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를 커리어로 발전시킨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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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 맡기는 식물 키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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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운, 김문주가 사는 집에는 50종이 넘는 식물이 자란다. 죽이지 않고 잘 키우고 싶어서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공부하다 보니 아는 만큼 식물에 대한 경이로움이 커지고,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힌트를 얻었다. 하루 24시간을 쪼개서 일하고 휴식하느라 바빴던 이들은 식물을 만나고 난 뒤, 어릴 적에는 크게 와닿지 않던 24절기를 ‘인정’하게 된 것. 거리의 눈꽃을 틔우는 생강나무로 입춘을 알아채고, 이슬과 서리가 내리기 시작하고 실내 식물이 생장을 멈추면 입동이 다가온다는 것을 감각으로 몸에 새겼다. 이 모든 기저에는 통제하지 않으려고 다짐하는 마음과 식물 본연의 자생력에 대한 믿음이 있다. 식물을 가까이하면서 얻은 감사한 라이프스타일이다. 

김문주 이다운

통제하기보다는 자기만의 습성과 리듬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너그러운 식집사

본업
푸드 브랜드 디자이너(김문주), 공간 브랜딩 디자이너(이다운)
특징
관심사라면 어원부터 찾아보는 덕질 소양 충만파, 국립수목원이 발행하는 '한국식물도해도감'을 출력해 공부하는 조용한 학구파.
집스터 일과
아침에는 분무기로 수분 충전, 일주일에 한 번은 화장실에서 샤워기로 물을 흠뻑 준다. 취침 전,기상 후에는 가습기를 틀어 식물과 공존하기에 좋은 습도를 맞춘다.


집 안에 너무나 다양하고 예쁜 식물이 많은데, 애석하게도 저는 몬스테라 말고는 이름을 아는 식물이 없네요

다운 혹시 몬스테라잎에 왜 이렇게 구멍이 많은지 아세요? 몬스테라는 나무 아래에 사는 하층 식물이거든요. 해가 잘 들지 않는 낮은 곳에 살다 보니까 자기 밑에 있는 잎도 햇빛을 받게 하려고 구멍을 낸 거예요. 자기가 자랄수록 아래에 있는 잎들이 햇빛을 더 못 받으니까 구멍도 점점 더 커지는 거고요. 너무 아름답지 않나요? 


저는 그저 병충해를 입은 줄로만 알았어요. 감동적인데요! 

다운 저 옆에 잎이 오리발처럼 생긴 건 필로덴드론류 식물이에요. 잎이 뾰족하고 잎 끝이 아래로 늘어져 있는데 이건 배수를 위해 발달한 형태예요. 원산지가 브라질이라 고온다습한 기후에서 잘 살고 물을 좋아해요. 그래서 비나 이슬을 최대한 많이 모아서 땅속으로 떨어뜨리려고 잎 모양이 이렇게 발달한 거예요. 


생김새와 존재의 이유가 이리 명확하다니, 식물 키우는 재미가 무엇인지 알겠어요.

다운 본격적으로 식물을 키우기 시작한 건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였어요. 역시 시간 여유가 생기면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물론 회사를 그만두면 바로 이직을 준비하기보다는 평소 관심 있는 식물을 공부해봐야겠다고 생각했지만요. 그저 식물을 돌보는 게 재밌어서 시작했지만 제대로 잘 키우려면 역시 공부가 필요하더라고요. 근데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 식물이 살아남기 위해서 어떻게 그런 형태를 띠게 됐는지 알아가는 게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식물이 어떤 ‘과’와 ‘속’에 속하는지부터 알아야 식물의 습성을 파악하기가 쉽다는 걸 깨닫게 되었죠. 그래서 자연스럽게 식물분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어요.


집 안에도 각 습성별로 영역을 구분해둔 것 같아요.

문주 맞아요. 한 서너 개 존으로 나뉘는데, 먼저 침대 아래쪽 벽면에는 주로 몬스테라 같은 관엽식물을 뒀어요. 일교차가 큰 곳에서 잘 자라는 선인장류는 창가에 두고, 약간 그늘진 곳에서도 잘 사는 것들은 저쪽 작업실 방에 있어요. 계절감에 따라 크는 구근식물이나 봄여름에 풍성하게 키우는 허브류는 바깥 발코니에 있어요. 그리고 부엌 뒤 베란다는 약간 온실 같은 개념으로 병충해를 입었거나 특별 관리가 필요한 식물을 뒀어요.


