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각층 부부의 어라운드폴리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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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네

2025.01.26 17:50

조회수 73



춥다춥다 하다가 새해를 맞이했지만해가 새 거라고 특별히 더 따뜻하진 않았습니다.

늘 하던 것처럼 집에서 뒹굴뒹굴거리던 중 울린 문자 한 통,



 

자네, 그렇게 추우면 따뜻한 제주에 가보겠나?

 

문자 하나 봤을 뿐인데 휴대폰이 손난로처럼 따뜻하게 느껴지고

몸과 마음이 새싹처럼 꿈틀댔습니다.

 

급하게 파티원을 모집했고,

죄다 프리랜서에 가까운 재택근무자들이 어라운드폴리 사진을 보고는 날짜도 묻지 않고 합류 선언하더군요.

(이때 파토 플래그를 눈치 챘어야 했..)


호기롭게 그 자리에서 비행기표와 렌터카를 모두 예약하고 떠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습니다.



 

. 그래요. 예상된 결말처럼 프리랜서의 삶이란 당일 아침 눈떠봐야 아는 법.

그렇게 우리 부부 둘이서만 넓디 넓은 어라운드폴리 4인실로 입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어땠냐면

아주 좋았습니다🥳

일단 사진 좀 보고 가시죠.



사진이 이게 먼저 올라가는 바람에 그냥 설명드리면 독립 주방. 어지간한 살림살이 다 있음.


1층 침실. 바로 옆에 세면대, 욕실, 화장실 다 있어서 새벽에 깨도 눈 감고 갈 수 있음


거실. 티비가 집에 있는 것과 같아서 이질감 1도 없음.


2층 침실. 마찬가지로 욕실, 화장실 구비. 심지어 테라스로 나가면 야외 욕조 두둥.


집인데 바쁘게 걸어다닐 정도로 공간이 여유롭고 볼 거도 많음.

 


아니 이렇게 넓고 깨끗하고 예쁘고 멋있는 공간을 2 3일간 둘이서 쓴다니 이런 호사가 어디 있나요.

요플레 뚜껑 안 핥고 버리는 기분으로(그래본 적 없음) 럭셔리 체험이 시작됐습니다.

 


사실 저희 부부는 사흘 전 미리 도착해서 제주 시내에 머물며 맛집과 카페 탐방은 훌훌 털고 온 상태였습니다.


무용담, 운산식당, 정성듬뿍제주국, 도토리키친, 카페성지, 커피템플


 

그래서 어라운드폴리에서는 본격적으로 열심히 쉬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심지어 각방 부부를 넘어서 각층 부부라니.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보겠습니까.

연애와 결혼을 포함해 17년째 함께하고 있으며, 일도 같이 하는 바람에 덕분에 24시간 붙어있는 저희에게 각층은 정말 매혹적인 단어였습니다.

제주에서 돌아온 지금도 가끔 저도 모르게 입에서 한숨처럼 각층이라고 나올 때가 있..



층과 층 사이 계단. 오작교.

 


어라운드폴리에서의 23일동안은 어떤 계획도 세우지 않았습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둘 다 극P성향이라 평소에도 아무 계획을 세우지 않…)

침대에서 소파에서 주방에서 뒹굴뒹굴하다가 출출하면 카카오맵을 켜놓고 뭐 먹지 고민, 나갔다가 들어올 때는 저녁 거리를 포장해오는 식이었어요.

 

첫날은 체크인하고 짐 풀고 사진 좀 찍다보니 어느덧 저녁.

점심도 늦게 먹은 터라 간단히 근처 하나로마트에서 장 봐오는 걸로 결정.

제주 하나로마트 가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역시나 간단히가 간단하지 않게 돼 버림.



한치회 한 팩, 모둠회 한 팩, 제주산 족발 한 팩, 한바당 막걸리, 제주1950소주


 

뜻밖에 파티가 돼버려 배를 땅땅 두드리며 알딸딸해진 채로 첫날을 마쳤습니다.

같이 정리한 후 계단 앞에 서서 짝꿍은 2, 저는 1층으로 향하며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내일 만나

 




서울 살이 하다 보니 제주는 겨울도 봄이라 상쾌하고 포근한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간단한 스트레칭과(사진 없음) 아침 러닝을(사실 아님) 하고 깔끔한 모습으로(씻지 않음) 1층에서 다시 짝꿍을 만났습니다.

