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관계를 쌓는 연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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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와가 엮어낸 긴밀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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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다현은 손뜨개로 물건을 만들어 파는 니터다. 하루에 12시간씩도 앉아서 뜨개질을 한다. 해가 잘 들고 공간이 넓은 집으로 이사하면서 그에게 이름 2개가 떠올랐다. ‘다와’라는 별명과 ‘클로즈 니트 클럽’이라는 뜨개 모임이다. 다와가 된 홍다현은 집으로 사람들을 불러 함께 뜨개질을 한다. 모여서 같이 뜨개질하는 동안은 휴식 시간이다. 이 집에서 다와는 뜨개질로 일도 하고 쉬기도 한다.


클로즈 니트 클럽/ 홍다현

집에서 뜨개질 모임을 여는 집스터

주요 장비
코바늘과 실
주특기
앉은자리에서 뜨개질 10시간 하기
집스터 일과
뜨개질하기, 차 마시기, 홍두깨 밥 주기, 요가하기
곱슬머리, 야무진 손, 쓸모를 중시

홍두깨가 가방 검사하는 거예요. 두깨는 저희 집 고양이인데 누가 오면 이렇게 가방을 살펴요.


 만화에 나오는 고양이처럼 귀엽네요. 언제부터 같이 살았어요? 

두깨가 6개월일 때 저희 집에 와서 지금 두 살이 되었어요. 이전에 살던 집보다 공간이 넓어서 식물 외에 돌볼 식구를 늘려도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때 고양이를 데려왔어요.


 그 전에는 어디 살았어요? 

대학교 앞 화양동에 살다가 효창동으로 이사했고 다시 이곳 후암동으로 이사 와 살고 있어요. 학생 때는 원룸에 혼자 살다가 동생들이 한 명 두 명 서울로 올라오면서 투룸, 스리룸으로 늘려 이사했어요. 집을 옮기면서 구조와 동네도 달라졌어요. 채광이 좋은 집에 살면서 식물을 키우고, 이전보다 조용하고 넓은 공간이 생기면서 요가도 했어요.


 이 집도 햇빛이 참 잘 드는 것 같아요. 

햇빛 들어오는 것 보고 계약했어요. 베란다는 천장까지 유리로 되어 있어 식물 키우기 진짜 좋아요. 햇빛 쬐면서 요가도 할 수 있고요.


 요가는 언제부터 했어요? 

2018년부터 했어요. 다이어트하려고 시작했는데 지금은 거의 집에서 하고 일주일에 한 번 요가원에 다녀요. 뜨개질하면서 굳은 어깨나 손목을 풀 수 있어서 좋아요.


 뜨개질로 어깨와 손목이 굳을 정도라면 하루에 몇 시간을 하는 건가요? 

보통 8시간 정도 해요. 10시간씩 할 때도 있고요. 한번 시작하면 완성할 때까지 손을 놓지 못하거든요. 작은 아이템이면 앉은자리에서 끝내버리고요.


 다와라는 닉네임은 언제부터 썼어요? 

이 집에서 뜨개 모임을 하면서요. 한창 셀프 브랜딩이 유행할 때였어요. 다현이란 본명이 너무 흔한 것 같아서 제가 ‘다와’라는 이름을 지었어요.


 뜨개질로 주로 어떤 아이템을 만들어요? 

비니나 발라클라바요. ‘찌르르’라는 이름의 정전기 모양 키링도 만들고요. 모두 제가 만든 온라인 숍 클로즈 니트 클럽에서 판매해요.


 다와 님의 뜨개 역사가 궁금해요. 

패션 공부할 때 학교에서 뜨개를 배웠어요. 재미로 소품이나 카디건을 만들었는데 주변에서 팔아보라고 하더라고요. 몇 개 팔았던 게 잘돼서 졸업하고 나서도 몇 년 동안 그 일을 계속했어요. 요즘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을 뜨개질로 만들어서 팔았죠. 예를 들어 한창 인기였던 귀도리를 손뜨개로 만들어 팔았는데 공장처럼 하루 12시간씩 만들어야 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어요. 한 4년 지속됐죠.