영역별로 관리하는 방법도 다르겠네요. 몬스테라를 놓아둔 방에 온도계, 습도계가 있는 것도 보이고요. 

문주 습도 몇 프로가 좋다는 그런 기준이 있긴 해요. 한 60~70%? 근데 일상생활에서 그렇게 완벽하게 습도를 제어하기는 솔직히 힘들죠. 저희가 생활하기에도 괜찮고 식물에도 어느 정도 적당한 선에서 습도를 유지해요. 통풍을 가장 신경 쓰고 취침 전, 기상 후 가습기를 틀어놔서 열대식물에 맞는 환경을 유지하는 정도예요. 아침에는 보통 분무기로 물을 주고 일주일에 한 번씩 화장실에서 샤워기로 물을 흠뻑 줘요. 


식물에 물을 주고 햇빛에 내놓는 등 루틴이 있을 것 같은데요. 

다운 식물은 주어진 환경에 빠르게 잘 적응하거든요. 그래서 역설적으로 루틴이 더욱 중요해요. 어느 식물에 물을 조금 주면 그 식물은 물을 조금만 줘도 자라게 돼요. 주어진 상황에 스스로 맞추는 거예요. 그래서 물을 조금 주다가 안 주다가 많이 주다가 그러면 문제가 생기는 거예요. 습도도 만약 50%로 맞춰 키우기 시작했다면 가장 적당하다는 70%보다 계속 50%로 유지하는 게 더 좋아요. 햇빛을 좋아하는 식물인데 한동안 햇빛 없는 데서 키우다가 갑자기 ‘아, 이거 햇빛이 필요하지’ 하고 창가에 갖다 놓으면 바로 이상이 생겨요. 처음에는 그늘에 뒀다가 반그늘로 옮기고 그다음에 햇빛이 드는 곳으로 옮겨야 해요. 위치를 옮기고 싶다면 식물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해요. 만약 병들었다면 아무리 햇빛이 잘 드는 곳에 갖다 놓아도 햇빛을 흡수하지 못해요. 식물이 아플 때는 오히려 더 그늘진 곳에 두고 천천히 변화를 살펴야 해요. 인간도 아플 땐 밥을 안 먹고 잠만 자잖아요? 식물도 인간이랑 똑같아요.


잘 모를 때는 ‘내가 식물이라면’ 하고 대입해보면 되겠군요. 

다운 식물을 인간과 지구의 매개체라고 받아들이면 대하기 쉬워요. 인간은 지구가 키워준 각종 식물을 먹잖아요. 식물이 필요한 것이나 인간이 필요한 것이 다르지 않아요. 식물이 먹은 걸 우리가 그대로 먹는 거예요. 만약 종합 비타민을 조금 갈아 물에 타서 상추에 주면 종합 비타민이 들어 있는 상추가 되는 거예요. 그러면 우리는 상추를 통해 종합 비타민을 섭취하는 거고요. 건강한 걸 먹고 자란 식물을 먹어야 하는 이유인 거죠. 그래서 소나 돼지도 건강한 걸 먹어야 해요. 그래야 우리도 건강한 걸 먹게 되는 거죠. 


정직하네요. 애정을 쏟는 만큼 고스란히 애정이 담기는 뿌듯함도 있을 것 같고요. 

문주 이런 말이 있어요. ”식물을 키운다는 것은 흙을 관리한다는 것과 같다.” 토양이 정말 중요해요. 식물마다 적합한 흙 배합이 다 다르거든요. 흙 배합을 어떻게 해야 되는지를 많이 공부했던 것 같아요. 

다운 식물을 안 죽이고 잘 키우려면 일주일에 물을 몇 번 줘야 한다, 이런 기준을 따지기보다는 이 식물이 사는 환경에 대해 공부하는 게 더 나을 거예요. 그걸 알고 나면 식물을 죽일 일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일단 식물을 집에 들이면 어디서 살던 식물인지 확인해야 돼요. 만약 아프리카 식물이라면 ‘아프리카는 어떻지?’ 하고 상상해보는 것부터 시작해야 해요. 거기에 맞게 키우면 되는 거예요. 