 





평소 궁금했던 뉴믹스가 숙소에 비치돼 있어서 모닝 커피를 한 잔. 굉장히 위험한 맛이더군요. 엄청 단 데 또 자꾸 먹게 되는..

 

그러고 여유롭게 점심을 먹으러 나섰습니다. 웨이팅이 엄청나다는 맛나식당에 가서 명단 작성하고 주변을 둘러볼 생각에 일찍 갔는데, 마침 한 자리가 바로 나서 10시 반에 식사를 하게 됐습니다.




 

너무 맛있습니다. 웨이팅 안 길면 꼭 드셔주세요. 저는 아침도 아니고 점심도 아닌 시간에 가서 아침으로 한 그릇, 점심으로 한 그릇, 이렇게 2공 해버렸습니다.

한 자리에서 공깃밥 두 개는 너무 오랜만이라 뒤뚱뒤뚱 급하게 근처 프릳츠커피로 이동.



, 저거 일출봉입니다. 합성 아니뮤

 


소화를 시키기 위해 뭔가를 마시고 있다니. 이럼 안되겠다 싶어서 오름 오름.




자세히보면 가운데 저 있음. 나무인 척.


제주도 동쪽으로 가실 분들은 무조건 다랑쉬오름 올라가 주세요.

동네 강아지들 산책 오는 비기너급 오름부터 눈 덮인 한라산까지 가봤는데

이렇게 시간 대비 체력 대비 압도적인 뷰와 두근거림을 안겨준 곳이 있었나 싶습니다.

(물론, 사방에 눈이 쌓인 한라산이 최고지만 그만큼 힘드니까…)

아무튼 오름 내림 사진 찍기 포함 1시간 반이면 충분하니 꼭 가보세요.

 





. 그거도 등산이라면 등산이라 어라운드폴리 컴백해서 막걸리 한 통 했습니다.

저 제주막걸리 1,900원인데 모르고 먹으면 1만원짜리입니다. 맛도 고급진데, 꽤나 드라이해서 음식들과 궁합이 좋아요.

깨알팁 드리면 같은 병인데 녹색 뚜껑이 국내산 쌀이고, 하얀색 뚜껑은 200원 더 싼 대신 수입산 쌀입니다.


그리고 갬성샷 찍느라 사진이 저래서 그렇지 깻잎 덮인 괴물체는 문어볶음입니다.

소금바치순이네 라는 곳에서 포장해왔는데 제주도 동쪽으로 오신 분들은 제발 포장해서 드셔주세요.

자꾸 부탁해서 진정성이 좀 떨어지는 것 같은데, 저는 진지하게 서울로 포장해갈까 고민했습니다.

 

저녁도 마치고, 5일장에서 사온 귤 까먹으며 수다를 떨다보니 또 두근두근 작별의 순간이 오더군요.

문득 복층이란 부부의 평온한 일상에 설렘과 아쉬움을 동시에 줄 수 있는 대단한 설계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며 새삼 이 숙소를 한번 더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마지막 날 아침은 어라운드폴리에서 판매하는 돼지곰탕과 국수를 먹었습니다.

저희가 좋아하는 합정 옥동식 식당 느낌에 정갈한 구성이 좋더군요.





동백꽃 뒤에 숨은 에어스트림이라니.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데 얘 역할이 몹시 컸음.


스톤이. 왠지 사냥감을 노리는 것처럼 찍혔지만 사실 개냥이임. 붙임성 끝판왕. 낯은 제가 가림.


2박 3일만에 정들어버린 우리 숙소. 다음에 또 보자🥹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주인장 마냥 여유로운 스톤이와 잠깐 놀고, 숙소 주변을 돌며 산책을 했습니다. 어라운드폴리는 넓은 대지 위에 캠핑과 카라반, 숙소까지 잘 어우러져 이국적인 느낌의 마을 같았습니다. 야외 스피커에서 울려퍼지는 음악 선곡마저 좋았어요.

 

새로운 경험으로 새해를 맞이하게 해주신 라이프집과 어라운드폴리에 감사드리며, 다음에는 내돈내산으로 돌아오겠습니다.

 

+

줄인다고 줄였는데 자꾸 눈치없이 길어진 글을 여기까지 읽어주신 집스터님들께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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