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작업실
10. 모노노 아와레(삶의 덧없음)
누리 ph.D
2025.07.17 13:48
조회수 78
物の哀れ(もののあわれ, 모노노 아와레)
- 삶의 덧없음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 -
밤새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우리 집 처마마다 달린 풍경들이 요란하게 울려 퍼졌고,
누리도 그 소리에 놀라 밤새 뒤척였습니다.
그렇게 마음이 소란한 날, 우연히 찾은 절.
절 입구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까마귀 날갯짓 한 번에도
풍경소리 파도치는데
하물며 그대 마음 고요할 리 있겠는가!”
오늘은 ‘삶의 덧없음’을 뜻하는 일본의 정서,
모노노 아와레(物の哀れ, もののあわれ)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모노노 아와레는
삶의 덧없음을 깊이 인식하고,
그 현실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사상입니다.
모든 일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날,
그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삶의 지혜.
이러한 태도는 결코 소극적이거나 수동적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덧없음’을 삶의 일부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고자 하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태도가 담겨 있습니다.
모노노 아와레는 슬픔과 상실에 잠식되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정직하게 마주하고 받아들이는 자세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문학과 영화에서는
완전한 해피엔딩도, 비극적인 세드엔딩도 아닌
어딘가 아쉬운 결말로 이야기를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아쉬움은
삶의 복잡함과 무상함, 그리고 여운을 품고 있습니다.
그 여운 속에서 우리는 자신만의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지요.
지브리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もののけ姫)』의
한 장면이 떠오르네요.
“生きろ、そなたは美しい”
살아라. 그대는 아름답다.
노을 진 저녁처럼,
덧없음을 느끼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라.
그대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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