이런 공부는 어떤 식으로 시작했어요? 도감이며 안내 책자가 많은데 유용했던 정보원을 공유해주신다면? 

다운 플랜팅이나 가드닝 채널은 블로그나 유튜브에 너무 많죠. 근데 처음 시작할 때는 기준을 잘 몰라서 헷갈리더라고요. 그래서 국립수목원이나 서울식물원같이 원예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정보를 모아둔 곳을 자주 들락거렸어요. 국립수목원에서는 식물분류학 수업을 들으며 식물의 습성을 관찰했고, 양치식물 전공 박사와 보관실에 들어가 고사리 표본을 관찰하며 전문적인 콘텐츠도 접했어요. 세밀화 수업도 재밌었고요. 서울식물원에서는 몇 해 전 봄에 ‘사계절 정원 관리’ 10주 과정을 들으며 원예학 기초를 다졌어요. 각각의 정보로도 식물을 키울 수 있지만 개념과 맥락을 이해하면 모든 식물을 공부하지 않아도 키우는 방법을 알 수 있어요.


국립수목원과 서울식물원에서의 학습 만족도는 어땠나요? 

다운 내용도 알차고 나라에서 운영하는 것이다 보니 비용도 저렴해 기대 이상으로 만족도가 높았어요. 그런데 그런데 사실 저처럼 조금 더 깊은 내용을 추구하는 경우와 학술적인 전공 사이의 준전문적인 수준의 수업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원데이 클래스 아니면 전문 대학원 같은 느낌이랄까요. 
 

참고하시는 책을 보니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 나온 도감류가 다양하네요. 

제가 워낙 좋아해요. 옐로스톤 국립공원에 가보면 플라이 낚시부터 탐조, 원예, 가드닝에 대한 얇은 플라스틱 재질의 책장으로 된 가이드북을 많이 팔아요. 야외 활동할 때 주머니에 넣어두고 내가 관찰한 것과 바로바로 비교하면서 사인펜으로 기록도 할 수 있는 미니북이에요.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아이는 물론이고, 어른도 더 전문적으로 자연 학습을 할 수 있게 체계가 갖춰져 있더라고요.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국립공원이나 자연사박물관을 아이들 체험 학습 수준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요. 조금 더 전문적인 취미 생활을 추구하는 이들을 위해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점점 더 하게 돼요. 


식물에 물을 주며 하루를 시작하고, 식물의 원생지를 학습하고, 흙을 배합해보고, 식물 세밀화를 그리는 일상이 두 분에게 가져온 변화에 대해서 듣고 싶어요. 

문주 저 같은 경우는, 별로 과학적이진 않지만 왠지 건강해지는 것 같은 기분에 비염도 덜해진 것 같아요.(웃음) 일단 매일 식물의 상태를 확인하게 돼요. 아프진 않은지, 물이 부족하진 않은지 늘 챙기죠. 그러다 보니 자연을 대하는 관점도 좀 달라진 것 같아요. 잎자루 안에서 새잎이 나오는 것을 보면 경이로운데, 그 순간이 참 좋다는 점? 물론 모양도 예쁘고요. 

다운 보통 아침에 문주가 먼저 일어나서 분무기로 식물에 물을 주는데, 그 냄새 아시죠? 비 올 때 마른 흙이 젖으면서 나는 냄새. 생각보다 되게 적은 양의 물로도 눈에 보이지 않는 온갖 유기물질이 생동하는 그 냄새가 나거든요. 매일 아침 그 냄새로 잠을 깨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변화인 것 같고요. 사실 제일 큰 변화는 계절에 대한 감각이에요. 


식물의 생장 주기만큼 계절을 세분화해서 감각하게 된 건가요? 

