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투명한 기다림

Ani*
2026.05.14 21:58
조회수 102

투명한 기다림
긴 목을 가진 유리병 안으로
오후의 햇살이 느릿하게 고입니다.
세월의 공기 방울을 품은 둥근 바닥은
어느 이름 모를 시간의 기억을 붙잡고
오렌지빛 라넌큘러스 한 송이,
그 가냘픈 생애를 묵묵히 받쳐 들고 있습니다.
낡고 오래된 것들이 주는 위로란
결국 이토록 투명한 정적일지도 모릅니다.
화려한 수식어 없이도
충분히 따스한 온기를 전하는 법을
우리는 이 작은 화병의 고요함 속에서
가만히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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