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한강, 여름날은 간다

아리골드
2024.10.23 18:05
조회수 24

제 폰의 메모장에는 짧은 문장들이
제법 많이 쌓여있습니다
.
스치듯 떠오르는 단어들은 물론이고
책이든 영상이든 뭐든
보고 읽다가 맘에 들었던 구절들을 발견하면
꼭 짧게라도 적어둡니다
.
그러다 문득
그저 뭐라도 써보고 싶은 맘이 활활 요동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이렇게 적어뒀던 메모들을 땔감 삼아서
화르르 감정을 소비해 버리는 식입니다
.
위의 프로세스를 통해
이 가사를 적고 데모를 녹음해 놨던 것이 벌써
3년 전이네요
.
시 읽기 챌린지 하다가 생각나길래 올려봅니다
.
.
.
이것은 시 전체
.
검은 옷의 친구를 일별하고 발인 전에 돌아오는 아침 차창 밖으로 늦여름의 나무들 햇빛 속에 서 있었다 나무들은 내가 지나간 것을 모를 것이다 지금 내가 그중 단 한 그루의 생김새도 떠올릴 수 없는 것처럼 그 잎사귀 한 장 몸 뒤집는 것 보지 못한 것처럼 그랬지 우린 너무 짧게 만났지 우우우 몸을 떨어 울었다 해도 틈이 없었지 새어들 숨구멍 없었지 소리 죽여 두 손 내밀었다 해도 그 손 향해 문득 놀라 돌아 봤다 해도
한강 「여름날은 간다」, 『서랍에 저녁을 넣어 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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