다운 네. 회사 일로만 생활이 짜여져 있던 때랑은 완전히 다른 시간 개념이 생긴 것 같달까요? 달력으로 따지면 양력보다는 음력 기준을 따르게 되고요. 입춘, 경칩 같은 24절기가 너무나 잘 맞아떨어지고 납득이 되는 거예요. 이에 맞게 내가 계절마다 해야 할 일이 있고요. 겨울이 되면 봄을 위해 미리 심어야 되는 식물이 있고, 봄이 되면 화분을 밖으로 다 내놓는다든지 하는 거요. 정말 신기한 게 겨울에는 식물이 새잎을 안 내고 가만히 있거든요. 근데 딱 얼마 전부터 새잎을 내는 거예요. 밖은 아직 너무 추운데. 그런데 절기를 보면 기가 막히게 입춘인 거예요. 봄인 줄 먼저 알아채는 거예요. 달이 변하는 주기가 인간에게도 맞는 기준이겠구나 하는 생각이 갈수록 깊어져요. 




다운 씨가 운영했던 호지Hoji(@hoji.kr)라는 원예 플랫폼도 계절 감각이 녹아 있어 친근하게 다가온 것 같아요. 원예나 요리 전문 채널은 아니지만 식물과 인간 간의 연결 지점을 일상 속에서 계속 짚어주는 거요. 

다운 저는 식물을 그저 키우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식물을 키우면서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에 더 관심이 더 많거든요. 이를테면 들깨를 심었다면, 들깨에도 꽃이 있고, 그 꽃 속에 열매가 맺히는데, 그 안에 있는 씨앗이 우리가 먹는 들깨거든요. 들깨가 꽃을 피우기 전에 틔우는 새잎도 우리가 먹는데, 그게 깻잎이죠. 하나만 더 말하면, 우리가 쓰는 고무도 고무나무에서 나오는 분비액이에요. 이렇게 우리가 먹고 쓰는 게 식물의 잎이고 씨앗이고 줄기라는 걸 새삼 알게 될 때 우리 주변을 이루는 물질의 근본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더라고요. 저에게 그랬듯 다른 사람들에게도 큰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잠시나마 ‘네가 사회에서 고전하는 건 지구가 하는 일에 비해 크게 중요하지 않으니 너무 애쓰고 힘쓰며 살지 마’라고 위로받는 느낌이죠. 제가 느낀 경이로움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식물 가꾸기를 넘어 내면적인 깨달음을 발견한 것 같기도 해요. 

다운 식물을 대하는 태도나 관점은 제가 보다 건강하게 일하고자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어요. 일하다 보면 자꾸 모든 리스크를 통제하려고 들잖아요. 근데 가드닝만큼은 그럴 필요가 없고 그렇게 되지도 않는다는 걸 알려준 것 같아요. 사람들은 자신이 식물을 키운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우리는 그저 지구라는 세계에 살아가는 동물일 뿐이죠. 식물도 사람도 원하는 대로 통제할 수 없잖아요. 사실 제가 하는 역할이라고는 별로 없어요. 식물이 우리 집 마당에 사니까 흙만 갈아주고 물을 좀 줄 뿐이지 식물은 스스로의 리듬대로 알아서 잘 살아내고 있는 거예요. 우리는 보통 통제가 안 되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잖아요. 근데 식물을 통제하려는 마음 없이 조금만 도움을 주면 식물은 그 배가 되는 순수한 피드백을 주니까 일반 세상의 논리와는 완전히 다른 신선한 요소로 다가오는 것 같아요. 


궁극적으로 어떤 식물 & 라이프 플랫폼을 그리나요? 

문주 몇 년 전 우리 부부가 스웨덴 스톡홀름에 갔을 때 대규모 가드닝 농장을 방문했는데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로젠달 정원(Rosendals Trädgård)이라는 곳이었는데 일단 들어서자마자 컴포스트(나뭇잎, 오물 찌꺼기 등을 함께 발효시킨 것) 냄새에 놀랐어요.(웃음) 그리고 안에 들어가보니 각자의 방식으로 가든을 즐기는 사람들이 가득한 거예요. 30~40그루의 다양한 품종의 사과나무가 3m×3m 정도 간격으로 심어져 있는데 그 아래서 피크닉을 할 수도 있고, 여기저기 자리한 유리 온실은 레스토랑, 식물 분양소, 씨앗 가게, 베이커리 & 카페로 쓰였어요. 더 들어가니 식물 관련 아카데미가 따로 있었고요. 도심에서 멀지 않은 이곳에 강아지를 데리고 놀러 온 사람, 공부하러 온 사람, 자기 텃밭을 가꾸러 온 사람들이 주말을 보내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어요. 

