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고즈~넉한 김밥
오늘을산다
2026.03.13 15:58
조회수 47
따사로운 햇살이 창가를 넘어와 나무 탁자 위에 머무는 오후
가지런히 놓인 김밥 한 접시에서 삶의 소박한 지혜를 읽어봅니다.
김밥은 참으로 너그러운 음식입니다.
서로 다른 빛깔과 맛을 지닌 존재들이 김이라는 고요한 외투 안에서 둥글게 몸을 맞대고 있습니다.
노란 단무지의 아삭한 고집과 초록 시금치의 유연한 마음, 그리고 주황빛 당근의 성실함이 밥알이라는 따스한 온기 속에 녹아들어 비로소 하나의 풍경이 됩니다.
우리네 삶도 이 김밥의 단면을 닮았습니다. 각기 다른 사건과 인연들이 촘촘하게 말려 한 조각의 시간이 되고, 그 조각들이 모여 인생이라는 넉넉한 접시를 채워갑니다. 때로는 옆구리가 터지는 실수도 있고 모양이 조금 비뚤어질 때도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내는 맛은 그 자체로 충분히 고즈넉하고 아름답습니다.
창밖으로 보이는 낮은 기와지붕과 먼 산의 능선이 김밥의 둥근 곡선과 겹쳐지는 이 시간. 서두를 것 하나 없는 평온함 속에서, 우리는 그저 입안 가득 퍼지는 고소한 참기름 향처럼 은은하게 번지는 행복을 음미하면 그뿐입니다.
가장 단순한 것들이 모여 가장 깊은 위로가 되는 날, 김밥 한 조각에 담긴 세상의 온기가 마음속에도 정답게 머물기를 바랍니다.
5
6
댓글 등록 시 3미닛 적립 (1일 10건까지)
댓글
관련 콘텐츠
인기 콘텐츠
공감순
댓글순
조회수
이 사이트는 reCAPTCHA의 보호를 받으며
Google 개인정보처리방침 및 서비스 약관이 적용됩니다.
Google 개인정보처리방침 및 서비스 약관이 적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