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혹시 존경하는 친구가 있으신가요?

에드몽단테
2022.10.12 01:15
조회수 188
*주의: 본 포스팅은 상당 부분 군대 이야기가 나오므로 군대 알러지가 있거나 혐오증이 있으신 분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갑자기 왠 친구 타령이냐구요? 그것도 존경?
갑자기 찬 바람이 불면서 오뎅(어묵이라고 하면 뭔가 갬성 부족인 느낌이라) 국물에 쐬주 힌잔 기울여 줄 친구가 그리워져 그런가 봅니다.(참고로 전 술잔 받고 고사 지내는 타입이라 분위기만 즐겨요^^)
존경한다는 표현을 쓴 건 생각나는 친구가 한 명 있는데, 전 진짜 그 친구를 존경하고 있거든요.
그 친구를 만난 스토리는 군대에서 시작합니다. 악~잠시만요! 돌은 다 들어보고 던지시길~(무용담 같은거 아니니 잠시만 plz.)
네, 그 친구는 제 군대 동기입니다. 처음 훈련소 때 같은 방을 썼는데 그 때만 해도 말수가 적은 친구라 데면데면 했었죠. 이 친구는 키도 크고 덩치도 커서(처음 인상은 약간 마블리) 훈련소 반장 같은 걸 했었습니다. 훈련소를 퇴소하고 자대 배치를 받을때 이 녀석은 훈련소 교관으로 뽑히고 전 전투비행단으로 가면서 그냥 얼굴만 알던 사이로 헤어졌었습니다.
아 얘기가 늘어지는 것 같아 3배속으로....
이 녀석을 다시 만난 건 병장을 달고 타 비행단에 새로 자대 배치를 받고서 입니다. 이 후 같은 방을 썼던 친구라 금새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제가 이 친구를 존경하게 된 건 이 때쯤 이었습니다.
한 겨울 야간 근무를 마치고 돌아왔더니, 이 친구가 내무반 입구 끝자락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더군요.
"너 추운데 왜 여기서 졸고있냐?"물었더니 자기 자리를 이제 막 자대배치 받은 신병에게 내주고 자기는 여기서 졸고 있었다고 하더군요. (신병이 잘 자리가 없던 겁니다.)
아....이녀석은 대체 어떤 인성을 가졌길래, 이기적인 20대초반의 나이에 추운 겨울날 신병에게 따뜻한 이부자리를 양보하고 추운 문가에 기대 앉아 잘 수 있는걸까?
네, 말년 병장이 신병을 챙겨주는 경우는 듣도 보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 일로 저는 그 친구를 존경하게 되었고, 아직도 연락하며 지내는 베프가 되었습니다. (제 결혼식 사회도 그 친구에게 맡겼고, 모친상이 있을 때에도 그 친구와 함께 있었습니다.)
별 재미없는 얘기를 길게도 썼습니다. 죄송합니다. 꾸벅.
P.S 그 친구는 스포츠기자를 하고 있는데, 라디오에도 가끔 나오더군요. 안타까운 건 독신으로 아직 제 짝을 만나지 못하고 비자발적 솔로 라이프를 즐기고 있단 겁니다.어쩔땐 덤앤더머 같은 조합이기는 한데, 이 친구를 만나면 항상 유쾌해 집니다.(전 이 녀석을 존경하고, 이 녀석은 절 자랑스러 하더군요.어디가서 친구가 prof.인게 자랑스럽다고요.)
나중에 은퇴하고 제가 사는 집 근처로 이사와서 살겠다는데, 이런 녀석 참 어디 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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