 12시간이요? 저는 벽난로 옆 흔들의자에 앉아 코코아 마시면서 여유롭게 뜨개질하는 모습을 상상했는데요. 

하루 종일 뜨개질만 하는 날도 있었어요. 그때 몸이 망가지지 않도록 햇빛을 받으며 주변 산책을 하거나 강도 높은 요가를 하는 루틴이 생겼어요. 다음 날 또 뜨개질을 할 수 있어야 하니까요. 귀도리 유행이 지난 다음에는 그만큼 폭발적으로 팔린 제품은 없었어요. 귀도리 판매 수량이 줄어들면서 다음에는 뭘 해야 좋을지 본격적으로 고민했어요.


 어떤 결과가 있었나요? 

그 전까지는 제가 입고 싶은 걸 만들었어요. 주로 패턴이 없고 단색으로 된 심플한 것이었죠. 그런 건 사실 뜨개질로 만들 필요가 없어요. 기계로 짠 게 오히려 질 좋고 저렴하며 균일한 제품을 만드니까요. 내가 만약 손뜨개 옷을 산다면 어떤 걸 선택할까 생각해 봤어요. 색깔과 소재를 다양하게 쓸 수 있다는 게 손뜨개의 장점이더라고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방 떠오르는 일인데 내 위주로 생각하다 보니 깨닫는 데 시간이 걸렸어요. 그리고 뜨개 모임을 열었어요.


 뜨개 모임을 시작한 건 언제인가요? 

2021년 겨울이요. 하던 일을 그만두고 실업 급여를 받으면서 다음을 고민하던 때였죠. 뜨개 모임을 하고 싶었는데 마땅한 이름이 떠오르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었어요. 그 무렵 친구가 영화를 보고 나서 제 생각이 난다며 추천해 준 게 있었어요.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라는 일본 영화였는데 영어 제목이 ‘클로즈 니트(Close Knit)’더라고요. 제가 뜨개를 하는 사람이니까 ‘니트’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어요.


 무슨 뜻인가요? 클로즈 니트? 

‘긴밀하게 엮다’라는 뜻이에요. 마음에 드는 이름이 떠오르니까 이후에 모임을 진행하는 일은 쉬웠어요. 포스터를 만들고 사람을 모집해서 뜨개질하는 법을 가르쳐줬어요. 그리고 앉아서 함께 뜨개질을 시작했죠. 그 영화는 아직도 못 봤어요.(웃음)


 오히려 아껴두고 싶을 것 같은데요. 아무튼 클로즈 니트 클럽에는 주로 어떤 사람이 오나요? 

뜨개질을 좋아하는 사람보다는 취미 생활을 찾으려는 사람이 와요. 체험하고 경험해 보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나 뜨개질 자체가 궁금해서 오는 사람.


 혼자 뜨개질할 때랑 모여서 할 때 뭐가 다른가요? 

혼자 할 때는 속도가 중요해요. 빨리 마무리해서 사진을 찍고 배송하는 게 목적이거든요. 화장실 가는 것도 참아가면서 앉아서 뜨개질만 해요. 노래를 듣거나 팟캐스트를 듣기도 하고 틀리기 쉬운 구간에는 뜨개에만 집중하면서요. 반면 사람들이랑 모여서 같이 하면 여유롭게 하죠. 6시간 정도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며 뜨개를 하는데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휴식하는 기분으로 뜨개질을 하죠.


 여러 사람을 만나보았을 텐데 처음부터 니터의 자질이 보이는 사람도 있나요? 

물론 손을 움직이는 게 익숙한 사람이 잘해요. 다른 공예가 손재주로 한다면 뜨개질은 손재주에 더해 손과 실의 관계성을 이해하는 능력이 필요하죠. 즉 머리와 몸의 협응력이 좋아야 해요.


 클로즈 니트 클럽의 커리큘럼은 어떻게 구성되나요? 

