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이유가 있어서, 혹은 이유가 없어서

페리테일
2023.11.05 17:47
조회수 88
<이유가 있어서, 혹은 이유가 없어서>

며칠전 아침에 눈을 떠보니 느낌이 이상합니다.
‘아!!! (탄식) 왔나!!!?’
네 거울을 보니 눈이 퉁퉁 부었네요.
살짝 부은 게 아니어서
약을 먹어야 하는 수준입니다.
상비약을 먹고 잘 관찰하다가 만약 가라앉지 않으면 병원을 가야 해요.
아마도 알러지 반응이거나
혹은 상처로 염증이 생겼거나.
뭘 잘못 먹어서 그러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냥 그래요.
다만 오래, 자주 겪다 보니 스스로 알 수 있는 게
아, 이거는 그냥 둬도 괜찮은 정도
아, 이거는 약을 먹어야 하는 정도
아, 이거는 병원에 바로 가야 하는 정도
이런 구분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그냥 병원 가서 약 먹으면 되는 거 아니야 할 수 있지만
그러면 저는 매일 약을 달고 살아야 해요.
괜찮아요. 강도도, 빈도도 점점 줄어들고 있으니까요.
——
살다 보니 그렇습니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아니 이유가 없어요.
내가 잘못한 게 아닌데 벌어지는 일들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에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아픈 게 뭔가 이유가 있어야 할 것 같았어요.
이유가 없으니까, 이유를 모르겠으니
너무 화가 나는 거예요.
찾다 찾다 이유를 못 찾으니
‘아, 내가 뭔가 잘못했구나. 그랬을 거야’
로 생각을 흘러가더라고요.
그런데 생각하니 더 화가 나네요.
‘나는 뭐 크게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사실 아픈 건 누구의 잘못도 아니에요.
그냥 그렇게 태어났고
그저 유전자의 운이 좀 나빴고
잘못 끼워진 단추 아래로 쭈욱 단추를 채운 것뿐입니다.
시간이 지나고
저는 이유를 찾을 것과 이유를 찾지 않을 것을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이유가 있는 것들은,
오래 생각할 필요도 없어요.
명백한 나의 잘못, 명백한 나의 실수….
그런 건 다 알아요. 본인이.
그리고 이유가 없는 것들은 그냥 둡니다.
벌어지면, 닥쳐오면 그냥 만나는 거예요.
그래서 그 사건과 마주하고 제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합니다.
이유를 찾는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아요.
‘이것은 내가 할 수 있다’ 그러면 해요.
‘이건 내가 할 수 없겠다.’ 그러면 하지 않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도 할 수 없는 건 할 수 없어요.
이렇게 훈련되면
크게 불행해지지 않습니다.
내 잘못만 아니라면 말이죠.
이유를 찾는다고 변명하며 피해 다니지 않고
슬픔과 불행을 마주해서
그 깊은 골짜기를 메워갈 수 있게 됩니다.
그러다 너무 깊은 슬픔이라면,
그 안에 갇혀서 그냥 슬퍼합니다.
울음이 날 것 같으면 울어요.
슬퍼하고 울다 보면 어느새 깊은 곳에서 떠올라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합니다.
무슨 짓을 해도 벌어질 일은 벌어집니다.
아니면 좋겠지만 그런 일이 있어요.
메울 수 없을 것 같은 구멍이 생기고
건널 수 없을 것 같은 골짜기를 만납니다.
그럴 때는 또 기가 막히게 누군가 와 줍니다.

저는 없는 이유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없는 이유를 만들어 자신을 혼내던 때가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 시간을 아끼고 자신을 아껴요.
이유가 있어서 좋을 때도 있고 없어서 좋을 때도 있습니다.
우리, 오래 살아남아야 하잖아요.

--
어쩌다보니 책을 또 한 권 내게 되었습니다.
혹시 귀여운 거 좋아하시는 저랑 같은 종족이라면...-_-;;
혹시 귀여운 거 좋아하시면....-_-;;
교보문고
https://url.kr/r87mxe
알라딘
https://url.kr/fe3y7d
예스24
https://url.kr/cekhw9
6
3
댓글 등록 시 3미닛 적립 (1일 10건까지)
댓글
관련 콘텐츠
인기 콘텐츠
Google 개인정보처리방침 및 서비스 약관이 적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