다운 삶과 밀접한 식물 생활의 끝은 농사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는 궁극적으로 호지가 내가 심은 당근을 먹어볼 수 있는 공유 텃밭이었으면 하고, 신선한 채소로 요리하는 레스토랑이었으면 하고, 모종을 파는 마켓이자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장소, 농사에 대한 공부를 함께 하는 아카데미이기를 바라요. 



요즘 사람들이 식물을 가꾸는 방식에서 흥미롭게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요?

문주 최근에는 희귀종 아프리카 식물 같은 게 많은 것 같아요. 60년생이다 해서 몇백만 원에 거래되기도 하고요. 근데 사실 그게 실생이냐 아니냐에 따라서 되게 다른 거예요. 실생은 우리나라에서 씨를 뿌려서 큰 거라 계속 자라요. 근데 아프리카에서 뿌리까지 파서 가져오면 보통 성장을 멈춰요. 그냥 조각인 거예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파는 선인장인데 60년생이라 하면 관상용이라고 할 수 있죠. 컬렉션의 의미로 식물을 두는 것도 의미 있지만 제가 추구하는 의미와는 다른 것이죠. 

다운 흥미로웠던 트렌드는, 코로나19 유행 초기에 사람들이 집에서 파 키우던 거 기억나세요? 파테크라고 한동안 인기였죠.(웃음) 사실 당시 팟값이 너무 올라 파를 화분에 심어두고 잘라 먹었단 말이에요. 저는 그 포인트가 너무 재밌었어요. 그게 진짜 식물을 키우는 의미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에게 내 삶에 바로 적용되는 무엇인가를 즐기려는 니즈가 분명히 있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될지, 어떤 공부를 해야 될지에 대한 가이드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식물에 취미를 갖고 본격적으로 가드닝을 해보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한다면요? 

문주 자기 관심사에 따른 식물을 키우면 흥미가 붙을 거예요. 저는 실내 식물을 좋아하는데, 새잎을 내거나 성장하는 속도가 빨라서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남편은 튤립이나 수선화, 무스카리 같은 구근식물을 좋아해요. 이런 식물은 동그란 뿌리 안에 영양분과 수분이 다 저장돼 있어서 어두운 데 두었다가 햇빛에 내놓기만 하면 잘 자라요 아무것도 안 보여서 죽은 줄 알았는데 봄이 되면 줄기가 나오고 잎이 나오고 꽃이 피고 다시 지고, 내년에 다시 심고 하는 재미가 있다고 하더라고요. 

다운 너무 잘 키우려고 하지 마세요. 잘해야 되는 일은 너무 많으니까 가드닝은 그냥 좀 가볍게, 많이 죽여보기도 하면서, 어차피 내가 통제할 수도 없는 존재니까 마음을 내려놓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래도 알아서 다 잘 커주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요. 그리고 먹을 수 있는 식물을 키워보는 것도 추천하고 싶어요. 로즈메리나 바질, 파프리카, 고추 같은 거요. 화분에서도 충분히 키울 수 있거든요. 손바닥만 한 토양에서도 수확하고, 내년 봄에 다시 씨앗을 뿌리는 루틴을 만들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그러다 보면 텃밭을 가꿀 수 있는 집으로 옮기고 싶어진다거나, 물을 마구 뿌릴 수 있는 테라스를 원하게 되는 부작용이 생기지만요.(웃음)


Tips

다운과 문주의 식물 라이프🪴 감상을 위한 인스타그램 

다양한 채소와 잡곡을 건강하게,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소개하는
채소곳간 (@elder627) 


이토록 사랑스러운 보태니컬 일러스트레이터 
이소영 (@soyoungli) 


생태도감 같은 화려하고 아름다운 피드, 브라질의 식물학자 
Danilo Alvarenga Zavatin (@danilozavatin) 


도심 내 가드닝 활동과 잡학 정보를 얻는 
서울식물원 @seoulbotanicpark_official 

도심 가드너의 참고서, 베란다 없는 실내에서 식물을 가꿔요
Grant Park 그랜트의 감성 (@grantpark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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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3-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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