먼저 정규 클래스가 있어요. 지금은 매주 토요일에 코바늘과 대바늘 기초반을 운영하고 있어요. 수업 1회에 3시간씩 총 4회 만나는데 스카프, 머플러, 코스터, 비니, 핸드 워머 같은 걸 만들어요. 그리고 수업이 끝나면 자립할 수 있게 돼요. 도안이나 영상을 보고 원하는 걸 만들 수 있는 거죠.


 오래 니터로 남는 사람의 공통점이 있나요? 

자신에게 안락한 환경을 조성하고 손을 움직이는 조용한 시간을 즐길 줄 아는 사람. 긴 시간을 세심함으로 인내할 줄 아는 사람.


 뜨개 모임을 하기에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뭘까요? 

채광이요. 어두운 집에서 눈을 비벼가며 뜨개질하는 것보다는 밝은 편이 좋잖아요.


 모임을 준비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은 뭔가요? 

간단히 집 정리를 하고… 가장 신경 쓰는 건 포스터예요. 모집할 때마다 포스터를 새로 만들거든요. 공간과 니트 제품을 찍은 사진에 계절에 맞는 폰트를 얹어 디자인해요. 뜨개질하기 좋은 분위기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니터들이 각자 가져온 간식과 따뜻한 대화 같은 게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주거든요.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다와 님 사주 풀이에 관한 에피소드를 봤어요. 서른한 살에 대운이 들어온다고 하더라고요. 본인이 생각하는 대운은 뭘까요? 

평생에 이런 운이 한번 들어왔으면 한다 싶은 거라면, 모든 게 안정적인 상태요. 감정이든 관계든 정해진 패턴이 생겼을 때, 그래서 어떤 일을 앞두고도 불안하지 않을 때요. 하루 루틴이나 수입, 만나는 사람까지 미래가 예측 가능할 때 평화로움을 느낄 것 같아요. 그럴 때 지금 대운이 들어왔음을 깨달을 수 있었으면 하고요.


 지금 대운이 들어왔나요? 

아니요. 지금은 아닌 것 같아요.


 다와 님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올해 전세 재계약을 앞두고 있어요. 지금 집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서 불안해요. 매번 클로즈 니트 클럽 회원을 모집할 때면 ‘정원이 다 차지 않으면 어떡하지?’ 걱정을 하고요. 이 생활이 언제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불안이 지금은 있어요.


 클로즈 니트 클럽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후기 중 기억에 남는 말이 있나요? 

“다와 취향의 수혜자가 된 것 같다.” 저희 집에 오는 니터들을 보면 뜨개질만 좋아하기보다는 식물을 키우고, 생명을 돌보고, 차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고, 운동하며 자기 몸을 살필 줄 아는 사람이 많아요. 제가 좋아하는 여러 가지를 공통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저도 즐거워요. 공감이 가면서 고마운 말이었어요.


 이 집의 계약 기간이 끝나도 클로즈 니트 클럽은 계속될까요? 

그렇게 하고 싶어요. 제 삶의 공간을 공개하고 공유하는 데 대한 경계가 별로 없거든요. 취미로 시작한 뜨개가 일이 된 것과 반대로 일로 시작한 클로즈 니트 클럽은 저한테 쉼이 되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면 일이 아니라 오히려 휴식 같아요. 한동안은 계속될 것 같네요.


Tips

뜨개를 시작할 때 참고하기 좋은 콘텐츠 5

1.
뜨개 아이템 설명부터 튜토리얼 영상까지 초심자를 위한 유튜브 채널 ‘바늘이야기’
2.
니팅 관련해 넓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인스타그램 계정 ‘k.n.i.t’
3.
세계인의 도안을 만날 수 있는 웹사이트 ‘Revelry’
4.
긴밀하게 연결되는 뜨개 커뮤니티 ‘Close Knit Club’
5.
유럽의 뜨개방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는 중랑구의 뜨개방 ‘사가정 누가바닛츠’
Editor
Seohyung Jo
|
Photographer
Hae Ran
|
Date
2023-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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