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시월에시읽기챌린지]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쫑샤
2024.10.27 17:04
조회수 25
가장 최근에 산 시집, 진은영 시인의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입니다.
가장 첫 단에 쓰여진 시의 한 구절이 제목이 되었어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한다'라는 문장이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풍경인지,
그 사랑은 어떤 형태인지 그려지는 듯한 느낌이 좋아 바로 구매했던 책 중 하나입니다.
청혼 / 진은영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별들은 벌들처럼 웅성거리고
여름에는 작은 은색 드럼을 치는 것처럼
네 손바닥을 두드리는 비를 줄게게
과거에게 그랬듯 미래에게도 아첨하지 않을게
어린 시절 순결한 비누 거품 속에서 우리가 했던 맹세들을 찾아
너의 팔에 모두 적어줄게
내가 나를 찾는 술래였던 시간을 모두 돌려줄게
나는 오래된 거리처럼 너를 사랑하고
벌들은 귓속의 별들처럼 웅성거리고
나는 인류가 아닌 단 한 여자를 위해
쓴잔을 죄다 마시겠지
슬픔이 나의 물컵에 담겨 있다 투명 유리 조각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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