블의 음반들은 구글 스프레드 시트에 목록을 붙여넣고,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들을 체크하는 식으로 관리를 하고 있어요.



Q. 재민님에게 집에서 음악을 듣는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저는 음악에도 두 종류가 있다고 생각해요. 여럿이 함께 즐기는 음악과 혼자 오롯이 즐기는 음악. 저는 후자를 즐기는 편이고요. 그리고 음악을 감상하는 방법에 있어서도, 엄청난 장비를 엄청난 공간에서 즐기시는 그런 분들이 있는 반면 저는 제가 가진 환경에 맞게 음반이라는 알맹이, 콘텐츠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테이블도 생활감이 생길수록 매력적이 되듯이, 내가 언제 이 음반을 사서 언제 처음 집에서 재생했는지에 대한 내 기억에 남아있다는 게 저에겐 중요하거든요. 내 생활을 중심으로 향유할 수 있는 음악 감상을 선호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Q. 좋아하는 것으로 가득한 집에 산다는 것의 의미
A. 제가 갖고 있는 레코드나 물건들은 다 저한테 어떤 징표들이에요. 어떤 건 할아버지 유품이고, 어떤 건 친구가 생일선물로 준 것이고. 그런 기억들이 물건에 다 남아있어요. 그래서 저는 그것들을 되도록이면 보이지 않게 수납하는 게 아니라, 얕고 넓게 펼쳐두는 걸 좋아하는 거 같고요. 순간 순간 문득 시선이 닿는 곳에서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이나 감정들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저한테는 밖에 나가서 일을 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생각해내는 에너지의 역할을 하는 것 같아요.
🎨 좋아하는 일을 오래 지속하는 것과 고양이의 상관관계

Q. 서재에선 보통 무엇을 하나요?
A. 여기는 원래 레코드를 보관하고 음악 듣는 용도로 계획했던 방이었는데, 해가 잘 드는 계절이 되고 서재에 있던 턴테이블을 거실로 옮겼어요. 그래서 이곳에선 간혹 급하게 데스크탑으로 해야하는 일을 하곤 해요.
Q. 본업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 fnt라는 회사를 운영하면서 파트너들과 같이 여러가지 디자인 업무들을 하고 있어요. 현대백화점, JTBC,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 국제아트페어, 서울레코드페어 등등 주로 브랜딩 디자인을 진행하고 있어요.

(출처: https://studiofnt.com/)
Q. 디자인이라는 일을 꾸준하고 오래 지속해온 비결은?
A. 어느새 디자인 일을 한 지 17년이 넘었네요. 저는 사실 일을 견뎌내야하는 무언가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아요. 까다롭지 않게 환경에 잘 적응해온 덕분인 것 같기도 해요. 그게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의 덕목이자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요?


Q. 내가 하는 일에 집이라는 공간이 주는 힘은 무엇일까요?
A. 모든 사물과 존재는 돌아갈 곳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물건을 썼다면 충전을 해야하듯, 저도 제가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와서 고양이들도 돌보고 청소도 하는 등 일상을 느긋하게 살아갈 곳이 있다는 게 집의 존재 이유이지 않을까요?
고양이들이 가만히 식빵 굽는 자세로 있는 게, 공간의 에너지를 정화시키는 기능을 한다는 얘길 어디선가 흘려들은 적이 있어요. 물론 과학적인 근거는 없겠지만, 저한테는 집과 고양이가 어느 정도 그런 역할을 해주는 건 맞는 것 같아요.




🏡 재민에게 집이란?
“나에게 집은 마땅히 되돌아가야 할 곳.”
힘들고 지칠 때 돌아갈 곳, 내 한 몸뚱이 누일 곳. 그런 의미 만으로도 그 사람의 활동의 근간이 되어주는 곳이 바로 집이 아닐까요.
🪐 2inHOME 영상 보기
더 많은 이야기는 #2inHOME 풀 영상을 통해 확인해 보세요!
Credit
I𝗻𝘁𝗲𝗿𝘃𝗶𝗲𝘄𝗲𝗲 Jaemin Lee
𝗙𝗶𝗹𝗺 & 𝗘𝗱𝗶𝘁 YOZMSA
𝗗𝗲𝘀𝗶𝗴𝗻 Jaehyung Park
𝗣𝗿𝗼𝗱𝘂𝗰𝘁𝗶𝗼𝗻 SIDE Collective









![[어디든.zip] 금수저? 은수저? 난 취향 수저! 커트러리로 취향 탐색, ‘사브르파리’](https://image.lifezip.kr/common/75_3cba91b9e4_4dab21568723473e80a075cfbdd76bf3.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