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나의 첫 식물 앓이, 블루스타 펀

김신나
2024.02.15 17:15
조회수 91

오랜만에 물을 흠뻑 마신 블루스타 펀
나의 첫 식물앓이가 고사리가 되리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간 나를 거쳐간 여러 식물들이 있었지만 이토록 간절히 키우고 싶었던 식물은 없었기 때문. 지난 여름, 지금 살고 있는 곳으로 이사 오기 전까지만 해도 식물을 집에서 키우는 일은 큰 마음을 먹어야 하는 일이었다. 5일 중 4일은 밤 늦게 퇴근했고, 베란다도 없는 집에서 식물을 잘 키워낼 자신아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사할 날만 손꼽아 기다렸다. 그러던 중 우연히 들른 카페에서 블루스타 펀을 처음 보았다.
처음엔 이름도 몰랐다. 그저 사진만 찍어두고, 언젠가 화원에 가게되면 이녀석으로 데려와야겠다고만 생각했다. 남편에게 사진을 보내주니 "토끼발 고사리라고 하는 거 같은데?"라는 말에 토끼발 고사리로만 알고 있었다. (여전히 헷갈리지만, 어린 잎의 모양이 아주 닮았는데 다 자란 후의 잎 모양이 다른 걸로 봐서는 아무래도 둘은 다른 고사리인 것 같다)
은빛을 살짝 띠는 어두운 푸른색 잎의 고사리가 어찌나 풍성하고 건강해 보이는지 이 카페의 인테리어는 요녀석들이 다 했구나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2년동안 마음에만 품어오다 이사한지 일주일 쯤 지났을까, 허전한 테라스를 견디지 못하고 화원으로 달려갔다. 그날 처음으로 정확한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아, 블루스타 펀이었구나. 이름마저 예쁘잖아.'
키 큰 화분의 그늘 아래 두되, 공중 습도와 통풍만 신경써주면 알아서 잘 자란다고 했다. 손바닥 만한 삼각형 모양의 테라스이지만, 침실과 닿아 있고 눈뜨면 가장 먼저 보이는 곳에 남천과 블루스타가 자리하고 있으니 이사 온 실감도 나고 좋았다. 늘 쉬는 날이면 초록을 보러 가자며 노래를 부르던 나인데, 눈뜨면 좋아하는 식물들이 가까이에 있으니 날마다 푸른 생기를 충전하는 중.
매일 아침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식물들과 물을 나눠 마시는 일이다. 습도 관리가 중요한 고사리들이 많은 만큼 한 손엔 물컵을 들고, 한 손엔 분무기를 들고 분무하기 바쁘다. 겨울철이라 고사리류를 촉촉하게 돌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새순에 반갑고 생명력이 느껴지는 줄기의 힘에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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