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밋밋한 공간에 포스터 하나

김신나
2024.02.17 16:27
조회수 111

우리집 작은 방은 책도 읽고, 일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게임도 하는 다목적 공간이다. 어떤 집에선 작은 방이라 부르고, 어떤 집에선 컴퓨터 방이라고도 부르겠지만 우리는 그중 가장 그럴 듯해 보이는 서재라고 부르기로 했다. 서재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책의 일부는 거실에 나와 있고, 나머지는 책상 뒷편에 자리한 붙박이장에 보이지 않게 꽂혀 있지만.
좋아하는 공간인만큼 취향을 흠뻑 담아내고 싶었다. 욕심이 커지니 무얼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막막했고, 밋밋한대로 두고 지냈다. 밋밋함의 장점은 클래식하고 눈에 걸리는 것 없이 깔끔한 것이지만 심심해지기 쉽다.
둘이 쓰는 공간인만큼 혼자만의 동선과 공간 쓰임새만 고려해선 안되었기에 여러 팁들중 제법 번거로운 아이디어들은 스킵하고, 마음에 드는 포스터를 하나 골라 큰 사이즈로 구입하기로 했다.
흰색의 벽과 특유의 붉은 갈색빛을 띠는 서재 가구들과 잘 어울리는 것이 중요했다. 마침내 붉은 모래 위로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를 담아낸 작품 하나가 마음을 사로 잡았다. 나흘쯤 기다렸을까. 햇살이 좋은 토요일 오후에 기다리던
포스터가 도착했다. 밋밋함은 온데간데없고 분위기는 한층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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