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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다키마스’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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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을산다

2026.03.14 13:07

조회수 61


생명의 온기를 온전히 마주하는 순간, ‘이타다키마스’의 미학

일본의 식당이나 가정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 속에는,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나지막이 읊조리는 이타다키마스(いただきます)라는 주문 같은 인사가 있습니다. 단순히 ‘잘 먹겠습니다’라는 말로 치환하기엔 그 속에 담긴 결이 무척이나 깊고 따스합니다.



정수리에 머무는 존경의 마음

이 말의 뿌리는 ‘받다’의 가장 낮은 표현인 이타다쿠(頂く)에 있습니다. 아주 먼 옛날, 귀한 분으로부터 선물을 받을 때 두 손으로 받쳐 들어 자신의 정수리(頂) 높이까지 올리던 공경의 몸짓이 언어로 굳어진 것입니다.

식사 전 이 인사를 건네는 것은, 내 앞에 놓인 음식을 당연한 권리가 아니라 하늘과 땅이 내어준 귀한 선물로 여기며 겸허하게 고개를 숙이는 의식과도 같습니다.

  • 희생의 연결고리: 밭에서 뿌리 내리던 채소, 바다를 헤엄치던 생선, 들판을 뛰놀던 생명들이 나의 에너지가 되기 위해 기꺼이 그들의 삶을 마감했습니다.

  • 생명의 경외감: 일본인들은 이 인사를 통해 "당신의 소중한 생명을 내가 이어받아 내 삶의 동력으로 쓰겠습니다"라는 미안함 섞인 고마움을 전합니다. 식탁 위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장소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의 온기가 내 몸 안으로 흘러 들어오는 신성한 통로가 됩니다.


보이지 않는 손길을 향한 다정한 안부

한 그릇의 음식이 완성되기까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이들의 땀방울이 서려 있습니다.

  •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 벼를 돌본 농부의 거친 손마디,

  • 새벽 안개를 뚫고 그물을 던진 어부의 뒷모습,

  • 그리고 차가운 물에 채소를 씻어내며 정성을 담아 조리한 이의 마음.

이타다키마스는 그 모든 노고의 연대를 기억하는 일입니다. "당신들의 수고 덕분에 내가 오늘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라는 다정한 화답인 셈입니다.

두 손 모음의 미학

합장하듯 두 손을 모으고 젓가락을 가로로 놓은 채 건네는 이 한마디는, 세상의 모든 생명과 사람에게 바치는 가장 겸손한 찬가입니다.

오늘 우리의 식탁 위에서도 잠시 멈춰 서서, 나를 살게 하는 수많은 '생명의 빛'들에게 나지막이 인사를 건네보는 건 어떨까요? 그 따스한 연결감이 우리의 한 끼를 더욱 풍성하게 채워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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